매일 60단 묵주기도를 드린 지 2년째입니다.
계기가 된 것은 30년넘게 한 가족처럼 지내온 시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습니다.
그 일이 충격이 되어 몸이 아팠는데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죽을 병이 들었다고 생각될 만큼이어서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했지만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한의원까지 돌면서 잘 걷지도 못하고 잠깐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상태였던 날들이 정말 끔찍했습니다.
어디든 의지해야 했고 매달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하다 보니 그동안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못 마땅함을 가지고 있던 저의 모습을 더욱 뚜렷이 보게 되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잘못을 뉘우치니 무언가를 해야했습니다.
한사람 한 사람 찾아 사죄할 수 없으니 기도가 저절로 되더군요.
속죄하고 뉘우치면서 저와 그들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전 세계 모든 성직자 수도자들을 위해,
미워하고 구박하던 남편을 향한 나의 비뚤어진 마음을 회개하기 위해,
청년부 봉사까지 하다가 10년째 냉담 중인 딸의 신앙 생활을 위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시동생의 구원을 위해,
시한부 판정을 받고 고통받고 있는 제낭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부터 남편을 대하는 저의 마음이 바뀌어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엔 남편이 하는 말도 행동도 싫었던 저였는데 그렇지 않은 저의 내면을 보게 된 것입니다
남편은 그대로인데 남편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말투는 전보다 부드러워졌고 정년퇴직하고 편안하게 지내야 하는 나이인데도 일선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과 고마움이 들어 수고한다고 고맙다고 말도 했습니다.
가끔은 남편으로부터 “아따 사납다”, 라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저는 변했습니다.
제 속을 제가 아니까요.
딸에게 성당에 같이 가자고 얘기할 때마다
자신은 과학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하느님 말씀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답답한 소리를 했었는데
갑자기 창세기 성경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기도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왠지 그런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저 담담히 기도합니다. 박마르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