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선생님 댁으로 자리를 옮겨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첫 과제로 가장 쉬운 버섯 모양 키링을 제안하셨습니다.
“이건 일본산 코바늘, 이건 독일산 코바늘....”
“이렇게 잡는 건 나이프 그립이라 하고, 이렇게는 펜 그립이라 해요.”
바늘, 가위, 실, 마코링...마커링?
선생님의 형형색색 전문 장비가 책상 한가운데 차르륵 펼쳐졌습니다. 마음에 드는 호수로 시작해 보라 하셨지만, 초보자들에겐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은 취미로 삼겠다고 한 거면 미리 실이나 뜨개질 영상 찾아볼 텐데....”라고 하십니다. 그런가요. 멋쩍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전세움 씨와 직원은 오늘 이 원데이클래스로 뜨개질에 입문합니다. 선생님이 골라주신 6호 실로 시작해 봅니다.
결국엔 도안을 볼 줄 알아야 할 거라며 버섯 도안을 꺼내셨습니다. 사슬뜨기와 순서 보는 법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고대언어를 보는 듯 생소했습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도안을 들여다볼 일은 없었습니다.
매듭부터 막혔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전세움 씨와 마주 앉아 계시다가, 옆자리로 옮겨 나란히 앉으셨습니다. 방향을 바로 보도록 하나하나 알려주셨습니다. 돌이켜 보니 전세움 씨는 왼손잡이입니다. 오른손잡이인 선생님의 방향을 따라 하기가 어색했겠다 싶습니다. 다음 수업 때는 이 점을 미리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바로 사슬뜨기 시범이 이어졌습니다.
..선생님, 어떻게요?
전세움 씨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다시 해볼게요.”
“다시.”
“다시....”
사슬뜨기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매듭부터 확실히 익히려 했습니다.
매듭이 풀리면 다시 하고, 엉키면 처음부터 다시 했습니다. 끈기 있게.
이에 선생님도 전세움 씨를 따라 “네, 다시.” 하며 가르쳐 주셨습니다. 속도를 맞춰주셨습니다. “후크가 나를 향하게.”에서 “이 (코바늘에 적힌) 영어가 나를 보게 세워요.”로 설명을 바꿔가며 눈높이를 맞춰가셨습니다. “나도,”, “저도 이렇게 하면 이렇잖아요?”, “더 가까이 잡으세요.” 하며 자신에게 대입하여 알려주셨습니다.
매듭짓기만 한 시간 가까이 붙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듭은 나중에 영상 보며 더 연습하기로 하고, 사슬뜨기로 넘어가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매듭짓기 자세를 보시고 “그 자세는 아주 좋아요.”, “마스터했어.”라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전세움: “여기까지 왔으면~....”
선생님: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이렇게 하면 돼요.”
전세움: “꼬리실”, “사슬뜨기.”
전세움 씨는 선생님이 언급하는 낯선 용어들을 따라 말하며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갔습니다.
초보자들이 하는 실수가 장력조절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코바늘 뜨개질을 한 지 10년이라고 합니다. 자기도 처음에는 풀고 다시 하고를 몇천 번이나 했다고 합니다.
“하다 보면 자기만의 방법이 생겨요. 손맛이.”, “하다 보면 늘어요. 당연하잖아요?”, “초보자들은 이렇게 실이 너덜너덜해지더라고요.” 수업하는 동안 이렇게 다독여 주셨습니다.
카페에서 선생님 댁으로 이동할 때, 무엇을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가방이라 답했습니다. 이를 기억하시고 수업을 마칠 즈음에 직접 만든 가방들을 보여주셨습니다. 나중에 레터링 가방을 만들 건데 선물한다면 이니셜을 넣어도 좋겠다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초보가 도전해 볼 만한 가방 도안도 슬쩍 보여주셨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도 재밌었어요.”
돌아가는 길, 활동지원사 선생님께서 전세움 씨에게 소감을 물어보셨습니다.
전세움: “할 만했어요.”
덤덤하게 대답했습니다.
전세움 씨는 뜨개질 선생님 조언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곧장 실과 바늘을 샀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뜨개질 영상을 틀고, 다시 실을 손에 쥐었습니다.
2026년 4월 11일 토요일, 이다정
전세움 씨 원데이클래스로 인생 첫 코를 떠보았군요.
집에서도 코바늘과 실을 붙들고 뜨개질하는 전세움 씨를 보았습니다.
새로운 취미 찾아 새로운 사람들 만나니 재미나겠어요. 고맙습니다. - 21더숨
<과업 관련 일지>
전세움, 취미 26-1, 무엇을 알고 싶나요
전세움, 취미 26-2, 전화상담
전세움, 취미 26-3, 가방을 만들고 싶어요
전세움, 취미 26-4, 전세움 씨의 열의와 진심
전세움, 취미 26-5, 두루 알아보는 힘
전세움, 취미 26-6,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전세움, 취미 26-7, 기준표를 만듭니다
전세움, 취미 26-8, 전화문의 연습
전세움, 취미 26-9, 전세움 씨에게 금요일이란
전세움, 취미 26-10, 원데이 체험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