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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 제8권
대반열반경_4. 여래성품⑤
글자의 근본과 뜻/ 숨을 들이키는 소리/ 반쪽 글자와 완전한 글자/ 글자가 없는 뜻/
[글자의 근본과 뜻]
가섭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글자의 근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처음에 반쪽 글자[半字]를 말하여 근본을 삼아 가지고 모든 언론과 주술과 문장과 5음의 실제 법을 기록하게 하였으므로, 범부들은 이 글자의 근본을 배운 뒤에야 바른 법인지 잘못된 법인지를 알 것이다.”
“세존이시여, 글자라는 것은 그 뜻이 어떠합니까?”
“선남자야, 열네 가지 음을 글자의 뜻이라 이름하고, 그 글자의 뜻을 열반이라 한다.
그것은 항상한 것이므로 흘러 변하지 않는다.
만일 흐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함이 없는 것이며,
다함이 없는 것은 곧 여래의 금강 같은 몸이다.
이 열네 가지 음을 글자의 근본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阿, a:짧은 음의 아)는 파괴하지 못하기 때문이니, 파괴하지 못하는 것을 이름하여 삼보라고 한다.
그것은 마치 금강과 같다.
또 ‘아’는 흐르지 않기 때문이니 흐르지 않는 것은 여래이다.
여래의 아홉 구멍에는 흐를 것이 없으므로 흐르지 않으며 또 아홉 구멍이 없으므로 흐르지 않는다.
흐르지 않는 것은 항상하고 항상함은 곧 여래이다.
여래는 짓는 것이 없으므로 흐르지 않는다.
또 ‘아’는 공덕이라 하니 공덕은 곧 삼보이다. 그러므로 ‘아’라고 한다.
아(阿, ā: 장음의 아)는 이름이 아사리(阿闍梨)이다.
아사리란 뜻은 무엇인가?
세간에서 성인이라 하니,
어째서 성인이라 하는가?
성인은 집착이 없으니 욕심이 없어 만족할 줄을 알기 때문에 청정이라고도 한다.
3유(有)에서 흐르는 나고 죽는 바다에서 중생들을 제도하므로 성인이라 한다.
또 ‘아’는 제도(制度)라고 하니, 깨끗한 계행을 지키고 위의를 잘 차린다.
또 ‘아’는 성인을 의지함이라 하니, 위의와 거동을 배우고 삼보를 공양하고 공경하여 예배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대승을 배우는 것이다.
선남자ㆍ선여인으로 계율을 잘 지키는 이와 보살마하살을 성인이라 한다.
또 ‘아’는 가르침이라 이름하니,
‘너희들은 이런 일은 하고 이런 일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위의답지 못한 일을 못하게 하는 이를 성인이라 한다.
그러므로 ‘아’라고 한다.
이[億, i:남본에서처럼 짧은 음의 伊로 봐야 한다]는 곧 부처님 법이다.
범행(梵行)이 넓고 크고 깨끗하여 때가 없음이 보름달 같다.
너희들은 이런 일은 하고 이런 일은 하지 말며,
이것은 옳은 것이며 이것은 옳지 않은 것이며,
이것은 부처님 말씀이며 이것은 마군의 말이다.
그러므로 이(i)라고 이름한다.
이(伊, ī:장음의 이)는 부처님 법이 미묘하고 깊어서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치 자재천과 대범천왕의 법을 자재라고 하는 것과 같으며,
만일 이것을 보호하면 법을 보호한다고 하는 것이다.
자재라고 함은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四護世]이라 하니, 이 네 가지 자재는 『대반열반경』을 거두어 보호하며,
또 자재하게 선전하고 연설한다.
또 ‘이’는 자재하기 위하여 말하니, 그것은 방등경전을 닦아 익히는 것이다.
또 ‘이’는 질투를 끊으려는 것이니, 돌피를 뽑는 것 같아서, 모두 길상한 일로 변하는 것이므로 ‘이’라고 한다.
우[郁, u:남본에서처럼 짧은 음의 憂로 봐야 한다]는 모든 경전 중에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며 자꾸 늘어나는 것이니, 곧 대열반이다.
또 ‘우’는 여래의 성품이어서 성문이나 연각은 듣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곳에서 북쪽의 울단월이 가장 훌륭하듯이,
보살이 이 경을 들어 가지면 모든 중생에게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므로 ‘우’라고 한다.
우(憂, ū:긴 음의 우)는 마치 우유가 모든 맛 가운데 뛰어난 것이듯,
여래의 성품도 그와 같아서, 모든 경전 가운데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 되며,
만일 비방한다면 이 사람은 소와 다를 것이 없다.
또 ‘우’는 이 사람을 지혜와 바른 생각이 없는[無慧正念] 이라 이름하며,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비방하면 이 사람은 매우 불쌍한 것이다.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떠나고 내가 없다는 법을 말하므로 우(ū)라 한다.
에(, e)는 부처님들 법의 성품인 열반이므로 ‘에’라고 한다.
아이(野, ai)는 여래라는 뜻이다.
또 ‘아이’는 여래의 나아가고 멈추고 굽히고 펴는 동작으로서 중생을 이익 되게 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아이’라고 한다.
오(烏, o)는 번뇌란 뜻이다.
번뇌는 루(漏)라고 하는 것이니, 여래는 모든 번뇌를 영원히 끊었다. 그래서 ‘오’라고 하는 것이다.
아우(炮, au)는 대승이란 뜻이다.
14음에서 이것이 나중이 되듯이,
대승 경전도 이와 같아서, 모든 경과 논에서 가장 나중이므로 ‘아우’라고 한다.
암(菴, aṁ)은 모든 부정한 것을 막는 것이다.
부처님 법에서는 온갖 금은과 보물을 버리므로 ‘암’이라 한다.
아(阿, aḥ)는 훌륭한 법이란 뜻이다.
왜냐하면 이 대승경전인 『대열반경』은 모든 경 가운데 가장 훌륭하므로 ‘아’라고 한다.
카(迦, ka)는 모든 중생들에게 대자대비를 일으키는 것이다.
아들이란 생각 내기를, 라후라와 같이하여, 묘하고 선한 뜻을 지으므로 ‘카’라고 한다.
커(佉, kha)는 착하지 않은 벗이라 한다.
착하지 않은 벗은 잡되고 더러움을 이르며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믿지 않으므로 ‘커’라고 한다.
가(伽, ga)는 장(藏)이라 이름한다.
장은 여래의 비밀한 장을 말한다.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으므로 ‘가’라고 한다.
가(恒, gha:무거운 음의 가)는 여래의 항상한 음이다.
무엇을 여래의 항상한 음이라 하는가?
여래는 항상 머물고 변하지 않으므로 ‘가’라고 한다.
나(我, na)는 온갖 행을 파괴하는 모양이다.
그러므로 ‘아’라고 한다.
차(遮, ca)는 곧 닦는다는 뜻이다.
모든 중생들을 조복하는 것을 닦는다 하며 그러므로 ‘차’라고 한다.
차(車, cha)는 여래가 모든 중생들을 가려 주는 것이다.
비유하면 큰 일산과 같으므로 ‘차’라고 한다.
자(闍, ja)는 곧 바른 해탈로서 늙는 모양이 없으므로 ‘자’라고 한다.
자(膳, jha:무거운 음의 자)는 번뇌가 성한 것이다.
빽빽한 숲과 같으므로 ‘자’라고 한다.
나(喏, ña)는 지혜라는 뜻이다.
참된 법의 성품을 알므로‘나’라고 한다.
타(吒, ṭa)는 염부제에서 몸을 반쯤 나타내고 법을 연설하는 것이다.
반달과 같으므로 ‘타’라고 한다.
타(佗,ṭha)는 법신이 구족한 것이다.
보름달과 같으므로 ‘타’라고 한다.
다(茶, ḍa)는 어리석은 승려이다.
항상함과 무상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으므로 ‘다’라고 한다.
다(祖, ḍha:무거운 음의 다)는 스승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숫양[羝羊]과 같으므로 ‘다’라고 한다.
나(拏, ṇa)는 성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마치 외도와 같으므로 ‘나’라고 한다.
타(多, ta)는 여래가 저기에서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놀라고 두려움을 떠나라. 너희들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겠다’라고 하므로, ‘타’라고 한다.
타(他, tha)는 어리석다는 뜻이다.
중생들이 생사에서 헤매기를, 자기의 실로 몸을 얽는 누에와 같으므로 ‘타’라고 한다.
다(陀, da)는 크게 베풂이다.
이른바 대승이다. 그러므로 ‘다’라고 한다.
다(彈, dha:무거운 음의 다)는 공덕을 칭찬함이다.
이른바 삼보가 수미산처럼 높고 가파르고 커서 뒤바뀌지 않으므로 ‘다’라고 한다.
나(那, na)는 삼보가 편안히 머물러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문지방과 같으므로 ‘나’라고 한다.
파(波, pa)는 뒤바뀌었다는 뜻이다.
만일 삼보가 모두 없어졌다고 말하면 이 사람은 스스로 의혹하는 것이므로 ‘파’라고 한다.
파(頗, pha)는 세간의 재앙이다.
만일 세간의 재앙이 일어날 때에는 삼보도 끝난다고 말하면 이 사람은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성인의 뜻을 어기는 것이므로 ‘파’라고 한다.
바(婆, ba)는 부처님의 열 가지 힘[十力]을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라고 한다.
바(滼, bha:무거운 음의 바)는 무거운 짐이다.
위없는 바른 법을 짊어질 수 있으며 이 사람이 대보살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바’라고 한다.
마(摩, ma)는 보살들의 엄숙한 제도(制度)이다.
대승의 대반열반이므로 ‘마’라고 한다.
야( 蛇, ya)는 보살들이 간 데마다 중생들을 위하여 대승법을 말하는 것이므로 ‘야’라고 한다.
라(囉, ra)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깨뜨리고 진실한 법을 말하므로 ‘라’라고 한다.
라(羅, la:가벼운 음의 라)는,
성문승은 흔들리고 머물러 있지 않으며, 대승은 편안하여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문승을 버리고 위없는 대승을 부지런히 닦으므로 ‘라’라고 한다.
바(和, va)는 여래 세존께서 중생들에게 큰 법의 비를 내림이라 하니, 세간의 주문ㆍ술법의 경전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바’라고 한다.
사(奢, śa)는 세 가지 화살을 멀리 떠남이다. 그러므로 ‘사’라고 한다.
사(沙, sa)는 구족하다는 뜻이다.
이 『대열반경』을 들으면 곧 온갖 대승 경전을 듣고 지니는 것이므로 ‘사’라고 한다.
사(娑, ṣa)는 중생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며 마음을 즐겁게 함이다. 그러므로 ‘사’라고 한다.
하(呵, ha)는 마음이 즐거움이다.
신기하게 세존께서는 온갖 행을 떠났고, 특이하게 여래께서는 반열반에 드시므로 ‘하’라고 한다.
람(茶, ḷam)은 마군이란 뜻이다.
한량없는 마군들도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깨뜨리지 못하므로 ‘람’이라고 하며,
또 ‘람’은 일부러 세상을 따라서 부모와 처자를 두는 것이므로 ‘람’이라고 한다.
르(魯, r)ㆍ르(流, ṛ)ㆍ르(廬, ḷ)ㆍ르(樓, ī) 이 네 글자는 네 가지 뜻이 있으니,
이른바 부처님ㆍ교법ㆍ승가와 대법(對法)이다.
대법이라 함은 조바달(調婆達)이 일부러 승단을 파괴하며 가지가지 형상을 변화시킴과 같은 것이다.
이는 계율을 제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지혜 있는 이는 그렇게 알고 두려운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세상을 따르는 행이다.
그러므로 르(魯)ㆍ르(流)ㆍ르(廬)ㆍ르(樓)라고 한다.
[숨을 들이키는 소리]
숨을 들이키는 소리[吸氣]는 혀의 뿌리가 코를 따르는 소리이다.
긴 소리ㆍ 짧은 소리ㆍ뛰어난 소리 따위로 음에 따라서 뜻을 해석하는 것이 모두 혀와 이로 인하여 차별이 있다.
이런 글자들이 중생의 구업(口業)을 깨끗하게 한다.
중생의 불성은 그렇지 않아서, 문자를 빌린 뒤에야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성품이 본래 깨끗한 것이므로 비록 5음ㆍ6입ㆍ18계에 있더라도 5음ㆍ6입ㆍ18계와 같지 않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모두 귀의하여야 하며, 보살들도 불성의 인연으로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고 차별하지 않는다.
[반쪽 글자와 완전한 글자]
그러므로 반쪽 글자[半]가 모든 경서(經書)와 기론(記論)과 문장의 근본이 된다.
또 반쪽 글자의 뜻은 모든 번뇌를 말하는 근본이므로 반쪽 글자라 하고,
완전한 글자는 모든 선한 법을 말하는 근본이다.
마치 세상에서 나쁜 짓 하는 이를 반쪽 사람이라 하고,
선한 일 하는 이를 완전한 사람이라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모든 경서와 기론은 다 반쪽 글자로 근본을 삼는다.
만일 여래와 바른 해탈도 반쪽 글자에 들어간다고 하면, 그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문자를 여읜 까닭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온갖 법에 거리끼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아서 참으로 해탈을 얻었다.
어떤 것을 가리켜 글자의 뜻을 안다고 하는가?
만일 여래가 세상에 나타나서 반쪽 글자를 없앨 줄을 안다면, 이는 글자의 뜻을 안다고 할 것이고,
만일 반쪽 글자만을 따른다면, 이는 여래의 성품을 모르는 것이다.
어떤 것을 글자가 없는 뜻이라 하는가?
선하지 못한 법을 가까이 하여 닦는 이는 글자가 없다고 하는 것이며,
[글자가 없는 뜻]
또 글자가 없는 것은 비록 선한 법을 가까이 하여 닦으면서도 여래의 항상하고 무상함과, 늘 있고 늘 있지 않음과, 법보ㆍ승보와 계율과 잘못된 계율과, 경전과 잘못된 경전과, 마군의 말과 부처님 말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분별할 줄을 모르는 이는 글자가 없는 뜻을 따른다고 한다.
내가 지금 글자가 없는 뜻을 따르는 것을 말하였으니,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반쪽 글자를 여의고 완전한 글자를 잘 알아야 한다.”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마땅히 글자의 수를 잘 배우겠습니다. 저희들이 지금 위없는 스승을 만나서 여래의 은근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바른 법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