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입니다. 이번 여름은 장마가 그치자 마자 닥쳐온 물폭탄으로 많은 분들이 시름을 앓고 있네요.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니이가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왔다고 합니다. 니이가타는 후쿠시마 조선학교 아이들이 방사능을 피해 공부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권해효와 몽당연필 토크 콘서트도 이제 어느 덧 4교시가 끝났습니다. 12교시가 마지막이라면 이제 1/3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지진으로 큰 상처를 입은 동포들과 조선학교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한국 사회에 '조선학교'와 민족교육의 존재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던 토크 콘서트 '권해효와 몽당연필'.
4교시까지 진행해 나가기가 쉽지 만은 않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그리고 멀리 일본에서 '몽당연필'의 활동에 주목하고 나날이 용기를 잃지 않고 '우리학교'를 지키고 계시는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분명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4교시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감옥에 계시는 한상렬 목사님. 2010년 6월 13일 정부의 허가 없이 북을 방문하여 막힌 통일의 물길을 트고자 노력하셨으나 끝내 감옥에 갇히신 그 분께서 4교시 공연에 이런 메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일본에서도 우리의 문화와 얼을 지켜 나가는 우리학교가 계속 발전하여 통일과 평화의 일꾼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랍니다. 몽당연필. 고마워요.'
그리고는 감옥생활에 꼭 필요한 영치금 100만원을 선뜻 기부해주셨습니다. 몇 년 전에 오사카에 있는 조선학교를 방문하셨던 기억이 생생하시다며 꼭 우리학교 아이들, 부모님들이 힘을 내어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덧 붙여주셨습니다.
대구에서 몽당연필 소풍 콘서트가 대규모로 열렸던 영향이었을까요? 4교시는 어느 때 보다도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것은 예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는데요. 140여석이 만석인 공연장에 현장 판매까지 180여분이 찾아주셨습니다. 기부 공연의 특성 때문에 인원 제한을 하기 힘들었던 저희들도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현장까지 오셔서 입구에 가득 기다리고 계시는 관객분들의 매진행렬을 보시고, 다음에 꼭 오겠다며 이번 예매분을 기부처리 해 달라고 하셨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로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로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번 4교시에는 신나는 섬, 배우 강신일님, 퓨전 국악밴드 IS, 가수 요조, 동물원, 그리고 삼각산 재미난 학교 친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 아이들의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 (영화 '우리학교' 삽입곡, 몽당연필 홈페이지 음악실 참고 ) 로 시작했습니다. 11명의 재미난 학교 아이들이 정성껏 연습하고 준비한 조선학교 아이들의 노래가 멀리 일본 땅에 까지 울려 펴져 다음 세대에는 더 이상의 소외도 차별도 분단도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연장에 가득했습니다.
이어서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신나는 섬은 특별히 동포들을 위해 준비한 '임진강'을 연주해서 심금을 울렸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가수 '요조'의 무대 또한 특별한 선물로 빛났습니다. 요조는 영화 '우리학교'를 보고 조선학교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쓰고, 낭독해 주었습니다.
행복을 자기 안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들이 '조선학교' 아이들인 것 같다는 요조의 따뜻한 시선과 언젠가는 조선학교 아이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싶다는 마음,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그런 기회를 저희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어서, 퓨전 국악밴드의 노래와 배우 강신일씨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강신일씨는 특히 황지우 시인의 연극 <변>의 독백 대사를 연기해 보여 주셨습니다. 연극 <변>은 황지우시인, 한국의 대표적 연극연출가 이상우씨가 극을 쓰고 이상우씨가 연출한 극단 차이무의 2007년 화제의 연극이었습니다. 춘향전이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야기라면, 이 작품 <변>은 변학도가 주인공이 되고, 아전과 기생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라고 합니다. 변학도의 춘향에 대한 짝사랑을 해학과 풍자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이 작품에서 강신일씨는 주인공 변학도를 맡아서 열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물원'이 출연하였습니다.
'변해가네', ' 거리에서',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등 주옥같은 명곡을 '동물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현장에 오셨던 분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따뜻한 무대였습니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를 부르고 난 뒤 마지막에 뒤를 돌았습니다. 아이들의 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