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코스
대변해변에서
햇님을 맞이하다
그 햇님이
아침 출발부터
파워를 너무준다
봉대산 명품숲길이 땀범벅이다
노크노크에서
과식한 팥빙수
내내 부담되다
2인분이다
저녁 해물칼국수도 2인분이다
이번엔 많이 남기다
1인 도보여행은 무시한다
자본주의이다
쉬며 쉬며
누우며 누우며 걸어도
배낭무게로
태양파워로 지친다
우산 수건 양말 버리다
박태준도 만나고
정훈희 김태화도 만나다
임랑은 이름이 이쁘다
인물도 있다
해변모래가
가늘고 부드럽다
맨살로 느끼다
발이 호강한다
죽음
나는 죽을거다
내가 죽었을 때
진짜 죽은 걸까
아니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어디서 시작됬나
그 작디 작은 부모님의 정자난자
아기 어린이 청년 중년 노년
이과정 끝이 죽음
이과정이 끝난 것이다
나는 아들 딸 손자를
내 정자로 만들어 살아있는 거다
정자로 태어난 내가
정자로 여전히 살아 있는 거다
한싸이클이 끝나는 거지
훈기싸이클이 남아있고
성경이싸이클이 남아있고
이안이싸이클이 남아있다
내유전자는 살아있다
나는 죽어도 나는 살아 있는 거다
새벽
잠이 깬 나는
리드미컬한 파도소리를 듣고 있다
이 새벽시간이 좋다
너무 조용해서 좋다
정신이 맑아 좋다
독방이 좋다
혼자가 좋다
내가 좋다
영생하는 내가
왜 죽음이 두려운가
나를 만든 그 작은 것이
벌써
어린이도 장년도 만들어 있는데
첫댓글 벌써 3코스 완주하셨네요.
삶과 죽음에 대한 시가 참 진솔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4코스 걷는 중인데
20km이네요
버킷리스트를 실천 중이라
가슴이 벅차답니다
힘들지만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