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07 오순도순 돗자리 잔치팀
#16. 작은 성공으로 시작하라
“글 쓸 때 작은 목표를 갖는다.
창피만 면하자.
분량을 채우기만 하자.
마감 내에 쓰기만 하자.
문법에 맞게만 쓰자.
독자가 이해 못하는 글만 쓰지 말자.
등등
이런 목표를 갖고 쓰면 성공한다.
작은 성공이다.
이런 성공이 모여 자신감을 만든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이자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인 강원국 작가의 블로그에 있는 글입니다.
계획했던 일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고 계속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떨어지고, 주눅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정말 필요한 것은 경험해 본 성공을 떠올리거나, 작은 성공들을 맛보는 것입니다. 산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작은 돌부터 운반해야 하듯, 소소한 성공들이 모이면 더 크고 빛나는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는 작은 성공이 지닌 가치를 경험한 날이었습니다.
오전 10시. 명랑 팀, 미소천사 팀 그리고 우리 오순도순 돗자리 잔치 팀은 103호에 모여 김국보 과장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말 동안 우리가 쓴 활동 일지를 읽고 오신 김국보 과장님께서는 우리에게 애정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목표를 작게 가지고 성취하는 맛을 좀 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무 계획을 세우고 당사자분들에게 물어보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인사하고 말씀 나누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닐까? 잔치에 몇 명이 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야. 한 가족, 한 사람만 와도 소중한 게 아닐까?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은 사업 후에 분석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거야. 사업의 어떤 요소들이 예상과 달랐다면 그 원인을 찾아보고 다음번에 사업을 할 때, 고려해볼 수 있는 거지. 내가 가지고 온 이 책에 지역복지를 하는 좋은 내용이 들어있는데 표시를 해서 줄 테니까 한 번 읽어봐 봐.”
잔치 그 당일만 보고 달려갔던 것 같아 김국보 과장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단기 사회사업을 하는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김국보 과장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마을 잔치까지 남은 4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해봐야겠습니다.
지역조직팀 선생님들과 맛있는 라면 회식 후,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눠 대동 떡집과 닭강정 가게로 갔습니다.
정인이와 해원이는 배가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대동떡집에 도착했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떡집 사장님은 갑자기 찾아온 우리를 반겨주셨습니다.
“아이고 예. 여기 앉으세요. (웃음)”
간단하게 사장님께 우리를 소개한 뒤, 정인이가 말했습니다.
“사장님. 저희가 동일 아파트 주민들과 소소한 마을 잔치를 해보고자 합니다. 잔치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노인정 어르신들께서 쌀도 모아주셨어요. 그래서 모인 쌀로 떡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거든요.”
정인이 말이 끝나자마자 사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럼 잔치를 언제 하노? 떡은 우리가 해줄게. 떡 종류는?”
해원이가 말했습니다.
“아, 저희는 백설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음, 백설기는 1되에 16조각, 25조각, 32조각으로 나눌 수 있지.
16조각이면 되겠나?“
“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주시든 좋습니다.”
사장님은 마을잔치를 위해 흔쾌히 떡을 후원해주시겠다고 하시며 우리에게 커피도 제공해주셨습니다.
“그래, 쌀 모아놓은 거는 언제든지 가져오면 된다. 그러면 잔치하는 날 맞춰서 내가 만들어 놓을게. 남학생은 집이 어디고?”
“저는 집은 마산인데, 어방동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내도 어방동인데. 내가 떡집을 젊었을 때부터 했는데 여기서 하기 전에는 안동에서도 했다. 떡집만 30년 넘게 했지.”
“그러시군요. 그럼 주로 어떤 떡이 많이 나가나요?”
“딱히 더 많이 나가고 하는 건 없어. 특히 여름에는 음식이 금방 쉬니까. 방부제 들어간 떡이면 햇빛 밑에 며칠을 둬도 안 상하지만 우리집은 방부제 안 쓰거든.”
사장님과 대화하는 내내 정다운 인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뜻 백설기를 만들어주신다며 처음 본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몸에 좋은 음식도 내놓아주신 사장님을 보면서 정인이와 해원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편, 큰 나영이와 작은 나영이는 알통 떡 강정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가게를 들렸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저희 왔습니다.”
“아 네~ 오늘은 다 정해서 왔어요?”
“네. 혹시 토요일에도 하시면 저희가 토요일 오후쯤에 받을 수 있을까요?”
“네네. 가능해요. 어르신들은 몇 분 정도 오시는데요?”
“음. 한 10명 내외로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음식들도 가져오시고, 뷔페식으로 나눠 드시는 거라 많이 안 튀겨주셔도 될 거 같아요.”
“네. 그럼 그날 미리 전화해 주세요.”
실습생 명찰을 찬 학생 두 명이 갑자기 가게에 들어와서 마을 잔치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가게 사장님은 잘 모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잔치에 동일 아파트 상가 주민으로서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시간적인 여유는 없지만, 마음으로,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 또한 따뜻한 참여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온 우리는 오후에 마을잔치 때 이루어질 보드게임을 시뮬레이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임의로 두 팀으로 나누어 주사위를 던지고 게임을 해보면서 어떻게 하면 주민분들이 즐겁게 잔치에 참여하실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뜻 보여줄 테니까 사자성어 한 번 맞춰볼래?”
“아, 이 문제는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그리고 게임 마다 작은 규칙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주사위가 계속 큰 수만 나온다면 보드게임이 너무 금방 끝날 수도 있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할 지도 고민해봐야 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게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논의했습니다.
실습을 시작하기 전, 후원은 지원을 받는 느낌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복지요결을 공부하고, 직접 마을 주민들, 상인들을 만나 뵈면서 우리의 생각이 한 층 더 깨어나지 않았느냐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에 있어 부탁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떡집, 닭강정 가게의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의 역할은 후원을 받아서 주는 것이 아닌, 상인들도 마을주민의 일원으로서 주민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동일아파트의 주민으로서 마을잔치에 직접 참여는 못 하시지만, 마음의 참여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대동떡집에 방문하는 모습
활동일지 8. 07.hwp
첫댓글 배가비: 이제는 만나뵙고 부탁드리는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대동떡집 사장님이 적극적으로 도아주시겠다고 하신 이유는, 그 전부터 실습생들이 찾아뵙고 진심으로 대화하고 적극적인 모습 때문 아닐까요? 날씨가 많이 더운대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을 찾아뵙고자 나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남은 3일도 파이팅!
박지애: 마을잔치의 취지는 잘 설명하고, 함께 마음을 나눠주실 수 있는 이웃분들에게 부탁드리는 작은 성공등이 모여 마을잔치의 목적인 정이 넘치는 지역을 만드는 것에 한발짝 다가선 것 같습니다. 이제는 관계맺었던 분들에게 한분한분씩 인사하면서 초대장을 전해드리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ㅡ김국보ㅡ
지금 하고 있는 것들만 해도 사회사업가로서 충분히 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 자체가 귀하구요.
우리들 하는 일에 성공, 실패 따윈 없는 법~
주민들과 열심히 이야기 나누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면 실패일수 있겠네요.
결과를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사회사업가가 가져야 할 덕목인것 같네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