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에 오르며
김희진
숲 우거진 산
푸른 잎으로 덮여
맑은 공기 신선한 바람
키 큰 나무아래
길이 열리고
벌거숭이였던
이 나라 이 강산에
굶주린 백성 살펴
밤나무 잣나무
묘목을 심으셨다
밤송이 열고
툭 떨어진 토실한 알밤
다람쥐도 분주하게
예쁜 꼬리 살래며
높은 나뭇가지 오르고
오래 전 그 옛날
유실 수 심게 했던
사랑에 감사하며
알밤을 주우며 번진
전신 운동으로 얻은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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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락동에서
흔히 친정 간다는 소리
몇몇일 엄마 품에서
쉬며 넋두리 하며
다녀오는 친구들
친정 가까이 사는 내겐
별 의미가 없었다
드디어 내게도
친정에 가서
홀로 지내는 올케와
시간 보낼 일이 생겼다
흘러간 사십년 세월
코로나 시대가 준 선물
오빠 먼저 세상 뜨시고
엄마 같은 올케
홀로 된 맘 큰 병 이기고
시누이가 친정 왔다고
손 마를 시간이 없네
마음담은 사랑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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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스크랩
차곡차곡
가을, 오색 풍경
스크랩 되어
아름답게 또는
침울하게 펼쳐지는데
쓸쓸한 이 가을을
진하게 채색 하려하는지
월남에서
오빠 손에 들려 온 라디오
외딴 골짜기
울려 퍼지던 음향
사랑 노래
마음껏 표현해도 좋을
하얀 원판 위에 수놓고
오래 전
하늘 별이 된 오빠
그 별은 마치 눈물처럼
아롱아롱
반짝이는 별이 되어
여름가고 가을 오는 길목에
선들 바람으로 스친다
여림 김희진 경북 예천 출생, 2006년 순수문학등단
사랑방시낭송회 회원, 일출 시 문학 동인회, 한국문학인협회 회원, 강서문인협회 회원
둥지문학인협회 회원
03) 전국 시 낭송대회 동상 수상, 04) 서울특별시 여성백일장 입상, 04) 한국 여성문예원 여성백일장 입상, 04) 마포신문사 여성백일장 특별 우수상
시집 (초록치마 다홍 저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