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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피커 자작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동의보감
4. 착색
제가 마감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고,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색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 착색이라는 과정이 마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닙니다. 특히 목재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분들은 착색과정을 필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저는 이런 논의는 예술적인 기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품을 통해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적절한 색채로 예술적인 감각을 드러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착색은 목공에 있어서는 디자인과 함께 예술적인 안목과 감각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또 착색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아마추어에게는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이런 이유로 착색작업이 가장 어렵고 논의가 되지 않는 분야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선 착색제의 종류와 특성, 기본적인 사용법만 이해하셔도 착색작업에 한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착색을 하는 방법은 색소를 이용하는 방법과 화학약품을 이용한 방법이 있습니다. 화학약품을 이용하는 방법은 요즘은 잘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고 저도 경험이 없습니다. Arts &crafts 스타일의 가구들이 원래는 이런 방법의 일종인 암모니아 증기 훈연(fuming)으로 착색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화학적 착색법에 대해서는 제가 설명을 드리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서, 색소를 이용한 방법에 대해서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착색(제), stain라는 것의 정의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착색(제)의 정의는 소재를 가리지 않으면서 표면에 색채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나 재료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페인트도 색채변화를 주는 작업이지만, 소재를 드러내지 않는 불투명도막을 형성한다는 것에서 착색과 구분이 되는 것입니다.
착색제의 색소성분은 크게 염료 (dye) 와 안료 (pigment) 로 분류가 됩니다. 염료와 안료의 차이는 제가 여러 가지 책을 본 것보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설명된 것이 더 쉽고 확실하더군요. 아래에 이것의 일부분을 옮겨보겠습니다.
*염료 [染料, dye]
넓은 뜻으로는 섬유 등 착색제의 총칭. 좁은 뜻으로는 물·기름에 녹아 단분자로 분산하여 섬유 등의 분자와 결합하여 착색하는 유색물질만을 가리키며, 물·기름에 녹지 않고 가루인 채로 물체 표면에 불투명한 유색막을 만드는 안료(顔料)와 구별한다. 물체에 따라서는 같은 유색물질(색소)이 염료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안료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염료 사용의 역사는 오래 되어, BC 2000년경에는 이미 쪽염색이 행하여 졌다. 1856년 W.H.퍼킨이 최초의 합성염료인 모브 또는 모베인의 합성에 성공하고, 이듬해 영국에서 공업화될 때까지는 주로 천연염료가 사용되었다. 천연염료는 대부분 견뢰도가 낮고 색조가 선명하지 않으며, 또한 복잡한 염색법의 필요 때문에 점차 합성염료로 대체되어 오늘날 천연염료는 공예품 등 특수한 용도에만 사용된다.
*안료 [顔料, pigment]
물 및 대부분의 유기용제에 녹지 않는 분말상(粉末狀)의 착색제. 백색 또는 유색(有色)이며, 아마인유 ·니스 ·합성수지액 ·아라비아고무 등 전색제(展色劑)에 섞어서 도료, 인쇄잉크, 그림물감 등을 만들어 물체 표면에 착색하거나, 고무, 합성수지 등에 직접 섞어서 착색한다. 이 밖에 도자기의 유약(釉藥) , 화장품, 또 최근에 합성섬유 원료의 착색에도 사용되어 용도가 다양하다. 안료와 비슷한 것에 염료(染料)가 있으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물 및 유기용제에 녹는 유색분말로서, 주로 섬유의 착색에 사용된다. 안료는 염료에 비해서 불투명하고, 은폐력(隱蔽力)이 크다. 안료는 무기안료(無機顔料)와 유기안료로 크게 나누며, 알루미나, 황산바륨 등과 같이 색도 은폐력도 없고, 단지 전색제, 증량제(增量劑)로서 사용되는 것도 있다. 종류에 따라 색조, 선명도, 은폐력, 착색력, 견뢰도(堅牢度 : 빛, 물, 알칼리, 산, 용매, 약품, 세탁, 열, 마찰 등에 대한 강도의 정도) 등이 다르며, 각각 알맞은 용도에 쓰인다.
염료와 안료의 예를 쉽게 들면, 과일을 먹다 옷에 물이 드는 것은 염료지만 진흙가루가 묻어서 옷에 물이 드는 것은 안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위의 것은 안료인데 입자가 소재표면의 불규칙한 곳에 끼어 붙어서 착색이 되는 것이고 아래의 염료는 분자형태로 소재와 결합되어서 착색이 됩니다.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면 다음에 설명드릴 안료와 염료의 특성도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안료는 처음에는 광물에서 만들었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합성원료로 만든다고 합니다. 안료의 색소성분은 실제로는 고운 분말이지만, 실제 제품은 이런 분말형태보다는 현탁액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현탁액이기 때문에 사용 전에는 반드시 잘 저어서 사용해야 하구요. 이런 현탁액제품에는 안료입자가 목재표면에 달라붙어 있도록 하는 부착제(Binder, 대개 오일이나 바니쉬, 래커 같은 마감도료의 성분)가 함유되어 있으며, 적당한 희석제가 가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안료착색을 하면 실제 상태는 아래 그림과 같겠지요.
희석제는 현탁용액이기 때문에 용매라기보다는 전달체(carrier)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만, 이 희석제의 성질에 따라 유성, 수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염료는 아닐린 염료(Aniline dye)라고 칭하는 분말 제품이 있습니다. 염료의 성질상 부착제가 필요 없고 단순히 용매에 녹여 사용하게 됩니다. 대부분이 물을 용매로 사용하는 것들이고요.
염료(dye)와 안료(pigment)의 차이를 몇 가지 중요한 것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염료는 투명하고 목재 표면에 고르게 스며들어 목재의 고유한 무늬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이에 비해 안료는 입자 형태이기 때문에 불투명해서 목재의 무늬가 가려질 수 있습니다. 또 안료는 색소가 입자의 형태로 불투명하고 목재표면의 틈새에 끼어 묻듯이 착색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뭇결에 따른 밀도나 눈구멍의 패턴에 따라 착색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성질로 얼룩이 잘 생기는 문제도 있지만, 이 성질을 이용하면 나무의 무늬를 조절하거나 강조하는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차이는 염료는 농도에 따라 색상조절이 가능하고, 착색 후에도 용매를 가하면 다시 색소가 녹아나오기 때문에 색상조절이 어느 정도 자유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안료는 부착제가 응고하면 색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착색제는 햇빛에 바랠 수 있습니다. 햇빛에 잘 바래지 않는 성질을 내광성, lightfastness 라고 하는데, 안료가 염료에 비해 내광성이 좋습니다.
간혹 젤(gel)스테인이라는 제품을 보실 수 있을텐데, 이것은 대개 안료착색제에 thixotrophic agent(적당한 한글 용어가 없군요)를 첨가해서 착색제가 흐르지 않는 젤상태로 만든 것입니다. 마치 케찹과 비슷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제품은 사용 중에 튀거나 흐르지 않아 편리한 점이 있지만, 이것보다는 안료착색제이면서도 아주 고르게 착색이 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쉽게 고른 착색을 하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대개 더 진득한 성질이 있을수록 더 고른 착색이 된다고 합니다.
또 NGR(non-graining-raising) 스테인이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것은 염료를 대개 글리콜에테르에 용해한 제품으로 수성제품이 나뭇결을 일으키는 단점(스펀징에서 설명을 하였던 부분입니다.)을 없앤 제품입니다.
이런 것들 이외에 알코올이나 오일에 녹일 수 있는 염료 등의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착색제가 있습니다만, 실제 작업에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안료착색제(현탁액)와 분말의 아닐린 염료로 이런 것들이 실용성이나 가격 면에서 가장 유용합니다.
아닐린 염료는 나무색으로 조색한 제품과 원색의 제품이 있습니다. 원색의 제품으로 자기가 원하는 색을 조색하려면 상당한 경지에 도달해야 할 것이고,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나무색의 제품을 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안료도 분말의 제품이 있습니다만, 이것으로 직접 현탁액을 제조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현탁액으로 만들어진 기성품을 사용하시다가 경험에 따라 안료분말을 첨가하거나 하여 자신의 색상을 조색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군요.
간혹 염료와 안료가 혼합된 제품도 있어서, 고른 색으로 기본 착색이 되면서 나뭇결을 일부 강조하는 성질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이상의 내용만 숙지하시고 실제 제품을 살피시면 제품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실제 착색작업을 하는 요령은 아주 간단합니다. 손으로 하는 방법과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스프레이를 이용하면 아주 빠르고 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방법들은 공장이나 전문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아마추어에게는 손으로 하는 작업요령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착색작업은 주위에 착색제가 튀거나 흘리는 일이 많아서 작업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착색작업을 하는 장소를 미리 정해놓으시고, 작업 전에 비닐을 깔던가 해서 작업 중에 이런 저런 손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착색작업을 시작하면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안료나 염료 모두 손작업은 아주 간단합니다. 별다른 요령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마치 오일마감의 초벌칠과 비슷한 요령으로 작업하시면 됩니다. 충분히 바르고 닦아내는 식으로 하는데, 스펀지, 헝겊, 붓 등이 모두 사용가능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헝겊으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인 것 같습니다. 단지 몰딩이나 홈에 착색을 해야 하는 경우 빳빳한 가는 붓(유화 붓과 같은 것)을 준비하시면 아주 편리합니다. 물론 수성착색제를 사용하시는 경우라면 스펀징 작업을 미리 해두는 것이 꼭 필요하구요. 고르게 착색이 되기 위해서는 작품의 작업면을 분할해서 단계별로 한 면씩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미리 계획을 세우시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너무 싱거운 설명을 드린 것 같지만, 실제 작업을 해보시면 전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조금씩 묻혀나간다고 생각하지마시고, 넉넉히 바르면서 남는 것을 훔쳐낸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이런 요령을 지켜서 작업을 해도 착색이 고르지 않게 얼룩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고르지 않게 착색이 되는 현상을 영어로는 'splotching'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얼룩'이라고 번역이 되니까 앞으로는 저도 쉽게 얼룩으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얼룩이 잘 생기는 종류의 목재는 소나무(pine) 류, 자작나무(birch), 벚나무(cherry), 연단풍(soft maple), 포플라 등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이런 얼룩이 생기는 원인은 밀도의 차이가 부분적으로 크게 나서 착색제의 침투가 다르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3가지 얼룩의 패턴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위로부터 살펴보면 나뭇결이 파도모양인 것을 제재하면 목재 표면에서 이 패턴이 나타나는 것, 목재에 부분적으로 나무진이 침착이 된 경우, 오래된 사포를 사용해서 목재표면에 광택이 생기는 것들이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염료에 비해 안료가 이런 얼룩을 잘 만들고, 특히 수성에 비해 유성안료가 더 잘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얼룩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제까지의 내용보다 앞으로의 것들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착색작업시의 얼룩을 조절하는 방법은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제일 간단한 방법은 얼룩이 잘 생기지 않는 착색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착색제의 선택은 사실은 앞에서 설명이 된 것을 다시 요약한 것입니다. 아래에 간단하게 장단점을 정리해드리니까 주변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는 것부터 적용해보시면 나름대로의 작업요령이 생기실 것입니다.
착색제 중에서 아닐린 염료가 안료계통의 착색제에 비해 얼룩이 적습니다. 특히 이런 염료는 소나무나 포플라 같은 목재에 효과적입니다. 비용 면에서 아주 유리하고, 나무 결을 잘 드러내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진한 색상일수록 얼룩이 조금 드러나는 편입니다.
다른 종류의 착색제로는 젤 스테인(Gel stain)이 효과적입니다. 젤 스테인은 사용도 간단하고 얼룩에는 아주 효과적입니다. 다만 색상을 조절하기가 어렵고, 약간 나뭇결을 가리는 듯한 느낌이 있고요. 하지만 편의성으로 본다면 특히 아마추어에게는 얼룩조절을 위한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착색제를 선택하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으로는 스프레이를 이용하면 됩니다. 스프레이로 고르게 도포하고 문질러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건조를 시키면 아주 고른 착색이 됩니다. 가구 공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특히 NGR착색제를 사용하면 작업공정이 아주 간편해지고, 일부 수종의 목재에서는 아래에 설명드리는 워시코팅(Washcoating) 후에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아주 효과적입니다. 단점은 이런 기구와 작업공간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마지막 방법으로 워시 코팅의 방법이 있습니다. 워시코팅(Washcoating)은 목재의 표면(미세구멍)을 부분적으로 막아주는 방법(Sealing)입니다. 얼룩이 지는 부분이 목재의 흡수력이 높아서 착색이 깊이 되는 것을 미리 다른 재료로 채워주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작업은 별 다른 것이 아니고 천천히 건조하는 용매나 희석한 마감도료를 도포하는 것입니다.
착색작업 전에 바르는 Preconditioner, Stain conditioner 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이 대개 천천히 건조되는 용매종류입니다. 대개 유성 안료착색제와 이런 Conditioner가 같이 시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제품은 바르고 마르기 전에 착색작업을 해서 착색제가 깊이 흡수되는 것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희석한 마감도료를 이용하는 방법이 아마추어에게는 아주 유용한 방법입니다. 래커, 오일, 쉘락 등을 희석해서 사용하는 방법인데, 특히 쉘락을 이용하는 방법이 장점이 많습니다. 저는 래커는 사용해보지 않았고 오일은 시험작업을 해보았는데 굳이 이 방법을 사용할 필요를 못 느끼겠더군요. 혹시 필요하신 분이 계실지 몰라서 방법은 소개해 드립니다. 래커는 3배의 래커 신너를 가해서 희석해 사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도포하고 건조한 후 320번 정도의 사포로 가볍게 문지르고 착색작업을 하면 됩니다. 오일은 6배의 미네랄 스피릿을 가해 희석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초벌 오일 칠을 하듯이 하고 잘 건조하면 착색작업을 들어가면 됩니다.
가장 권해드릴만한 것이 쉘락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워시코팅을 하기 위해서는1/2 에서 1 파운드 컷(lb. cut) 농도의 쉘락을 사용합니다(손오공님의 쉘락에 대한 글 참고). 이런 워시 코팅을 위한 쉘락은 왁스성분을 제거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쉘락은 건조가 빨라서 붓으로 빠르게 작업을 하고 흐르는 것만 살짝 닦아주면 됩니다.
쉘락을 사용하면 몇 가지 큰 장점이 있습니다.
1. 다른 도료(수성이나 유성 모두)와 접착성이 좋아서 다음 작업을 걱정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2. 알코올이 용매로 되어있어서 다른 착색제(주로 아닐린염료)로 기본 색상 작업이 되어있는 경우에도 염료가 다시 녹아서 번지지 않습니다.
3. 건조가 빠르고 샌딩 작업이 쉬워 작업성이 좋습니다.
4, 에틸알코올이 다른 석유계통의 신너에 비해서 유독성이 적습니다.
쉘락은 농도에 따라 목재표면이 막아지는 효과가 다르니까 경험에 따라 농도를 조절하시면 다양한 효과가 가능합니다.
이상의 방법들이 얼룩을 조절하는 방법들입니다. 이런 방법들을 응용하면 조금씩 다른 효과가 나오고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얼룩이 심하게 지는 목재나 아주 균일한 착색을 원한다면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스프레이를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잘 응용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손으로 하는 작업이 오히려 예술적인 완성도는 더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어떤 작업이 좋다고 권해드리기 어려운 것은 사용하는 목재나 가구 디자인에 따라 어울리는 작업방법이 있고,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호하는 방법은 밝은 색의 아닐린 염료로 기본 착색을 하고 쉘락, 샌딩 후 진한 색의 글레이즈로 색상을 조절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위에 설명 드린 것 중 희석한 마감도료를 이용하는 방법은 실제로는 실러(Sealer)를 이용하는 작업(Sealing) 의 한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급 착색작업인 글레이징 (Glazing), 토닝 (Toning) 작업을 이해하시려면 우선 실링(Sealing) 작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실러(Sealer)의 사용은 도장작업에서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이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도장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 고급도장의 기술, 특히 착색작업 중의 미묘한 결과의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에 대해서는 별로 소개된 글이 없고 단편적인 정보만이 있을 뿐이고, 국내에서는 실링작업이라고 하면 하도, 또는 중도 몇 회하면 된다는 식의 설명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런 내용을 설명드리려니 조금 어려운 점이 있더군요. 그래서 이런 저런 자료를 다시 찾아보기도 하고 글을 정리하다보니 다른 글에 비해 시간이 소모되었습니다.
우선 Seal 이라는 영어 단어의 뜻을 보면 봉한다는 뜻입니다만, 속뜻을 보면 "내용을 확인하여 보증하며 굳게 봉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의미가 상당히 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목재의 Sealing은 목재표면을 봉해서 목재가 더 이상 다른 착색제나 마감도료를 흡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작업이고, 이런 작업에 사용되는 도료를 Sealer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모든 투명 도료들이 도막을 형성하면 이런 효과를 갖고 있으니까 실링작업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감 재료로 사용하는 도료는 목재표면의 Pore(눈, 숨구멍, 미세구멍; 한글로 어떤 용어를 사용하면 좋을지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를 막는데 충분한 고형성분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이런 마감도료보다 실링작업에 적합하도록 고형성분과 다른 성분들을 첨가해서 생산된 도료들을 실러라고 합니다. 하지만, 꼭 이런 제품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아래에 설명 드리는 실러의 여러 가지 기능을 이해하신다면 자신의 작업에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에는 이런 기능을 분류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눈메꿈 (Pore filler) 의 기능입니다. 목재가 습기나 도료를 흡수하는 성질은 대부분이 Pore를 통하여 일어납니다. 이 Pore는 원래 나무의 수액이 흐르던 사람의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하는 부분이 목재의 절단면에 나타나는 것이죠. 이 Pore를 완전히 막아서 더 이상 도료가 흡수되지 않도록 하고, 또 목재의 표면이 매끈하게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도료이든지 초벌칠을 하면 나뭇결이 일어나게 됩니다. 물론 수성도료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하구요. 실제로는 샌딩작업만으로는 표면에 미세한 섬유가 남게되는데, 손으로 만져보아도 잘 느껴지지 않던 것이 초벌칠을 하면 이런 섬유가 일어나면서 빳빳한 상태가 되어 손으로 만져보아도 까칠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렇게 빳빳하게 굳으면 섬유의 샌딩이 쉽게 가능하구요.
그래서 이런 샌딩작업이 쉽도록 대개의 실러는 Stearates (스테아르산염, 굳은 지방산 금속염; 비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시면 됨) 을 첨가해서 제조됩니다. 이런 고형성분이 도료에 포함되면 도막이 쉽게 두껍게 형성되고 특히 사포작업이 쉬워집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실러들을 샌딩실러라고 합니다. 보통 국내제품의 설명 글을 보면 눈메꿈성, 살오름성, 사포작업이 좋다고 하는 것이 이런 샌딩실러의 특성이지요.
일반 마감도료로 실링작업을 한다면 몇 차례 칠을 하고, 또 도막이 단단해서 잘 샌딩도 되지않아 애를 먹을 것을 샌딩실러로는 한두 번의 작업으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스테아르산염이 포함된 샌딩실러는 도막이 물러서 너무 여러 번 칠을 하면 좋지 않습니다. 간혹 Pore가 큰 목재, Open-grained wood (오크같은 수종을 매끈하게 하려면 특수한 눈메꿈작업이 필요) 나, 표면 사포작업이 제대로 되지않은 경우에 샌딩실러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샌딩실러의 도막을 너무 두껍게 하면 도막이 물러져서 내구성에 문제, 특히 깨지는 현상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샌딩 실러는 한번 (간혹 두번까지) 칠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아주 단단한 도막을 만들고 싶으시고, 샌딩을 열심히 하실 각오가 있으시다면 굳이 샌딩실러는 사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감도료만으로 작업을 하시면 됩니다.
두번째의 기능은 불투과막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실링을 해서 목재의 흡수성을 차단하려면 이런 불투과막이 형성되어야 하겠지만, 이런 불투과막의 기능은 외부로부터 목재가 흡수되는 것을 막을 뿐아니라, 목재 내부의 물질이 외부로 나오는 것도 막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목재에 포함되거나 묻어있던, 나무 수지나 왁스, 기름 성분 등이 스며나와서 마감을 버리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아주 중요한 기능입니다.
세번째의 기능은 도막 사이에 차단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Washcoat에 관한 글에서도 일부 설명을 드렸지만, 같은 용매를 사용하는 도료를 칠하는 경우 밑칠이 묻어나오거나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입니다. 가장 쉬운 예가 수성염료로 착색작업을 하고 수성실러나 마감도료를 칠하면 염료가 번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쉘락같은 알콜을 용매로 하는 도료로 워시코팅를 하면 이런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밑칠이 보호되어야 다른 덧작업을 자유스럽게 할 수 있기때문에, 이런 기능은 고급착색작업에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네번째의 기능은 도막 사이의 접착제로서 기능입니다.
도료가 서로 적합성 (Compatibility) 이 맞지않아, 붙지않는 문제 (Adhesion problems)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수성과 유성도료, 또는 오일을 같이 사용할 때 이런 현상이 많은데,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작품을 완전히 망치게 됩니다.
또 어떤 경우는 이런 현상이 즉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겉칠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나타나서 후에 원망을 듣기 좋습니다. 저도 한번 이런 현상으로 완전히 스타일을 구긴 적이 있습니다만......
대개 유성도료나 오일을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성작업을 하면 이런 현상이 잘 발생합니다.
그래서 처음 사용하는 재료나 도장방법에서 이런 현상이 걱정되시면 반드시 시험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나무 조각에 시험도장을 해서 건조 후 넓은 포장용 테이프를 붙였다 떼어보면 됩니다. 겉칠이 테이프에 묻어나면 도료가 서로 붙지않는 것이니까 원인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큰 가구공장에서는 정해진 방식으로 작업을 하니까 이런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만, 아마추어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큰 재미이고 보람이겠지요. 그래서 이런 시험방법이 아주 유용한 것 같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님이 튀김요리를 준비하시는 것을 도와드렸던 생각이 나더군요. 빵가루를 묻힌 튀김재료를 만드시는데, 우선 재료에 소금, 후추를 뿌려놓으셨다가 물기를 제거하고, 밀가루를 먼저 고루 묻히시더군요. 그 다음에는 계란 풀어놓은 것에 담그셨다가 비로소 빵가루에 굴려야 재료가 완성되구요. 그 때 어머님이 일러주시기를 밀가루를 묻혀야 튀김옷이 안 벗겨진다고 하시더군요.
이 밀가루의 기능처럼 서로 붙지않는 도료 사이에서 양측에 다 잘 붙는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실러의 접착제로서의 기능입니다.
이런 접착기능이 좋은 실러로는 대표적인 것이 쉘락입니다.
제가 쉘락의 장점을 앞의 연재글에서 설명드린 것이 있습니다만, 이런 장점으로 쉘락은 마감재로뿐 아니라 실러로써 아주 유용한 재료입니다.
마감재료마다 실러(대개 샌딩실러)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맞는 것을 구입하여야 하고, 도료생산업체에서는 대개 마감도료와 어울리는 실러를 생산하고 있으니까 샌딩실러가 필요하시다면 이런 제품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이 구하기 어렵다면 쉘락(탈왁스)을 잘 이용하신다면 큰 불편은 없으실 것입니다.
글이 산만해서 간단히 정리를 해드린다면, 보통 실러라고 하면 하도나 중도작업으로 눈메꿈과 목재의 표면을 고르게해서 상도가 잘 되도록 하는 작업 정도로 이해하고 계십니다만, 이런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도 위에 설명드린 다른 기능들도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러를 바르는 목적을 생각하시면 적당한 실러나 작업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다음 기회에 설명을 드릴 것이지만, 실러가 착색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글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그림을 올려보았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드리겠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아래그림의 목재 위의 흰 부분이 실러입니다. 같은 착색제를 사용하더라도 실러 위에 사용하면 아주 고르게 일정한 착색이 되겠죠. 이런 방법을 응용해서 글레이즈, 토닝같은 착색방법을 사용합니다.
위의 그림은 실러 도막의 두께에 따라 Pore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Pore의 크기에 따라 염료착색제나 눈메꿈제를 사용할 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