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8일, 월요일, Kropyvnytskyi, Hotel Gosudar (오늘의 경비 US$ 27: 숙박료 $26, 콜라 20, 환율 US $1 = 26 hryvni) 오늘은 아주 신나게 달린 날이다. 길이 어제보다 좋았고 지형도 대부분 평지였다. 맞바람이 좀 있었지만 어제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차도 어제와 같이 아주 적었다. 그런데 지난 며칠 간 누적되었던 피로 때문에 그런지 좀 피곤하게 느꼈다. 드디어 이번 여행 중에 제일 힘들었던 지난 6일 동안의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이틀 간 휴식을 취할 발음이 거의 불가능한 Kropyvnytskyi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강변에 위치한 아담한 호텔도 좋다. 어쩌면 하루 더 묵어갈 지도 모른다. 누적된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생생한 기분으로 다시 자전거여행을 시작하고 싶다. 피로가 누적된 이유는 우선 이번 여행을 시작한 후로 제일 길게 6일을 계속해서 달렸고 그중 3일은 매일 80km를 11시간에 달려야 했고 길이 나쁜 곳이 너무 많았고 맞바람과 싸움을 많이 했고 어제는 생각지도 안했던 캠핑까지 했다. 앞으로는 하루에 80km를 달리는 것은 피할 생각이다. 가능하면 호텔에서 묵고 싶지만 지난 6일처럼 호텔이 80km를 달려야 나오는 경우에는 중간에서 캠핑을 해서 달리는 거리를 반으로 나눌 생각이다. 어제 캠핑을 해보니 할만하다. 캠핑장소를 잡는 것도 어렵지 않고 텐트 치는 것도 쉽다. 내 텐트는 너무 간단해서 스테이크를 박는데 문제만 없으면 순식간에 칠 수 있다. 텐트 밑 부분 10cm 정도가 모기장처럼 되어 있어서 비올 때는 사용할 수 없다. 비가 예상되면 캠핑을 피해야한다. 어제는 잠이 들었다가 추워서 일어나서 모직 긴소매 셔츠를 입고 자려고 했다가 귀찮아서 그만두었다. 다시 잠이 들었으나 또 추워져서 일어나서 이번에는 모직 긴소매 셔츠를 비롯해서 가진 옷을 다 입고 장갑, 양말, 모자까지 착용하고서야 제대로 잤다. 침낭이 20여 년 묵은 것인데 이번에 보니 안에 든 오리털이 반 이상이 없어지고 거의 포대기 수준이 되어버렸다. 떠날 때 조금 두꺼운 침낭을 가져올까 하다가 여름이니 가벼운 침낭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왔는데 어제 추웠다. 지금 있는 도시에서 새 침낭을 사볼까, 따듯한 잠옷을 사볼까, 아니면 그대로 더 견디어 볼까, 생각 중이다. 침낭만 좋으면 가끔 캠핑하는 것 별 문제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아팠다. 전에도 땅바닥에 얇은 깔개나 에어매트리스를 깔고 자면 아침에 허리가 아팠다. 어떻게 해야 허리가 안 아플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캠핑할 적마다 오늘처럼 허리가 아프면 문제다. 어제 참 바보짓을 했다. Rivne에서 숙소를 못 찾고 캠핑을 하기로 맘을 먹은 다음에 마을 가게에 가서 밤중에 먹을 물 500ml 한 병을 샀다. 음식은 충분히 있으니 물만 있으면 밤을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하루 먹을 음식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오늘 자전거를 달리면서 마실 물 생각은 안 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서야 오늘 마실 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 7시경에 출발했는데 1km 떨어진 Rivne 마을로 되돌아가서 물을 사는 것은 싫어서 그냥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갔다. 가면서 생각하니 어쩌면 50km 떨어진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마을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도를 보니 10km 정도 가서 마을이 하나 있었다. 다행히 마을에 조그만 상점이 있어서 물을 얻을 수 있었다. 물 뿐 아니고 커피도 얻어 마시고 사과, 토마토, 오렌지 과일도 얻었다. 주인 부부와 어머니 같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아르메니아 수도 Yerevan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내가 Yerevan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더니 반갑다고 모두 공짜로 준 것들이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그 아름다운 도시 Yerevan에서 이 시골 마을로 왔을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다. 오늘 오면서 길 주위에 있는 밭들을 보니 너무 규모가 커서 이해가 잘 안되었다. 밭의 크기가 수만 평, 수십만 평 규모들이다. 끝이 안 보인다. 어쩌면 수백만 평일지도 모른다. 이 거대한 밭들이 한 가족의 소유일까? 아니면 공산주의 때는 협동농장이었을 텐데 이제는 회사의 소유일가? 한 가족이 경작하기에는 너무나 크다. 한 가족이 이렇게 큰 밭을 경작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옛날 트랙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경작을 했을까? 밭이 너무나 크고 마을은 별로 없으니 한국으로 치면 군 하나에 조그만 마을이 하나 있는 식이다. 다음 일주일은 캠핑을 해서라도 하루에 80km 달리는 날은 없도록 계획을 할 생각이다. 다행히 앞으로 가는 곳은 지난 일주일을 지나온 곳들보다는 호텔이 있는 도시들이 많은 것 같다. 이틀 전 Pervomaisk에 가던 날은 너무 힘이 들어서 당장 자전거 여행을 그만두고 Pervomaisk에서 기차를 타고 Moscow로 가서 항공편으로 귀국하고 싶은 생각까지 났었다. 그런데 다행히 하룻밤 자고 나서 그런 생각이 싹없어졌다. 그런 생각이 또 들지 않도록 좀 더 쉽게 자전거 여행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커피, 물, 과일을 공짜로 준 아르메니아에서 온 사람들 오늘도 길이 좋지 않았다 가끔 좋은 길도 있었고 차는 아주 적었다 그늘을 찾을 수가 없어서 도로변 숲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국에는 이렇게 넓은 밭은 없다 그동안의 자전거 여행으로 얼굴이 많이 탔다 검게 탄 얼굴을 남기고 싶어서 찍은 사진인데 그렇게 안 나왔다 발음이 거의 불가능한 목적지 도시 Kropyvnytskyi에 들어서고 있다 전형적인 구 소련식 도시이다 아담한 숙소호텔, 편히 쉬었다 갈 수 있겠다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Kropyvnytskyi, Hotel Gosudar (오늘의 경비 US $58: 숙박료 $26, 커피 20, 식품 515, 안경 290, 환율 US $1 = 26 hryvni) 오늘은 숙소 근처 수퍼마켓에 가서 먹을 것을 한 보따리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와서 푹 쉬었다. 수퍼마켓 근처에 있는 상점에서 선글라스도 하나 샀다. 한국에서 가져온 접이식 선글라스는 너무 어두워서 안 썼는데 눈이 부신 것보다 자전거를 달릴 때 작은 벌레가 눈으로 들이닥치는 문제 때문에 오늘 밝은 선글라스 하나를 샀다. 오늘 이곳 숙소 방을 하루 더 연장했다. 3일 밤 대신 4일 밤을 묵고 떠나련다. 푹 쉬어서 피곤을 완전히 풀고 떠나고 싶다. 지난 6일 동안 많이 달려서 우크라이나 여행을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끝낼 것 같아서 날짜의 여유도 있다. 아직 이곳에서 해야 할 일거리가 남았다. 자전거 점검을 하는 것, 새 침낭이나 캠핑할 때 입을 따듯한 잠옷을 사는 것, 그리고 앞으로 며칠 동안 잘 숙소예약을 하는 것 등이 남았다. 세탁은 어제 다 해놓았다. 숙소 방이 편해서 좋다. 강 건너 아파트 단지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