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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차 - 복을준거야 복을」
2017.08.03 명랑팀
어르신이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를 방문하는 날이 드디어 다가왔습니다.
혹여나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 제 목소리가 들렸는지 쨍쨍 햇빛이 내리쬐었습니다.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복지관에 도착했고 저의 마음이 그대로 강사님에게 전달되었는지 밝게 웃어주시며 인사를 먼저 건네주셨습니다
“그래 ~왔나?”
오늘의 일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강사님과 여태 함께 짠 일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강사님의 건강체크를 한뒤, 장척계곡으로 갑니다! 여기서 시원한 물에 발도 담그고 저희와 사진을 찍을거에요! 다른 어르신들께도 시원함을 전달시켜드릴 만큼 생생하게요!계곡에서 놀다보면 배가 무척 고플텐데 계속 가고 싶어하시던 국밥집에서 점심을 드실거구요!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에는 김해가야테마파크로 가서 함께 뮤지컬을 볼 예정입니다”
“뮤지컬?”
“네 뮤지컬 좋아하세요?”
“나야 뭐 좋아하지”
이렇게 일정을 설명드린 뒤 계곡에서 깔고 앉을 돗자리 , 중간중간 마실 물, 물티슈, 갈아신을 신발까지 그제서야 부랴부랴 정신없이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공기가 참 좋네. 아따~”
“어르신, 어디에 앉을까요?”
“저기 평상이 있는데 저기로 가면 될거 같아요!”
장척계곡이라는 목적지는 있었지만 답사를 다녀오지 않아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자리가 없을까봐 무척이나 걱정스러웠습니다. 전날 계곡의 관리자에게 연락을 하여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주차할 곳은 많은지에 대해서 이리저리 여쭈어 보았습니다. 강사님이 사람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곳을 원하셨는데 강사님의 말씀처럼 사람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리도 평상이 있는 곳이었고 그늘이라 햇빛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쾌적했습니다.
“장척계곡은 처음 와봐요”
“저도 처음와봐요”
강사님을 제외한 우리 실습생은 장척계곡을 처음와봤고 맑은 계곡물을 바라보며 아이처럼 마음이 붕 떴습니다.
“강사님도 최근에는 처음 와보시죠?”
과거에는 자주 자녀분들과 오셨지만 요즘에는 자주 오지 못해서 아쉬웠다는 말씀을 하셨던게 생각이 났습니다.
“올해는 처음이지..애들 그때 어릴때는 와봤지만”
“엄청 물이 차갑지는 않죠? 강사님”
“생각보다 마이 안차갑네”
“엄청 차가워서 아!차가워! 할줄 알았는데”
“내가 메리 살았거든? 그래서 자주 왔다”
“메리요?”
처음 듣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에 강사님께 여쭈어보았습니다. 알고보니 상동면 메리읍의 그 메리였고 장척계곡 근처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전에 길을 가다가 메리라는 단어가 적힌 버스 표지판을 보았던게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아~ 자주 오셨겠네요 근처시니까!”
“에이 1년밖에 안살았는데 뭐..”
“확실히 공기가 참 좋네요!”
“그땐 집 하나도 없었다 근처에”
“예전에 왔을때랑 지금이랑 좀 달라진게 있나요?”
“음 그때 내가 왔을때보다 사람이 좀 더 많네”
“입소문을 많이 탔나봐요 ! 그쵸?”
그때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라는 폭염주의보 방송이 울렸습니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대화가 이어지고 나이에 비해 정정하신 어르신의 비법을 여쭈어보았습니다.
“강사님은 나이에 비해 정말 정정하신거 같아요”
“내는 술하고 담배하고 억수로 좋아하는데 다 끊어서 글타”
“무슨 계기로 끊으셨어요? 엄청 끊기 힘든데..”
“계기는 뭐 간단하다. 아들 며느리가 담배냄새를 싫어했다. 문 열고 집에 들어오는데 ‘아이고 담배냄새~’ 하는거 듣고 그때 딱 끊었다.”
“와 그 계기로 끊으셨군요! 그럼 술은요?”
“뭐 담배랑 술은 세트 아니가? 담배 끊는김에 끊엇지 뭐! 이제 슬일어나볼까?”
시계를 보시더니 슬 일어나야 다음 코스를 진행할 수 있지 않겠냐는 듯 먼저 저희보다 빠르게 일정을 강사님이 스스로 체크해주셨습니다. 정확한 배꼽시계를 부여잡고 다음 코스인 돼지국밥으로 향하였습니다.
강사님이 ‘김해에서 가장 맛있는 국밥집’, ‘30분이상 기다려야 하는 집’이라는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기대감은 더욱 더 커져갔습니다. 국밥집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얼른 뛰어 들어가 사람들을 헤집고 받은 번호표는 57번.
혹여나 다음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불안했습니다.
“강사님 말씀이 맞네요. 사람이 엄청 많네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오늘은 사람이 적은 편이여” 라고 태연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에는 회전율이 좋아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국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뭘로 주문하시겠습니까?”
“돼지 넷이요”
“네~ 물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주문서를 받고 돼지국밥을 기다리는 동안 강사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강사님은 대가족이라 여기 국밥집에서 밥 제대로 드시기 힘들겠네요?”
“아무래도 그렇지.”
긴 기다림의 끝에 보글보글 맛있게 끓는 돼지국밥이 나왔습니다.
“국밥 그거 함 묵어봐~”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서 숟가락을 힘차게 잡았던 손이 스르르 풀렸습니다.
“어르신께서 추천해 주신 국밥 너무 맛있었어요. 감사해요. 왜 어르신이 가족들과 자주 가는지 알 것 같아요. 오늘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종○어르신께서 추천해주신 국밥 자주 먹으러 가자고 추천하려고요.”
“허허, 고맙네. 내가 깨작깨작 먹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너무 잘 먹는 거 보고 기분이 좋더라. 내가 고맙지~”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뒤뚱뒤뚱 걸을 것 같아요.”
강사님께서 예전에 가족들과 자주 갔던 돼지국밥집이었지만 대가족이 이동하고 항상 줄서서 먹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 오기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먹어서 너무 맛있다며 한 그릇 뚝딱 비우시고 강사님의 추억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마음도 배불렀습니다.
가족들과 가보았던 추억과 강사님께서 김수로왕이 자신의 선조라며 가깝다고 하셨던 가야테마파크에 도착하여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매표소로 걸어갔습니다.
“저기 분수 나오는 곳에 사진 찍어요~ 가야기마인물상 이래요.”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니“사진 잘 나왔네~”하며 흡족한 표정을 지어주셨습니다.
“여기 양산 빌려 준데요. 양산 쓰면서 걸어가면 될 것 같아요.”
“난 안 써도 돼~ 너희들 타니까 써~. 나는 바깥에 안 나가서 이렇게 자외선 쬐도돼.”
양산은 하나, 사람은 4명. 배려 해주신다고 양산을 거절하는 강사님 이였습니다.
“저희는 괜찮아요~ 날씨가 덥지요? 그래도 오늘 소나기 온다고 했는데 쨍쨍해서 다행이에요 정말. 명랑팀 방문한다고 날씨도 도와주나 봐요. 국밥집에서도 오래 안 기다렸고요.”
“운이 좋아~ 날짜를 잘 잡았어. 참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이렇게 오고. 너희들이 고생이다.”
“고생은요. 강사님 덕분에 맛있는 국밥집도 알게 되었고 김해가야테마파크에도 가고 제가 너무 감사하죠. 여기 가야 시대를 재현한 궁 같은데 사진 찍어드릴게요! 포즈 취해주세요.”
포즈취해주세요라는 말에 왕년에 사진을 많이 찍어 보신 것처럼 자연스럽게 포즈를 잡아주셨습니다.
“포즈를 너무 잘 취해주시는 거 아닙니까? 멋쟁이십니다. 최고!”
말 대신 함박웃음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셨습니다.
“수로왕과 허황후 사랑이야기 다룬 공연이 10분 남아서 공연장으로 갈게요. 여기에서 가족 분들과 공연 보신 적 있으세요?”
“여기에서는 없어. 젊었을 적에 공연 보러 많이 갔었지. 지금은 안가.”
“오늘 재미있게 공연보고 어르신들에게 한 번 봐 라고 설명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수로왕의 건국 이야기와 허황옥과의 사랑 이야기까지 ‘미라클러브Ⅱ’를 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연에 빠져 있었고 공연을 보면서 어르신을 힐끔힐끔 보니 집중하시고 때로는 활짝 웃으시면서 공연을 즐기고 계셔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이 끝나고 박수를 치며 어르신께서 “재밌었다. 고마워~” 라는 말 한마디가 더운 날씨를 잊어버릴 만큼 고마운 말이었습니다.
“더 둘러보고 기관으로 이동하면 될 것 같아요~”
테마파크를 구경하며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강사님과의 추억의 장소를 방문하며 신났던 탓인지 찍는 사진마다 그림 이였습니다.
“포즈를 아주 멋지게 잘 해주시는 모델분이 좋으셔서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옵니다. 따님이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따님에게 하트 보내는 사진 찍어드릴게요.”
“딸한테?” 따님을 생각하시는지 미소 지으며 어설프지만 하트를 만드는 손가락이 빛나보였습니다.
“따님이 사진보시고 참 행복해 하실 것 같아요.”
“다 너희들 덕분이지~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잘 찍어 주니까 예쁘게 나오는 거지.”
발길이 가는 곳 마다 예쁘게 추억을 찍으며 팀장님께서 묵묵히 뒤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모습을 보시고 살뜰히 팀장님도 챙기며 같이 찍자고 제안해주시는 따뜻한 강사님의 배려하는 모습에 상대방을 계속 생각하고 배려 넘치는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 눈에 예쁘게 담으셨어요? 날씨도 더 더워지고 있으니 기관으로 가도 괜찮으시죠? 더 둘러보시고 싶으신데 있으세요?”
할 말이 있으신 거처럼 한 번 숨을 고르고 말하셨습니다.
“뭐 시원한 거 마시고 가자. 사줄게.”
고맙다며 받기만 한다며 고마움을 베풀고 싶다는 강사님의 말에 뭉클해 졌습니다.
“그럼 기관에 가기 전에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아침부터의 일정에 피곤하시고 지치실 것 같아 “아이스크림 사서 올까요? 괜찮으시면 어르신도 같이 가실래요?”
“같이 가야지~”
혹여나 아이스크림을 고르지 않을까봐 아이스크림을 고르지 않고 왜 서있냐는 말씀에 “맛있는 것을 고르기 위해 고민중입니다~ 어르신도 고르세요~” 각자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계산대에 가니 “내가 산다. 돈 들고 왔어.”단호히 말씀하시며 각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더위를 날릴 수 있었습니다.
베풀어 주시는 마음이 며칠 간 같이 의논하여 세운 일정이 강사님께서 쏙 마음에 들어 하신 것 같아 기뻤습니다.
기관으로 돌아온 후 어르신들께서 어디 갔다 왔냐며 물으셔서 “계곡 갔다 왔어요. 장척 계곡이요.”
“장척 계곡이 어디야? 밀양이야? 처음 들어봐.”
“김해에 장척계곡이 있어요~ 시원하고 재미있게 놀다왔어요.”
강사님에게 다가가 어르신들께서 어디를 재미있게 갔다 왔냐고 물으셔서“장척계곡 갔다 왔다고 하니 잘 모르시더라고요.”
“모르던가? 내가 앞에서 설명할 때 말해주면 되지.”
어르신의 자신감 있고 설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셨습니다.
“맛있는 밀○돼지 국밥도 처음이었고 장척계곡도 처음 이었듯 다른 어르신들도 모르는 것 같으니 설명 해주시면서 추천해주면 어르신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어르신께서 주변 어르신들에게 “내가 어디 갔다 왔는지 아요? 계곡 갔다가 밀○ 돼지국밥에서 밥 먹고 거기는 기본 20~30분인데 10분 기다려서 밥 먹었어요. 가야 테마파크가서 공연보고 좋더라고.”
“종○ 어르신께서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종○ 어르신 간다고 날씨도 덥지도 않고 적당히 좋고 줄도 길게 서있지 않고 완벽했네요.”
“일사천리였지~ 복을 준거야 복을. 복을 줘서 감사하게 다녀올 수 있었어. 너희들이 고생했다.”
“고생은요~ 어르신 덕분에 너무 즐거웠습니다. 행복한 하루였어요. 오늘 많이 걸으셨는데 피곤하시지 않으세요?”
“나도 행복한 하루였어. 피곤하기는 약과야 약과. 고마워~”
마지막까지 고맙다며 고생했다고 덕분에 좋아하는 가게에 돼지국밥을 오랜만에 먹어보고 계곡도 오랜만에 물 담가 보았다고 계속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동안 어르신과 친해지는 노력의 과정과 일정을 세우기 위해 의논하고 조금은 힘들었던 과정들이 오늘 어르신께서 과거의 추억들을 꺼내며 너무나 즐거워하시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며 의미 있고 뿌듯하고 오늘의 활동이 나에게도 행복한 추억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일의 미션!
-강사님 일 일 강의 예행연습 하기.
-강사님과 함께 초대장 전달 구상하기.
첫댓글 강사님과 함께 강사님의 추억이 깃든 장소, 평소 좋아하시던 음식도 먹고 오랜만에 공연도 관람하면서 강사님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조금 수정해야 할 점은 사회사업 기록을 작성할 때 적절하지 않은 문구는 수정하면 좋겠습니다. (예- 계획 평소에 안 짜본 티 팍팍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혹여나 다음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똥줄이 탔습니다. 를 다른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김문희 : 더운 날씨지만 강사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장척계곡을 통해 과거 가족들과 왔던 기억들을 회상하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오늘 보냈던 시간들을 자녀들에게 알려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서은아: 오늘 어르신은 평소보다 다양한 활동으로 피곤할 수 있음에도 매 활동에 적극적으로 즐겁게
참여하셨던 것 같습니다.
다녀온 후 김종*어르신의 따님께 오늘 활동사진을 보내드렸더니,'근간 바빠 물놀이를 못갔는데 고맙다'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실습생 덕분에 어르신이 행복한 여행을 다녀온것 같아 저역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어르신에 대해 좀더 가까이에서 알수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어르신과 함께 한 활동을 통해 어르신이 주변어르신께 설명해줄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고, 함께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수고많이했어요.
-김국보-
너무나도 멋진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과 명랑팀의 조화가 어르신에게 행복한 선물이 된 것 같네요.
어르신께서 아이스크림까지 사주셨다니, 강사비 남는게 없겠어요^^
기관으로 돌아와 직접 설명해주시겠다고 하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우리고장을 소개합니다'라는 의미가 잘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하루를 함께 만들어 준 명랑팀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