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卷三 五言長篇
直中書省(직중서성)-謝靈運(사영운)
중서성에서 일직을 서며 -謝靈運(사영운)
紫殿肅陰陰(자전숙음음) : 궁전은 엄숙하고도 깊숙하며
彤庭赫弘敞(동정혁홍창) : 궁궐의 뜰은 밝고도 넓게 트여있다
風動萬年枝(풍동만년지) : 바람이 일어 감탕나무를 흔들고
日華承露掌(일화승노장) : 햇볕은 화사하여 이슬 받는 손바닥을 비춘다
玲瓏結綺錢(영롱결기전) : 영롱하도다, 돈 모양으로 장식된 비단창이여
深沈映朱網(심침영주망) : 붉은 망사 창문 깊숙이 비춰들고
紅藥當階飜(홍약당계번) : 작약이 섬돌에 닿아 뒤치어있다
蒼苔依砌上(창태의체상) : 푸른 이끼는 돌층계에 따라 돋아나고
玆言翔鳳池(자언상봉지) : 지금 봉황지를 날고 있는데
鳴珮多淸響(명패다청향) : 울리는 패옥 맑은 소리 요란도하다
信美非吾室(신미비오실) : 정말로 아름다우나 나의 집은 아니니
中園思偃仰(중원사언앙) : 동산 가운데서 누워 하늘 쳐다볼 생각한다
朋情以鬱陶(붕정이울도) : 친구 생각에 가슴 답답하여
春物方駘蕩(춘물방태탕) : 봄의 풍물들 이제 한창이구나
直中書省(직중서성)-謝靈運(사영운)
중서성에서 일직을 서며 -謝靈運(사영운)
紫殿肅陰陰(자전숙음음) : 궁전은 엄숙하고도 깊숙하며
彤庭赫弘敞(동정혁홍창) : 궁궐의 뜰은 밝고도 넓게 트여있다
風動萬年枝(풍동만년지) : 바람이 일어 감탕나무를 흔들고
日華承露掌(일화승노장) : 햇볕은 화사하여 이슬 받는 손바닥을 비춘다
玲瓏結綺錢(영롱결기전) : 영롱하도다, 돈 모양으로 장식된 비단창이여
深沈映朱網(심침영주망) : 붉은 망사 창문 깊숙이 비춰들고
紅藥當階飜(홍약당계번) : 작약이 섬돌에 닿아 뒤치어있다
蒼苔依砌上(창태의체상) : 푸른 이끼는 돌층계에 따라 돋아나고
玆言翔鳳池(자언상봉지) : 지금 봉황지를 날고 있는데
鳴珮多淸響(명패다청향) : 울리는 패옥 맑은 소리 요란도하다
信美非吾室(신미비오실) : 정말로 아름다우나 나의 집은 아니니
中園思偃仰(중원사언앙) : 동산 가운데서 누워 하늘 쳐다볼 생각한다
朋情以鬱陶(붕정이울도) : 친구 생각에 가슴 답답하여
春物方駘蕩(춘물방태탕) : 봄의 풍물들 이제 한창이구나
古詩(고시)-無名氏(무명씨)
고시-無名氏(무명씨)
行行重行行(행행중행행) : 가고 가도 다시 가야하는 길
與君生別離(여군생별리) : 임과 이별하였다오
相去萬餘里(상거만여리) : 서로 만여리나 떨어져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 각자 먼 하늘 끝에 산다오
道路阻且長(도로조차장) : 임 가신 길은 험하고도 멀어
會面安可期(회면안가기) : 만날 날을 어찌 기약할 수 있을까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 : 오량캐 땅 말들은 북풍에 몸을 맡기고
越鳥巢南枝(월조소남지) : 남쪽에서 날아온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틀어요
相去日已遠(상거일이원) : 떠나신 뒤 날마다 멀어져
衣帶日已緩(의대일이완) : 허리띠가 날마다 느슨하도록 날마다 몽이 여위었다오
浮雲蔽白日(부운폐백일) : 떠도는 구름은 해를 가리고
遊子不復返(유자불복반) : 길 떠난 임 아직 돌아오지 않네요
思君令人老(사군영인노) : 임 생각에 나는 늙어가고
歲月忽已晩(세월홀이만) : 나의 인생은 이미 저물어간다오
棄捐勿復道(기연물복도) : 버림받은 것 다시 말하지 말고
努力加餐飯(노력가찬반) : 힘써 식사 충분히 하고 건강하소서
의고5(擬古5)-도연명(陶淵明)
의고시-도연명(陶淵明)
東方有一士(동방유일사) : 동방에 어떤 선비 있어
被服常不完(피복상불완) : 입는 옷도 항상 온전하지 못하다
三旬九遇食(삼순구우식) : 한달에 아홉 차례만 밥을 먹고
十年著一冠(십년저일관) : 10년 동안 관 하나 쓰고 지낸다
辛勤無此比(신근무차비) : 괴로움이 그 이상 더할 수 없어도
常有好容顔(상유호용안) : 언제나 좋은 얼굴 지니고 있었도다
我欲觀其人(아욕관기인) : 나는 그 사람이 보고 싶어
晨去越河關(신거월하관) : 새벽에 떠나 황하 관문을 넘어 왔도다
靑松夾路生(청송협로생) : 푸른 솔들은 길을 끼고 나있고
白雲宿簷端(백운숙첨단) :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러 있도다
知我故來意(지아고래의) : 내가 우정 찾아간 뜻 알고
取琴爲我彈(취금위아탄) : 거문고 집어들고 나를 위해 타는구나
上絃驚別鶴(상현경별학) : 먼젓 가락은 이별하는 학을 놀라게 하고
下絃操孤鸞(하현조고란) : 뒤의 가락은 외로운 난새를 춤추게 했도다
願留就君位(원류취군위) : 원컨대, 머물러 있으면 그대 앞에 살고
從今至歲寒(종금지세한) : 지금부터 올 해의 추위가 이를 때까지 지내고 싶어라
독산해경1(讀山海經)1-도연명(陶淵明)
산해경을 읽고나서-도연명(陶淵明)
孟夏草木長(맹하초목장) : 초여름이라 초목은 자라나
繞屋樹扶疎(요옥수부소) : 집을 둘러싸고 수목이 얽혀있다
衆鳥欣有託(중조흔유탁) : 새들은 의지할 곳 있음 기뻐하고
吾亦愛吾廬(오역애오려) : 나도 내 초막집을 좋아하노라
旣耕亦已種(기경역이종) : 이미 밭 다갈고 씨도 뿌리고
時還讀我書(시환독아서) : 때로 돌아와 나의 책을 읽는다
窮巷隔深轍(궁항격심철) : 궁벽한 골목이 깊은 수렛길과 떨어져
頗廻故人車(파회고인거) : 몇 번이나 친구의 수레를 돌아가게 한다
歡然酌春酒(환연작춘주) : 기쁜 마음으로 봄 술 들고와
摘我園中蔬(적아원중소) : 내 텃밭 안의 채소를 따노라
微雨從東來(미우종동래) : 보슬비는 동쪽에서 날오고
好風與之俱(호풍여지구) : 좋은 바람이 함께 불어오는구나
汎覽周王傳(범람주왕전) : 주나라 임금의 이야기 죽 읽어보며
流觀山海圖(유관산해도) : 산해경의 그림을 쭉 훑어본다
俯仰終宇宙(부앙종우주) : 내려보고 또 올려보 우주를 다 보니
不樂復何如(불락복하여) : 즐거워하지 않고 또 어떻게 하겠는가
夢李白1(몽이백1)-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死別已吞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青(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顏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夢李白2(몽이백2)-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贈東坡1(증동파1)-黃庭堅(황정견)
동파에게-黃庭堅(황정견)
江梅有佳實(강매유가실) :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열려
託根桃李場(탁근도리장) : 뿌리는 복숭아와 오얏나무 마당에 뿌리내렸네
桃李終不言(도리종불언) : 복숭아와 오얏나무 끝내 말은 아니해도
朝露借恩光(조노차은광) : 아침 이슬에 은총의 빛을 빌린다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 혼자 향기로운 매화꽃은 희고 깨끗함이 기피되어
氷雪空自香(빙설공자향) : 얼음과 눈 속에서 향기를 발한다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 예로부처 솥 안의 음식과 합하여
此物升廟廊(차물승묘낭) : 이 물건이 묘당에 올랐다
歲月坐成晩(세월좌성만) : 세월은 앉은 채로 늦어가니
煙雨靑已黃(연우청이황) : 안개와 비로 푸른 열매 이미 누렇게 익어간다
得升桃李盤(득승도리반) : 복숭아와 오얏 쟁반에 올라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 멀리 이제야 맛보게 되었네
終然不可口(종연불가구) : 그러나 끝내는 먹을 수 없어
擲置官道邊(척치관도변) : 관청의 길가에 버려졌도다
但使本根在(단사본근재) : 다만 뿌리만 그대 있다면
棄捐果何傷(기연과하상) : 버려진들 어찌 기분이 상할까
贈東坡2증동파2-黃庭堅(황정견)
동파에게-黃庭堅(황정견)
靑松出澗壑(청송출간학) : 푸른 소나무 물 흐르는 골짜기에 자라
十里間風聲(십리간풍성) : 십 리 먼 곳 바람 소리도 들린다
上有百尺絲(상유백척사) : 소나무 위에는 백 자 크기의 토사가 감기어 있고
下有千歲苓(하유천세령) : 아래에는 천년 묵은 복령이 자라고 있다
自性得久要(자성득구요) : 복령은 속성이 오래 견딜 수 있고
爲人制頹齡(위인제퇴령) : 사람들을 위해 노화를 억제해준다
小草有遠志(소초유원지) : 작은 풀로는 원지라는 풀이 있는데
相依在平生(상의재평생) : 서로 의지하며 평생을 함께 한다
醫和不竝世(의화불병세) : 의화와 같은 명의가 세상에 없다면
深根且固蔕(심근차고체) : 뿌리는 깊고 가시는 단단해지리라
人言可醫國(인언가의국) : 사람들은 나라의 병도 고칠 수 있다고 하니
何用大早計(하용대조계) : 어찌 크게 서두르는 계책을 쓸까
小大材則特(소대재칙특) : 크고 작은 재능은 다르지만
氣味固相似(기미고상사) : 냄새와 맛은 본래 서로 비슷한 것이네
자오야제(慈烏夜啼)-백거이(白居易)
자비한 까마귀 밤에 우네-백거이(白居易)
慈烏失其母(자오실기모) : 자애로운 까마귀 어미를 잃고
啞啞吐哀音(아아토애음) : 깍악까악, 슬픈 소리를 토해낸다.
晝夜不飛去(주야부비거) : 밤낮으로 날아 떠나지 않고
經年守故林(경년수고림) : 한 해가 다하도록 옛 숲을 지킨다.
夜夜夜半啼(야야야반제) : 밤마다 밤 깊도록 울음 우니
聞者爲沾襟(문자위첨금) : 듣는 사람은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聲中如告訴(성중여고소) : 울음소리가 호소하는 것 같음은
未盡反哺心(미진반포심) : 부모은혜 다 갚지 못한 마음 때문이라.
百鳥豈無母(백조개무모) : 모든 새에게 어찌 어머니 없을까마는
爾獨哀怨深(이독애원심) : 너만 홀로 슬퍼하고 원통함이 깊구나.
應是母慈重(응시모자중) : 자애롭고 소중한 건 어머니 사랑이라
使爾悲不任(사이비부임) : 네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게 하였구나.
昔有吳起者(석유오기자) : 옛날 오기라는 장수 있었는데
母歿喪不臨(모몰상부림) : 제 어미가 죽어도 장례에 오지 않았다.
嗟哉斯徒輩(차재사도배) : 슬프도다! 이런 불효한 무리들이여
其心不如禽(기심부여금) : 그 마음 씀이 새만도 못하구나.
慈烏彼慈烏(자오피자오) : 자비한 까마귀, 저 까마귀여
烏中之曾參(오중지증삼) : 새 중에서도 증참 같은 효자로구나.
田家(전가)-柳宗元(유종원)
시골집-柳宗元(유종원)
籬落隔煙火(리락격연화) : 울타리 사이로 연기와 불빛 비치니
農談四隣夕(농담사린석) : 농사 이야기로 사방 이웃이 저녁이 되었다
庭際秋蛩鳴(정제추공명) : 뜰에서는 가을 귀뚜라미 울어대고
疎麻方寂歷(소마방적력) : 성긴 삼대는 너무 쓸쓸하다
蠶絲盡輸稅(잠사진수세) : 누에고치를 모두 세금으로 실어가니
機杼空倚壁(기저공의벽) : 베틀은 벽에 세워만 두네
里胥夜經過(이서야경과) : 이장이 밤에 마을을 돌아다니니
鷄黍事宴席(계서사연석) : 닭고기 기장밥으로 술자리 대접한다
各言長官峻(각언장관준) : 모두 말하기를, 장관은 엄하여
文字多督責(문자다독책) : 명령하는 문서에 독촉과 질책의 말이 많다 하네
東鄕後租期(동향후조기) : 동쪽 마을에서는 세금 기일 미루어
車轂陷泥澤(거곡함니택) : 수레바퀴 진흙에 빠진 듯 어려워졌다네
公門少推怨(공문소추원) : 관청에서는 어려운 형편 생각해주는 일 드물고
鞭扑恣狼藉(편복자낭자) : 매질을 함부로 한다네
努力愼經營(노력신경영) : 열심히 일하되 조심해서 해야 하니
肌膚眞可惜(기부진가석) : 사람의 몸은 정말 소중한 것이라
新迎在此歲(신영재차세) : 새로 맞이하는 올해의 추수가
惟恐踵前跡(유공종전적) : 지난 해 같이 될까 두려울 뿐이네
樂府上(악부상)-無名氏(무명씨)
악부상-無名氏(무명씨)
靑靑河畔草(청청하반초) : 강가에 풀 푸르고 푸른데
綿綿思遠道(면면사원도) : 언제고 저는 임 떠난 먼 길을 생각해요
遠道不可思(원도불가사) : 길이 멀어 생각조차 못해도
夙昔夢見之(숙석몽견지) : 지난 밤 꿈속에서 그를 보았어요
夢見在我傍(몽견재아방) : 꿈속에선 그는 내 곁에 계셨는데
忽覺在他鄕(홀각재타향) : 홀연히 깨어보니 타향이네요
他鄕各異縣(타향각이현) : 타향에서도 서로 다른 고을에 사니
輾轉不可見(전전불가견) : 전전반측 하여도 만날 수 없지요
枯桑知天風(고상지천풍) : 말아버린 뽕나무도 바람 부는 것을 알고
海水知天寒(해수지천한) : 바닷물도 날씨 차가워진 것 알아요
入門各自媚(입문각자미) : 집에 들어서는 각자 예쁘게 꾸미니
誰肯相爲言(수긍상위언) : 누가 기꺼이 말동무나 되어줄까
客從遠方來(객종원방래) : 나그네 먼 곳에서 와
遺我雙鯉魚(유아쌍리어) : 내게 한 쌍의 잉어를 주었지요
呼童烹鯉魚(호동팽리어) : 아이 불러 잉어를 삶게 하니
中有尺素書(중유척소서) : 잉어 뱃속에 한 자 되는 흰 비단에 글이 있었어요
長跪讀素書(장궤독소서) : 길게 무릎 꿇고 비단 편지 읽어보니
書中竟何如(서중경하여) : 글 속에 무슨 사연 있었던가
上有加餐飯(상유가찬반) : 위에는 식사는 꼭 챙겨먹어라 적혀있고
下有長相憶(하유장상억) : 아래에는 길이 나를 생각하라고 적혀있었지요
七月夜行江陵途中作(칠월야행강릉도중작)-陶淵明(도연명)
칠월달 반에 강릉으로 가는 도중에-陶淵明(도연명)
閑居三十載(한거삼십재) : 한가하게 살아오기 삼십년
遂與塵事冥(수여진사명) :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게 되었소
詩書敦宿好(시서돈숙호) : 시서는 오랜 동안의 멋을 풍부하게하고
林園無俗情(임원무속정) : 산림은 속기를 없애준다
如何捨此去(여하사차거) : 어찌하여 이곳을 버리고 떠나
遙遙至南荊(요요지남형) : 멀리 남형 땅에 이를까
叩枻新秋月(고설신추월) : 노를 저으며 가을 달 새롭게 보며
臨流別友生(임류별우생) : 강물을 앞에 두고 친구와 이별한다
涼風起將夕(양풍기장석) : 싸늘한 바람 저문 저녁에 일어
夜景湛虛明(야경담허명) : 밤 풍경, 고요하고 밝음을 즐긴다
昭昭天宇闊(소소천우활) : 밝고 맑은 하늘은 넓고
皛皛川上平(효효천상평) : 질펀한 냇물은 고요하다
懷役不遑寐(회역불황매) : 일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아
中宵尚孤征(중소상고정) : 방이 깊어도 외로이 길을 간다
商歌非吾事(상가비오사) : 벼슬하는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
依依在耦耕(의의재우경) : 의연히 밭 갈며 살아가리라
投冠旋舊墟(투관선구허) : 벼슬을 던지고 옛 마을로 돌아오니
不為好爵縈(불위호작영) : 벼슬하기 좋아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養真衡茅下(양진형모하) : 초가집 아래서 참됨을 기르나니
庶以善自名(서이선자명) : 자신의 이름을 잘 지켜나가기를 바라네
飮酒(음주)-陶淵明(도연명)
술을 마시며-陶淵明(도연명)
羲農去我久(희농거아구) : 복희씨와 신농씨는 우리시대로부터 멀어
舉世少復真(거세소부진) : 온 세상 사람들 참됨을 회복하려는 사람은 적어라
汲汲魯中叟(급급로중수) : 노나라 노인 공자께서 애쓰시어
彌縫使其淳(미봉사기순) : 기워서 그것을 순박하게 하시었다
鳳鳥雖不至(봉조수불지) : 봉황새는 비록 날아오지 않았지만
禮樂暫得新(례악잠득신) : 예악이 잠시나마 새로워질 수 있었다네
洙泗輟微響(수사철미향) : 공자의 가르침은 그 영향이 약해져
漂流逮狂秦(표류체광진) : 미친 진나라까지 떠내려 왔다
詩書復何罪(시서부하죄) : 시서는 또 무슨 죄가 있어
一朝成灰塵(일조성회진) : 하루아침에 재와 티끌이 되고 말았던가
區區諸老翁(구구제로옹) : 구구한 여러 노인들
為事誠殷勤(위사성은근) : 일을 하심에 정말 은근하시었구나
如何絕世下(여하절세하) : 오랜 후대에는 어떠하였는가
六籍無一親(륙적무일친) : 육경 주에서 익히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네
終日馳車走(종일치차주) : 종일토록 수레를 몰고 달려보지만
不見所問津(불견소문진) : 나루터를 묻는 공자의 무리들을 보지 못한다
若復不快飲(약부불쾌음) : 만약 다시 흔쾌히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공부두상건) : 공연히 머리에 쓴 두건을 저버리는 것이라
但恨多謬誤(단한다류오) : 다만 그릇됨이 많음을 한탄하노니
君當恕醉人(군당서취인) : 그대는 마땅히 술 취한 이 몸을 용서 하게나
농촌으로 돌아가다-陶淵明(도연명)
種苗在東皐(종묘재동고) : 동쪽 언덕에 살면서 곡식 씨앗을 뿌리니
苗生滿阡陌(묘생만천맥) : 싹이 자라 둔덕에 가득하다
雖有荷鋤倦(수유하서권) : 호미 메고 김매기가 진저리도 나지만
濁酒聊自適(탁주료자적) : 막걸리 한잔에 즐겁기만 하다
日暮巾柴車(일모건시거) : 날이 저물어 나무한 수레를 덮고
路暗光已夕(로암광이석) : 길은 어둑하여 이미 저녁이 되었구나
歸人望煙火(귀인망연화) : 돌아가는 사람들은 저녁연기와 불빛 바라보고
稚子候簷隙(치자후첨극) : 아이들은 처마 밑에서 기다린다
問君亦何爲(문군역하위) : 그대에게 묻노니, 또한 무엇을 하려는가
百年會有役(백년회유역) : 일생에 반드시 할 일이 있을 것이네
但願桑麻成(단원상마성) : 바라기는, 뽕나무와 삼나무 잘 자라고
蠶月得紡績(잠월득방적) : 누에치는 달에는 길쌈할 수 있기를
素心正如此(소심정여차) : 평소의 마음이 이와 같다면
開逕望三益(개경망삼익) : 좁은 길 열어놓고 좋은 친구 기다린다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杜甫(두보)
어느 여름날 이공이 나를 찾아와 주다-杜甫(두보)
遠林暑氣薄(원림서기박) : 멀리 보이는 숲은 더위가 적어
公子過我遊(공자과아유) : 이공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賓居類村塢(빈거류촌오) : 가난한 내 집은 마을 담과 같아서
僻近城南樓(벽근성남누) : 외지게 성 남쪽 누대에 가까이 있다
傍舍頗淳朴(방사파순박) : 이웃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여
所願亦易求(소원역이구) : 아쉬운 것도 쉽게 구한다네
隔屋問西家(격옥문서가) : 담 너머 서쪽 집에 물기를
借問有酒不(차문유주불) : 술 가진 좀 것 없는가 하니
牆頭過濁醪(장두과탁료) : 담장 너머로 막걸리를 건네준다
淸風左右至(청풍좌우지) :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 손님은 마음속으로 이미 가을인가 놀란다
巢多衆鳥鬪(소다중조투) : 새둥지 많아 뭇 새들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 나뭇잎 무성하여 매미소리 요란하다
苦遭此物聒(고조차물괄) : 시끄러운 매미소리 듣기가 괴로운데
孰謂吾廬幽(숙위오려유) : 누가 내 집이 그윽하다 하는가
水花晩色靜(수화만색정) : 연꽃은 저녁 빛에 고요하니
庶足充淹留(서족충엄류) : 손님 잡아두기에 충분합니다
預恐樽中盡(예공준중진) : 술통의 술 떨어질까 미리 두려워
更起爲君謀(갱기위군모) : 다시 일어나 술 마련해 두려네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두보(杜甫;712-770)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几時(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鬢發各已蒼(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韭(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 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십상역부취) : 잔을 마셔도 취하 않으니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 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석호리-杜甫(두보)
暮投石壕吏(모투석호리) : 날 저물어 석호촌에 투숙하니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 관리가 나타나 밤에 사람을 잡으려 왔네
老翁踰墻走(노옹유장주) : 할아버지는 담 넘어 달아나고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 할머니가 문 밖에 나가본다
吏呼一何怒(리호일하노) : 관원의 호출이 어찌 그리도 노엽고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 할머니의 울음은 어찌 그리도 고통스러운지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 할머니가 관리 앞에 나아가 하는 말 들으니
三男鄴城戍(삼남업성수) : 셋째 아들은 업성에 수자리 가고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 맏아들이 편지를 부쳐왔는데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 둘째 아들은 새로운 전투에서 죽었다오
存者且偸生(존자차투생) : 살아있는 자는 억지로라도 살아가겠지만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 죽은 자는 영영 그만이로다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고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 오직 젖먹이 손자만 있다오
孫有母未去(손유모미거) : 손자가 있어 그 어미가 아직 떠나지 못하니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 출입할 온전한 치마도 없다오
老嫗力雖衰(노구력수쇠) : 이 늙은 할미 기력은 비록 쇠하나
請從吏夜歸(청종리야귀) : 밤에라도 대신 따라가게 해 주시오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 아직은 아침밥은 지을 수 있다오
夜久語聲絶(야구어성절) : 밤이 깊어 관리와 할머니의 말소리 끊어지고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울음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 날이 밝아 길 떠날 때에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 나는 홀로 할아버지와 작별하였네
가인(佳人)-두보(杜甫;712-770)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당대엔 더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빈 산골에 혼자 산다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스스로 말하길, 양가의 자식인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망하여 초근목피에 생계를 의지한다고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에 난리가 나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자매 다 죽었다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가족의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세상인심은 몰락은 싫어하고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은 것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하여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 사람 들여와 옥같이 여긴다오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꽃도 오히려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도 혼자는 잠 못 자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 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나의 울음은 듣지도 못 하는가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흐려진다오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몸종은 구슬 팔아 돌아와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덩굴을 끌어다 띠풀집을 고치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꺽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잣을 땀에도 손에 가득 움켜쥐었소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씨가 차가워져 푸른 소매가 엷어 보여도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저물도록 대숲에 기대어 기다립니다
送諸葛覺往隨州讀書(송제갈각왕수주독서)-韓愈(한유)
제갈각이 수주로가 독서하는 것을 전송하다-韓愈(한유)
鄴侯家多書(업후가다서) : 업후의 집에는 책이 많아
架揷三萬軸(가삽삼만축) : 서가에는 삼만 권의 두루마리가 꼽혀있다
一一懸牙籤(일일현아첨) : 하나하나에 상아 패쪽지가 달려있고
新若手未觸(신약수미촉) : 손 하나 대지 않은 새 책 같았다
爲人强記覽(위인강기람) : 사람됨이 암기력이 좋고 널리 책을 읽는데
過眼不再讀(과안불재독) : 한 눈이 지나면 다시 읽지 않는다
偉哉群聖書(위재군성서) : 위대하다, 여러 성현들의 글이여
磊落載其腹(뇌락재기복) : 가득히 그의 뱃속에 들어 있다오
行年逾五十(행년유오십) : 나이 이제 오십이 넘었는데
出守數已六(출수수이육) : 고을 태수로 나간 지 벌써 육년이 되었다
京邑有舊廬(경읍유구려) : 서울에도 옛집이 있으나
不容久宿食(불용구숙식) : 오래 살지 못하게 되었다
臺閣多官員(대각다관원) : 중앙엔 관리도 많아
無地寄一足(무지기일족) : 한 발 붙일 여지도 없다
我雖官在朝(아수관재조) : 내가 비록 조정에서 벼슬하고 있지만
氣勢日局縮(기세일국축) : 기세가 나날이 위축되네
司馬溫公獨樂園(사마온공독락원)-蘇軾(소식)
사마온공 독락원-蘇軾(소식)
靑山在屋上(청산재옥상) : 푸른 산이 지붕 위에 있고
流水在屋下(유수재옥하) : 흐르는 물은 지붕 아래에 있다
中有五畝園(중유오무원) : 가운데는 다섯 이랑의 정원이 있어
花竹秀而野(화죽수이야) : 꽃나무와 대나무 우거져 들판 같다
花香襲杖屨(화향습장구) : 꽃향기 지팡이와 신에 젖어들고
竹色侵盞斝(죽색침잔가) : 대나무 빛 술잔 속에 들어왔다
樽酒樂餘香(준주낙여향) : 통술을 마시며 남은 봄 향기 즐기며
碁局消長夏(기국소장하) : 바둑을 두며 기나긴 여름을 보낸다
洛陽古多士(낙양고다사) : 낙양은 예부터 선비가 많아
風俗猶爾雅(풍속유이아) : 풍속은 아직도 우아함이 남아있다
先生臥不出(선생와불출) : 선생은 세상에 나오지 않아
冠盖傾洛社(관개경낙사) : 관 쓰고 수레 탄 명사들이 낙사로 몰려든다
雖云與衆惡(수운여중악) : 비록 여러 사람들과 즐긴다 하나
中有獨樂者(중유독락자) : 그 속에 홀로 즐기는 것이 있나니
才全德不形(재전덕불형) : 재주가 완전해도 덕은 나타내지 않아
所貴知我寡(소귀지아과) : 귀한 것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적은 것이라네
先生獨何事(선생독하사) : 선생은 홀로 무슨 일을 하시어서
四海望陶冶(사해망도야) :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다스려 주기를 바라는가
兒童誦君實(아동송군실) : 아이들도 선생의 자 “군실”을 외우고
走卒知司馬(주졸지사마) : 하인들도 선생의 성 “사마”를 안다
持此欲安歸(지차욕안귀) : 이런 명성을 지니고서 선생은 어디로 가시려는가
造物不我捨(조물불아사) : 주물주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各聲逐我輩(각성축아배) : 명성이 우리를 좇은 것이니
此病天所赭(차병천소자) : 이러한 병을 얻은 것은 하늘이 붉은 표식을 한 것이네
撫掌笑先生(무장소선생) : 손뼉을 치며 웃어주나니, 선생이
年來效暗啞(년래효암아) : 근래에 벙어리 흉내를 내시고 있는 것을 말이요
상위좌상이십운(上韋左相二十韻)-두보(杜甫)
위좌상에게 드리는 스물 운-두보(杜甫)
鳳曆軒轅紀(봉력헌원기) : 책력은 헌원의 시대를 기록한 뒤로
龍飛四十春(룡비사십춘) : 황제가 즉위한지 사십 번의 봄입니다.
八荒開壽域(팔황개수역) : 천지는 태평성대의 시대가 열리고
一氣轉洪鈞(일기전홍균) : 큰 기운이 천지를 운행합니다.
霖雨思賢佐(림우사현좌) : 지루한 장마는 어진 신하를 그리워하고
丹靑憶舊臣(단청억구신) : 충신의 초상화는 옛 신하를 생각나게 합니다.
應圖求駿馬(응도구준마) : 그림을 보고서는 명마를 구하게 되어
驚代得騏驎(경대득기린) : 시대를 놀라게 하는 인재를 얻었습니다.
沙汰江河濁(사태강하탁) : 강하의 혼탁한 것을 일어내고
調和劓鼐新(조화의내신) : 조화롭게 다스려 가마솥 안의 새것을 맛나게 합니다.
韋賢初相漢(위현초상한) : 위현이 처음 한나라의 재상이 된 듯
范叔已歸秦(범숙이귀진) : 범숙이 이미 진나라로 간 것과 같습니다.
盛業今如此(성업금여차) : 성대한 업적은 지금과 같았고
傳經固絶倫(전경고절륜) : 경서를 전함에는 진실로 뛰어났었습니다.
豫樟深出地(예장심출지) : 예장나무는 그 뿌리가 땅으로 나오고
滄海濶無津(창해활무진) : 푸른 바다는 그 광활함이 끝이 없습니다.
北斗司喉舌(배두사후설) : 북두성이 목구멍과 혀 같은 역할을 하듯
東方領搢紳(동방령진신) : 동방의 제후는 높은 신하들을 거느렸습니다
持衡留藻鑑(지형류조감) : 저울을 가지고 인재를 가려 뽑으며
聽履上星辰(청리상성진) : 신발을 끌며 대궐 위로 오르십니다.
獨步才超古(독보재초고) : 독보적인 재주는 옛 사람을 초월하고
餘波德照鄰(여파덕조린) : 넘치는 덕망으로 이웃을 비춥니다.
聰明過管輅(총명과관로) : 총명함은 관로보다 낫고
尺牘倒陳遵(척독도진준) : 편지글은 진준을 압도하였습니다.
豈是池中物(개시지중물) : 어찌 연못 속의 교룡에 불과한 것이겠습니까
由來席上珍(유내석상진) : 예로부터 자리 위에 진열한 보배같은 훌륭한 선비입니다.
廟堂知至理(묘당지지리) : 조정에서는 지극한 지도력을 알게 되고
風俗盡還淳(풍속진환순) : 백성의 풍속은 모두 순박함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才傑俱登用(재걸구등용) : 재주 있는 분들은 모두 등용되고
愚蒙但隱淪(우몽단은륜) : 어리석은 자들은 홀로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長卿多病久(장경다병구) : 사마상여는 오래 병든 경우가 많았고
子夏索居頻(자하색거빈) : 공자의 제자 자하는 홀로 외롭게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回首驅流俗(회수구류속) : 고개를 돌려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니
生涯似衆人(생애사중인) : 저의 삶은 평범한 사람과 같아졌습니다.
巫咸不可問(무함부가문) : 무당인 계함에게 물을 수 없나니
鄒魯莫容身(추노막용신) : 공자와 맹자가 윗몸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感激時將晩(감격시장만) : 때가 늦어지니 감정이 격해지고
蒼茫興有神(창망흥유신) : 창망히 흥이 일어 신이 깃든 듯 합니다.
爲公歌此曲(위공가차곡) : 공을 위해 이 노래를 지으니
涕淚在衣巾(체누재의건) : 눈물이 제의 옷과 두건을 적십니다.
寄李白(기이백)-(두보)이백에게-(두보)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지난 날 광객이 있어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적선이라 불었지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들면 비바람도 놀라게 쓰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비바람도 놀라게 한다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명성이 이로부터 생겨났으니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던 몸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그대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세상에 유전되는 작품은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드나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같은 높은 관리들 그대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는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 총애와 욕됨을 겸하였다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한 기질을 보여 주었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을 추었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다니며 노래했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 앞길이 굽혀지니 착해도 따르는 이웃이 없었네
處士禰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난 인물이어도 숨어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槄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 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항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요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已
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投贈哥舒開府二十韻(투증가서개부이십운)-杜甫(두보)
개부 가서에게 드리는 시 이십 운-杜甫(두보)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요즈음 기린각에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누가 제일가는 공신인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황제가 자신이 신묘하고 무위가 있으시니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다스리심이 반드시 영웅다우리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 가서께서는 조정에시 영웅이니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군사의 일은 옛 풍도를 앞서리라
先鋒百勝在(선봉백승재) : 선봉에 서면 백전백승하시고
略地兩隅空(약지양우공) : 적지를 경략하시면 양쪽 모퉁이를 소탕하여 쓸어버린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지방엔 적의 침략이 없고
天山早掛弓(천산조괘궁) : 천산 지방엔 활을 거두어들었다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 장군처럼 적을 내쫓고
魏絲已和戎(위사이화융) : 진나라 위강은 적을 강화하게 하였다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하황 지방을 버려둔 것을 아깝게 여기더니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이 절도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뛰어난 지모에 황제도 따르게 하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에 출입함에 여러 고관들의 윗자리에 앉았도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해와 달도 나무들 아래요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하늘과 땅도 궁궐을 감싸고 있는 듯 하구나
胡人愁逐北(호인수축북) : 오랑캐들은 추적을 걱정하여 북으로 달아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완마는 또 동쪽에서 조공으로 바친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왕제의 명령을 받고 변방 사막으로 멀리 갔다가
歸來御席同(귀래어석동) : 돌아와서는 황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軒墀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와 섬돌 뜰에 올랐던 학처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畋獵舊非熊(전렵구비웅) : 문왕이 사냥터 나가 잡은 것은 곰이 아니고 태공이었다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땅과 벼슬을 받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강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다
策行遺戰伐(책행유전벌) : 가 개부의 책략이 시행되어 전쟁을 이기어
契合動昭融(계합동소융) : 황제와 마음이 맞아 합작품을 만들었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이룬 업적은 하늘 위로 치솟고
交親氣槪中(교친기개중) : 황제와 친분이 기개 속에 있었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구슬 신을 신은 귀한 손님되기 전에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나는 이미 백발 늙은이 다 되었소
初壯節題柱(초장절제주) : 처음에는 장한 절개 기둥에 적어두듯 대단했는데
初壯似轉蓬(장절사전봉) : 지금은 떠다니는 쑥대 신세입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년이나 객지에서 살게 될지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은 저물어 갈 곳이 다했구나
軍事留孫楚(군사유손초) : 손초처럼 군사로 머물게 하여
行間識呂蒙(행간식여몽) : 군대의 대열에서 저를 여몽같이 보았으면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한 자루 긴 칼인 듯
將欲倚공峒(장욕의공동) : 당신의 공동산 군영에 의지하고 싶습니다
贈韋左丞(증위좌승)-杜甫(두보)
이 좌승에게 드림-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 부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나귀타고 다니기 삽십 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扣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到
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欻然欲求伸(훌연욕구신) : 문득 뜻을 펴고자 했지요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蹭蹬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踆踆(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醉贈張秘書(취증장비서)-韓愈(한유)
취하여 장비서에게 주다-韓愈(한유)
人皆勸我醉(인개권아취) :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술을 권했지만
我若耳不聞(아약이불문) : 나는 듣지 못한 척하였다
今日到君家(금일도군가) : 오늘 그대 집에 와
呼酒持勸君(호주지권군) : 술을 청해 그대에게 권한다
爲此座上客(위차좌상객) : 이 자리의 손님
及余各能文(급여각능문) : 그리고 내가 글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네
君詩多態度(군시다태도) : 그대의 시는 표현에 법도가 있어
藹藹春空雲(애애춘공운) : 몸 날의 한가한 구름 같이 어울려 있소
東野動驚俗(동야동경속) : 동야 맹교는 세상을 놀라게 하고
天葩吐奇芬(천파토기분) : 하늘의 꽃이 기이한 향기를 뿜는다
張籍學古淡(장적학고담) : 장적은 옛적의 고담한 기풍을 배워
軒鶴避鷄群(헌학피계군) : 높이 나는 학이 닭들을 피하려는 듯하네
阿買不識字(아매불식자) : 내 조카는 글도 읽지 못하지만
頗知書八分(파지서팔분) : 팔분체 글씨는 곧잘 쓸 줄 안다네
詩成使之寫(시성사지사) : 시가 완성되면 그에게 베끼도록 하여
亦足張吾軍(역족장오군) : 또한 우리의 군진을 펼치기에 충분하다
所以欲淂酒(소이욕득주) : 술을 얻으려는 이유는
爲文俟其醺(위문사기훈) : 얼큰하게 취하기를 기다려 문장을 지르려는 것이네
酒味旣冷冽(주미기냉렬) : 술맛은 차고도 시원하여
性情漸浩浩(성정점호호) : 심정이 점점 호탕해진다
諧笑方云云(해소방운운) : 어울려 이야기하고 웃음이 왁자지껄하다
此誠得酒意(차성득주의) : 이것이 술 마시는 뜻이니
餘外徒繽粉(여외도빈분) : 이외의 다른 것은 공연히 어지러울 뿐이네
長安衆富兒(장안중부아) : 서울 장안의 많은 부자들
盤饌羅羶葷(반찬나전훈) : 소반엔 고기와 나물로 가득 늘어놓았네
不解文字飮(불해문자음) : 글도 모르고 술만 마시고
惟能醉紅裙(유능취홍군) : 오직 붉은 치마 입은 여인들과 취하기만 하네
雖得一餉樂(수득일향락) : 비록 잠시의 즐거움은 얻을 수 있겠지만
有如聚飛蚊(유여취비문) : 모여서 날아다니는 모기와 같다네
今我及數子(금아급수자) : 지금 나와 여러 손님들은
故無蕕與薰(고무유여훈) : 본래 유풀과 훈풀 갗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란 없다네
險語破飛膽(험어파비담) : 뛰어난 글은 귀신의 간담도 깨뜨리고
高詞媲皇墳(고사비황분) : 고상한 글은 삼황 시대의 글과 견줄 만하다
至寶不雕琢(지보불조탁) : 지극한 보석은 깎고 다듬을 필요가 없으니
神功謝鋤芸(신공사서운) : 신요한 공적은 호미질 하지 않고 김매지 않는다네
方今向泰平(방금향태평) : 지금은 태평세월이 되어가고
元凱承華勛(원개승화훈) : 어진이들이 성군의 화려한 공을 잇고 있네
吾徒幸無事(오도행무사) : 우리에겐 다행히 아무 일도 없으니
庶以窮朝曛(서이궁조훈) : 이러한 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력하기를 바라네
齷齪(악착)-韓愈(한유)악착-韓愈(한유)
齷齪當世士(악착당세사) : 악착 같은 지금 세상 선비들
所憂在飢寒(소애재기한) : 배고프고 추운 것만 걱정한다
但見賤者悲(단견천자비) : 다만 비천한 사람들의 슬픔만을 보고
不聞貴子歎(불문귀자탄) : 부귀한 사람의 탄식은 알지 못한다
大賢事業異(대현사업이) : 크게 어진 사람은 하는 일이 달라
遠抱非俗觀(원포비속관) : 속된 생각을 비난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네
報國心皎潔(보국심교결) : 나라를 위하니 마음은 밝고 맑으며
念時涕汎瀾(염시체범란) : 시대를 생각하니 눈물이 흘러넘친다
妖姬在左右(요희재좌우) : 이름다운 여자들이 좌우에 있으면서
柔指發哀彈(유지발애탄) :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슬픈 노래를 부른다
酒肴雖日陳(주효수일진) : 술과 안주가 나날이 차려져도
感激寧爲歎(감격녕위탄) : 느끼어 격분만 한다면 어찌 즐거울까
秋陰欺白日(추음기백일) : 가을 구름 같은 이가 환한 햇빛 같은 이를 속이어
泥潦不少乾(니료불소건) : 진흙과 빗물이 조금도 마르지 않는구나
河堤決東郡(하제결동군) : 황하의 둑이 동쪽 고을로 터지니
老弱隨驚湍(노약수경단) : 노약자들은 작은 여울에도 따라 노란다네
天意固有屬(천의고유속) : 하늘의 뜻은 본 목적이 있어
雖能詰其端(수능힐기단) : 누가 그 단서를 꾸짖을 수 있는가
願欲太守薦(원욕태수천) : 원하건대, 태수님의 추천을 받아
得充諫諍官(득충간쟁관) : 황제의 간관이나 되었으면
排雲叫閶闔(배운규창합) : 구름을 헤치고 대궐문에 나아가 외치고
披腹呈琅玕(피복정랑간) : 배를 갈라 그 속의 옥돌 같은 내 재능을 바치고 싶다
致君豈無術(치군기무술) : 황제를 섬기는데 어찌 방법이 없으리
自進誠獨難(자진성독난) : 스스로 나아감이 정말 홀로 어렵다네
楊康功有石狀醉道士爲賦此詩(양강공유석장취도사위부차시)-蘇軾(소식)
양강공에게 돌이 있는데 술취한 도사의 모양이어서 이 시를 짓는다-蘇軾(소식)
楚山固多猿(초산고다원) : 초나라 산에는 본래 원숭이가 많아
靑者黠而壽(청자힐이수) : 파란 것은 약고 오래 산다
化爲狂道士(화위광도사) : 그것이 미친 도사로 변하여
出谷恣騰蹂(출곡자등유) : 산골짜기를 멋대로 뛰어다닌다
誤入華陽洞(오입화양동) : 화양동으로 잘못 들어가
竊飮茅君酒(절음모군주) : 주인 모군의 술을 훔쳐 마셨다네
君命囚巖間(군명수암간) : 주인은 그것을 암석에 가두어
巖石爲械杻(암석위계뉴) : 암석이 바로 형틀이 되었네
松根絡其足(송근락기족) : 솔뿌리가 그 발에 얽히고
藤蔓縛其肘(등만박기주) : 등나무 덩굴은 그의 팔을 얽었네
蒼苔眯其目(창태미기목) : 푸른 이끼는 그의 눈을 가리고
叢棘哽其口(총극경기구) : 가시덤불은 그의 입을 막았다
三年化爲石(삼년화위석) : 삼년 만에 돌로 변하니
堅瘦敵瓊玖(견수적경구) : 옥돌과 같이 강파르다
無復號雲聲(무복호운성) : 다시는 구름 위로 높이 소리치지 못하는데
空餘舞杯手(공여무배수) : 춤추는 잔 든 손만 남아있구나
樵夫見之笑(초부견지소) : 나무꾼은 이것을 보고 웃고
抱賣易升斗(포매이승두) : 가져다 곡식 몇 되에 팔았다네
楊公海中仙(양공해중선) : 양공은 바닷가 신선이라
世俗焉得友(세속언득우) : 속된 세상에서 어찌 벗을 얻을 수 있겠는가
海邊逢姑射(해변봉고사) : 바닷가에서 신선을 만났으니
一笑微俛首(일소미면수) : 웃으며 고개를 약간 굽히네
胡不載之歸(호불재지귀) : 어찌 싣고 돌아오지 않고
用此頑且醜(용차완차추) : 완고하고 추하게 행동하랴
求詩紀其異(구시기기이) : 시로써 기 기이함을 적어달라고 하니
本末得細剖(본말득세부) : 본말을 자세히 파헤쳤다
吾言豈妄云(오언기망운) : 내 말이 어찌 망령되리까
得之亡是叟(득지망시수) : 세상에 없는 노인에게서 들은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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