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D954756E89B3720'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공장을 지나치는 트럭과 <br />음악학교를 지나치는 트럭 중 어느 쪽이 더 음악적인가? <br />음악학교 안에 있는 사람은 음악적이고 <br />밖에 있는 사람은 비음악적인가?<br />...<br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음악이다” 케이지의 이 말은 '깨달음'으로써 <br /><br />"도시 시멘트와 건물 사이에서 태어난 제게, 골목안 사람들 소리,<br />사람과 물체 부딪치는 소리,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br />장사꾼 외치는 소리...익숙한 그 소리...또 다른 하나의 자연"이라고<br />하신 회원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한다.<br /><br />케이지는 과거에 사람들이 음악으로 간주하지 않던 <br />소리들을 과감하게 재료로 사용했다. <br />즉 우리 주변의 일상이 얼마든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r />우리가 어디를 가든 우리의 귀에 들리는 대부분은 소음이다. <br />만약 우리가 그것을 주의 깊게 들으려 한다면 <br />소음이 얼마나 환상적인 것인지를 알게 된다고 하였으며 <br />가장 자연적인 소음이야말로 경이로운 음악이라고 한 <br />케이지의 음악사상은 동양철학에서 비롯된 비움과 물아일체<br />어울림의 미학이다!<br /><br />(여기에서 또, 윤대녕의 산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br />...<br />어느 날 식탁에서 아내가 나의 소음 노이로제를 거론했다.<br />표정을 보아하니 아주 작정을 한 듯했다. <br />우리가 귀로 듣는 모든 소리는 결국 사람이 내는 소리가<br />아니겠냐고 그녀는 말했다. <br />물론 그럴 터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소리가 그토록 귀에<br />거슬린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겠어요?<br />또 사람에 대한 애정 없이 소설을 쓰는 일이 도대체<br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br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내심 충격을 받았다. <br />아직 늦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사람들 얘기에 적극적으로<br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br />그럼 지금과는 세상이 달라 보일지도 모르잖아요. <br />그것은 곧 마음을 다시 여는 일이었다. 더불어 마음이 열려야만 <br />귀가 열리는 법이었다...나는 음악보다 더 많은 아름다운 소리를 <br />들을 수 있는 귀가 뜨였다. <br />이를테면 주방에서 아내가 설거지하는 소리, <br />물기가 마른 그릇을 찬장 속에 하나씩 쌓아놓는 소리, 베란다에서<br />빨래의 주름을 펴기 위해 옷을 터는 소리, 그때 그녀의 입에서 나직이 <br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누군가 전화 통화를 하며 조용히 웃는 소리,<br />밤이면 아이에게 다분다분 동화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을 때면<br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마음의 평화가 <br />온몸에 따뜻하게 깃들곤 한다.<br />그것은 혼자 어두운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br />막연히 자아도취적 감정에 빠져 있을 때와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br />보다 구체적인 삶의 평화이다.<br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나는 눈을 감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br />나누는 얘기에 귀를 기울이곤 한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br />세상의 많은 일들을 낯선 그들의 입을 통해 엿듣게 된다. <br />그러면서 가끔은 속으로 안타까워하고 빙그레 웃기도 하고<br />혹은 부러워한다. 또 어떤 때는 슬그머니 놀라기도 한다.<br />내가 사는 것과 남들이 사는 것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br />사실 때문이다. <br />부모 자식 걱정, 집 걱정, 돈 걱정, 아내와 남편의 건강 걱정<br />이를테면 누구나 똑같은 걱정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br />나는 그 모든 얘기들이 우리가 날마다 공유하고 사는 <br />인생의 거룩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br /><br />케이지는 저명한 인도 철학자 사라브하이(Gita Sarabhai, 1922-2011)에게 <br />인도음악과 철학을 배운다.<br />사라브하이는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신성한 경지에 도달하게 <br />해 주는 것이 음악의 목적이라는 가르침을 케이지에게 전수한다.<br /><br />케이지의 음악과 철학에 대한 권위자 크리스티안 볼프(Christian Wolf)는 <br />“케이지의 음악은 어디에 도달하는 <br />진보를 달성하는 문제가 아니다. <br />과거에 대한 노스텔지어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다. <br />묵종(acquiescence말없이 그대로 따름)을 통해 <br />듣는자는 지금(now) 속에 산다”고 했다. <br /><br />케이지는 온갖 갈등과 번뇌를 소멸시키고 고통이 극복되는 깨달음의 상태<br />즉, 무기적이고 비활동적인 열반涅槃 상태를 <br />위해 소리를 만들었다. <br /><br />케이지는 [침묵]을 주위 환경을 [인식]하고 <br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합일]하여 <br />[편안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음악요소,자연의 소리]로 사용했다<br /><br />20세기의 실험주의자이며 소리 발명가 케이지는 귀에 익은 기존의 <br />피아노 소리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음향으로 전환시키는 실험을 했다.<br />건반을 누를 때 해머(hammer)가 때리는 현과 현 사이에 <br />다양한 나사, 볼트, 벨트, 털실, 포크, 나무빗장, 콩, 고무조각, 플라스틱 등을 <br />끼워 넣어 소리를 내 본 것이다. <br />케이지가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발명품이었다.<br />케이지의 전위음악은 불확정성, 우연성의 음악이었다. <br />케이지는 주사위나 동전을 던지지거나 주역을 이용해 점괘를 <br />통해 결정하도록 chance operation에 의해 작곡을 했다.<br />우연적인 요소나 불확정 요소를 연주자가 마음대로 결정하도록 하는 <br />우연성 음악을 창안해 내기도 한다.<br />음악적 절차에 있어서 어떤 법칙이나 한계가 없는 우연성 음악은 그래서 <br />자연 발생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br />작곡이나 연주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예기치 않는 상당한 자유가 주어지는 <br />관객과 연주자 모두에게 흥미와 긴장감을 부여하는 음악이 우연성 음악이다. <br />작곡가는 자신이 사용할 음이나 그 음을 사용하는 방법을 미리 정해 놓지 않고 <br />동전 던지기와 같은 우연의 결정에 따르는 고정되지 않은 방법을 쓴다. <br />연주자는 자신이 연주할 음과 음악의 부분 또는 연주 순서 등을 <br />자의적으로 임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연주자가 작곡가가 되는 것이다.<br /><br />케이지는 예술은 자아의 표현이 아니라 '기존의 정신을 바꾸는 것', <br />또한 '자아로부터 해방'시켜 감각을 통해 밖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br /><br />그에게 전위 음악이란 인간의 마음을 '평화롭고 평온하고 청정하게' 만드는 데 <br />그 목적이 있고,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영혼을 열어 줌'으로써 <br />일상생활을 맑게 '정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선(禪) 사상이 <br />음악 세계 바탕에 깔려있다.<br /><br />[우연]을 [자연의 근원적인 원리]로 인식한 그는 예술과 인생 사이의 <br />간격을 없애버리기 위해 예술가 자신을 배제하여 <br />자아와 타아의 구별을 흐리게 하는 선사상이 적절하다는 것을 깨닫고, <br />새로운 소리를 창출하기 위해 <br />작곡가, 연주자, 청취자에 대한 [정체성], 악보에 대한 [고정관념], <br />[악음과 소음]에 대한 개념과 집착을 없애고<br />자유로운 소리를 자연이라는 '우연성'에 의해 발명해냈다 <br /><br />정형화된 소리를 해방시키고 관람자를 참여시켜<br />관람자가 기존의 입장과 개념에서 벗어나<br />보다 친밀하게 상호대화적인interactive 차원에서 참여하게 된다. <br /><br />ex, 환락의 도시로 흔히 떠올리는 불야성의 라스베가스에서 많은 <br />문화공연과 컨벤션센터의 첨단 물류쇼 등의 경제 문화적 측면 가운데<br />'블루맨쇼'를 보면 관객이 무대만을 바라보게 놔두질 않고, <br />자연스럽게 자신을 해방하여 앞자리 옆자리의 생전 처음 만난 관객과 <br />퍼포먼스를 '함께' 만들어 가령, 끝없이 이어지는 색종이 테이프를<br />맨 뒷좌석에서부터 앞좌석으로 패스하게 해서 마구 눈덩이처럼 <br />부풀어진 종이테이프 뭉치를 서로에게 전달하느라 상호 가벼운 터치를<br />유발하고, 신나는 뜻밖의 놀이에 애들처럼 웃음이 터져 상기된 뺨으로<br />낯선 사람끼리의 긴장과 경직성을 날려보낼 뿐더러, <br />방관자에서 가담자(창조자)로 자연스러운 전이가 일어난다<br />한국의 '난타' 공연이나 케이지의 우연성 음악처럼 또 백남준의 신디사이저를<br />이용해 기존의 음악 범주를 벗어나 소통과 열림과 참여의 퍼포먼스를 하는그룹. <br />물장구치는 자연발생적 놀이를 블루 페인트를 뒤집어 쓰고 <br />블루페인트로 물장구치듯 물감 흥건한 드럼통을 두드리며 <br />음악을 파란페인트의 흩날림으로 시각이미지화하여 <br />종합예술이라는 퍼포먼스의 절정을 연출한다.<br />파란페이트 탕속에서 날라드는 물감세례로부터 앞자석관객은 <br />비닐막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하나됨에 더욱 몰입하여<br />우연성이란 자연을 끌어들인 무대예술에 흠뻑취한다.<br />블루맨쇼를 보고나면 모든 감각이 활짝 열려<br />처음엔 타인이던 관객끼리 공연이 끝나서도 줄서서 출구로 나가며 <br />또 화장실에서 다시 봐도 경계심이 사라진 이웃을 대하듯 <br />자연스런 소통과 해방감을 체험한 이전과 다른 자신의 심경에 경이로와 한다<br />공연자와 관객, 무대와 관객석,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어 물아일체의 <br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에 오랜동안 명성을 유지한 장기공연이 가능했다<br /><br />역사학자 토인비가 예고한 대로 과학문명의 발달은 <br />서양 사람들의 정신적 공황을 불러오게 했고, <br />그런 공황으로부터의 탈출을, 그들은 동양의 선(禪)과 명상을 통해 시도했고<br />1960년대는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화해하고 조화를 모색한 시기였고<br />이는 동서,음양, 귀천,정동,의식과 무의식, 남녀...등 모든 대치구조를<br />근원적 합일로 되돌리는...시대를 앞서 누구보다 빨리 본질을 간파한 <br />전위 예술가의 마땅한 사조思潮였다고 본다<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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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의 글쓰기 뮤즈님! 면의일상님과 만나는 지점에서 쓰게되고 써야만 하는 욕망으로 내닫습니다. 오늘은 제 얘기보다도.. 좋은 소식이 있어서요^^ 루이즈 부르주아에게서 면의일상님과의 접촉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엊그제 선생님의 창작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신 글과 마주치는 부분요! 같은 길을 가시는 동료애가 깃든 글같아 포스트에 넣었습니다. 수일 내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케이지 그림 혹시 이 연작도 보셨습니까?
첫댓글 글이 감동적이네요.^^
존 케이지의 음악사상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Cage Ten Oxen..이란 선사상을 묘사한 드로우잉이 있습니다,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또!^^ 늘... 감사드립니다♡
어제 죤 케이지의 선화를 선생 께서 보여 주셨답니다. (중국미술사)
다시 살펴보고 " 예술은 자아가 아니라 기존 정신을 바꾸는 것.
자아로부터 해방시켜 감각을 통해 밖으로 흐르게 하는 것"
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추종자가 되려나?
안녕하세요? 나의 글쓰기 뮤즈님! 면의일상님과 만나는 지점에서 쓰게되고 써야만 하는 욕망으로 내닫습니다. 오늘은 제 얘기보다도.. 좋은 소식이 있어서요^^
루이즈 부르주아에게서 면의일상님과의 접촉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엊그제 선생님의 창작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신 글과 마주치는 부분요! 같은 길을 가시는 동료애가 깃든 글같아 포스트에 넣었습니다. 수일 내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케이지 그림 혹시 이 연작도 보셨습니까?
@Minnie 너무나 기다려 지네요. 어느덧 미네님은 나의 그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