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 정은희
하늘에서 내리는 작은 빛
10년을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의지했던 나의 별
그렇게
하늘의 별이 되어 내 곁에 떠나보내고
마음의 우울함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지는 이 시점
무너지지 않으려고 해도 안되는 시간
하염없이 눈물을 참아도 보고
잊으려고 사람을 만나도
방 한 칸에 남은 흔적은 들어가지 않게 돼버린다.
가장 사랑했던 나의 별
하늘 높이 그 많은 별자리에
가장 빛나는 너를 만날 거야
이제 인사를 할게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
눈먼 사랑 / 정은희
뿌옇게 뿜어져 나오면 더 멀어져 간다
아무도 없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안 보이는
저 멀리 가 버린
어디에도 없구나
손에 잡았듯 잡히지 않고
빌어도 와닿지 않는 먼 곳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숨은 사랑처럼
도망간 사랑처럼
딴 세상에 서 있는다
눈에 멀어지는 사랑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퍼즐 /정은희
각 틀을 하나씩 끼우고
그 사이에 모양을 맞춘다
모양이 틀어지면 틀어지는 것처럼
사람들 모습도 같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하나씩 벗기다 보면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이 변신을 하니
어디에도 맞혀지지 않아
퍼즐을 끼울 수 없다.
알 수 없던 고통이
이제야 나오는 모양 틀에 맞혀진다
이것이 현실이다
스스로 그 길에 빠져 헤어 나온다 한들
바람처럼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