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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7월 발간된 “늬들이 서울을 알아?”의 후속 작품이다. 이번 '늬들이 군산을 알아?'는 조선시대 역사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되던 서울 편과는 달리, 일제강점기 수탈 관문으로서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는 군산에 대한 책답게 한국 근대사 포인트에 더해진 군산의 이모저모를 다루고 있다.
‘늬들이’시리즈는 지역사회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여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숨겨진 지역사회를 소개한다. 아픔의 도시 군산. 호남평야의 비옥한 토지와 질 좋은 쌀은 일본의 수탈의 대상이었다.
재산의 몰수 뿐 아니라 민족의 혼을 지우려 했던 일제의 만행이 자행된 군산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국내 유일 일본식 사찰 동국사와 히로쓰 가옥 등 일본식 가옥, 국내 서양 고전주의 대표건물로 꼽히는 군산세관 본관건물 등 건축물부터, 군산을 둘러싼 고군산군도 등 섬 이야기, 현지 제철 산물과 그에 따른 음식문화, 자연환경, 최근 어려운 지역경제에 비춰 변모하는 군산의 모습 등을 날카로운 분노와 부드러운 해학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낸 점이 이목을 끈다.
군산은 아픔의 도시다. 한국근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관문이었다. 호남평야의 질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던 군산의 선조들은 먹을 쌀이 없어 피죽으로 연명했다.
군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일제강점기 아픔의 현장이 많이 남아있다. 군산에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있다.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되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상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서있다. 군산세관 본관 건물은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다. 빛바랜 임피역은 그 시절 아픔을 숨기며 낭만의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도시다. 특히나 섬이 아름답다. 군산의 섬은 단순한 섬이 아니다. 왕들이 반한 섬이다. 신선의 섬이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알게 된다. 군산은 미각의 도시다. 군산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 바닷바람을 견디며 피어난 신선한 채소. 음식 맛을 내는 재료가 풍부했다. 여기에 어머니들의 손맛이 더해졌다. 맛을 내는 삼위일체가 조화를 이뤘다. 군산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군산 사람들은 강하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시켰다. 진취적이다. 군산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군산은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가 설립된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아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군산의 매력에 빠져서다. 이들은 군산을 위해 작곡을 한다. 노래도 부른다. 군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군산은 음악과 미술 공연이 조화를 이루는 낭만의 도시로 자리 잡았다.
군산은 건강의 도시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다.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트래킹 코스도 군산의 자랑이다.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전국에 알려진 트래킹 명소다. 백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몽돌해변의 파도소리에 시름을 씻겨 보낼 수 있다.
저자는 군산 사람이 아니다. 1987년에 처음 군산을 찾았다. 그리고 30년이 훌쩍 지난 2019년 군산의 속살을 취재하려고 군산에 갔다. 취재하며 창피함을 느꼈다. 군산의 아픔을 모르고 살았던 자신이 미웠다. 선조들의 고통에 머리를 조아렸다. 곰곰이 생각했다. 속죄의 마음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군산에 터를 잡고 군산사람들의 얘기를 빠짐없이 들었다. 과거를 끄집어내고 현재의 모습을 적었다. 미래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늬들이 군산을 알아?’는 그렇게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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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병윤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 졸업.
아나운서, 주간지, 일간지를 거쳐 SBS 스포츠 기자로 활약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기자로 방송과 신문에서 언론인의 삶을 지켜가고 있다.
목차
chapter 1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아픔의 도시 군산
민족혼을 지우려 했던 동국사
수탈의 관문 군산세관
수탈의 통로 군산내항
신흥동 일본식 가옥
문화재 수탈의 현장 발산리(구) 일본인 농장창고 30
국내 최초의 포장도리 전군가도
사상 초유의 농민저항운동 옥구농민항쟁
수탈의 근거지 나가사키18은행 군산지점
한국은행을 강탈한 조선은행
미즈카페, 장미공연장
장미갤러리
chapter 2
왕들도 사랑한 군산의 섬
가장 아름다운 섬 어청도
옛 흔적이 남아있는 무녀도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은 신시도
사진 촬영의 명소 장자도
석양이 아름다운 선유도
chapter 3
근현대의 역사를 간직한 군산의 명소
추억을 되살리는 경암동 철길
군산의 상징 은파호수공원
군산의 새명물거리 짬뽕특화거리
항일정신의 본산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복합건축 양식의 독특한 구조 이영춘 가옥
추억을 되살리는 초원사진관
질곡의 현장 아메리카타운
옛 모습을 간직한 임피역
이국적 분위기 근대역사체험공간 (여미랑)
역사체험의 현장 근대역사박물관
chapter 4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군산
문화예술인이 찾는 창작의 도시 군산
chapter 5
산해진미가 풍부한 군산의 음식
수제맥주의 성지를 꿈꾸는 군산 수제보리맥주
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군산 보리짬뽕라면
종류도 다양한 생선탕
실향민이 즐겨먹던 군산냉면
임금상에 오르던 울외짱아찌
서해안의 특산물 박대
창업주의 자비심이 담긴 이성당 단팥빵
맛 좋고 역사도 긴 짬뽕
chapter 6
값싸고 맛있는 군산의 맛집
만 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홍집
싼값으로 한우갈비를 맛볼 수 있는 뽀빠이갈비
엄마의 손맛 맛있는 우리지빱
화교가 운영하는 3대명소 홍영장·빈해원·국제반점
chapter 7
- 옛정이 살아있는 군산의 전통시장
군산 최초의 전통시장 군산공설시장
한우 맛이 일품인 대야시장
일제의 아픔이 서린 명산시장
군산 최초의 수산물시장 수산물종합센터
chapter 8
불굴의 투혼 군산의 스포츠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부
재기를 꿈꾸는 군산야구의 현주소
채금석 옹의 혼이 살아있는 군산의 축구
저변확대에 힘쓰는 군산 축구의 현실
국위선양에 힘쓴 군산의 체육인들
chapter 9
대한민국에 우뚝 선 군산의 인물
한국의 슈바이처 이영춘 박사
축구만 사랑한 채금석
친일을 속죄한 채만식
국민에게 웃음을 주는 대중예술인
chapter 10
낮아서 정감이 가는 군산의 산
군산의 상징 월명산
고사리가 많은 망해산
레저스포츠의 명소 오성산
고군산군도를 내려다보는 대각산
호수를 둘러싼 청암산
chapter 11
삶을 닮은 군산의 구불길
구불1길 비단강길
구불2길 햇빛길
2-1길 테마길 미소길
구불3길 큰들길
구불4길, 전북천리길 구슬뫼길
구불5길 물빛길
구불6길 달밝음길
구불6-1길, 전북천리길 탁류길
구불7길 신시도길
구불8길, 천북천리길 고군산길
Epilogue
군산, 이야기를 끝맺으며
-글을 마치며
출판사 서평
지역사회는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근간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의 해악은 국내외 여러 분야에 부정적 기류를 더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런 시기는 오랜 시간 잊히고 소외됐던 여러 지역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어 그나마 위안을 줍니다. 이런 점에서 〈늬들이 서울을 알아〉의 맥을 이어 출간되는 〈늬들이 군산을 알아〉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쟁점을 조망해 각기 다른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늬들이알아 시리즈’는 그런 의도에서 기획된 시대의 산물입니다. 이 책은 군산의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군산이 여러모로 아픔의 도시라고 말합니다. 그런 역사의 상처는 흔적이 돼 아직도 도시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군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변방처럼 보였던 군산시가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미래로 향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늬들이 군산을 알아〉의 발간은 지역의 여러 학예사와 군산시민의 다양한 도움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활자로 기록된 서적이 갖는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발간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 초고를 넘겨받고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군산시민이 겪은 아픔의 역사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밤잠을 설쳤을 작가의 노고에 미안한 맘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원고를 다 읽고 나선 ‘서해안시대’에 우뚝 설 군산을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끝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리즈를 기획해 주신 임종호 편집인님과 집필해 주신 김병윤 대기자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행간에 숨겨진 작가의 작은 의도마저도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길 기도하겠습니다.
2021년 3월 1일
발행인 김지영 ㈜감미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