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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관불삼매해경 제9권
9. 관상품(觀像品)
그때 모임 가운데에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미륵이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몸의 영락을 벗어서 여래께 받들어 올리며, 진주(眞珠)꽃을 부처님 세존과 문수사리 보살께 뿌렸다.
뿌려진 영락은 저절로 솟아서 허공중에 머무른 채 변하여 8만억 보배 대[寶臺]를 이루었다.
낱낱 대 가운데에는 백억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계시어 모두 광명을 놓으시고 널리 색신(色身)을 나타내시니, 산ㆍ숲ㆍ강ㆍ바다와 모든 중생이 가진 기묘한 모습과 별들과 해와 달과 모든 수미산과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과 모든 궁전이 또한 이 가운데에서 나타났다.
5통(通) 신선과 백억 주술(呪術)과 95종인 모든 사견도(邪見道)와 의방(醫方)과 기예(技藝)와 공교(工巧)와 글과 노래인 것들은 모두 한 털에서 이러한 일들을 나타내었다.
세상의 사견과 예욕(穢欲) 중생의 보기 드문 것도 또한 광명에서 모두 저절로 솟아나왔다.
지옥과 축생과 모든 아수라(阿修羅)와 8난(難)과 4도(倒)인 모든 상서롭지 못한 일과 업보를 받는 좋고 나쁜 것도 또한 이 모양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하였다.
뿌린 진주꽃 가운데 부처님의 위에 머무른 것은 변하여 백억의 흰 빛 광명을 이루고, 문수사리보살 위에 머무른 것은 변하여 백천억의 미묘한 빛의 광명이 되었다.
이들 모든 광명은 서로서로 얽힌 것이 큰 용왕이 몸을 서리고 서로 향한 것과 같았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 5억의 보배 광명은 승가리(僧伽梨)와 같이 베고 끊은 것이 분명하고, 금빛 광명으로써 기워서 머무르게 하고, 실의 나고 드는 곳에는 네 보배 연꽃이 나왔다.
낱낱 꽃 가운데에는 현겁(賢劫)의 보살이 가부좌하였고,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여러 화불은 보배 연꽃 위에 앉아서 이 현겁의 여러 큰 보살을 위하여 반주(般舟)의 매우 깊은 삼매를 설하시며, 또한 관불(觀佛)의 최초 인연과 유무(唯無)삼매와 염불의 경계와 금강비정(金剛譬定)을 찬탄하셨다.
이 법을 말씀하시고, 이 여러 여래께서는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말씀하셨다.
“법자여, 너는 지금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잘 지니고, 부디 잃어버리지 말라.”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천존(天尊) 대자대비(大慈大悲)께서는 일체를 불쌍히 여기소서. 미래 세상 가운데에 많은 중생은 좋지 못한 업을 지을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현재 계시지 않으니, 어느 곳을 의지하고 믿어서 죄를 가히 없애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아일다(阿逸多)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라.
여래께서 멸도하신 후에 많은 중생이 부처님을 보지 못함으로 모든 악한 법을 지을 것이니, 이와 같은 사람은 마땅히 형상을 관찰하게 해야 한다. 만일 형상을 관찰하는 자는 나의 몸을 관찰함과 다름이 없으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공중에는 꽃이 있었고, 시방의 여러 부처님께서는 공중에 머물러 서서 공손히 합장하고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불자(佛子)여, 이 일을 잘 물었도다.
오직 석가모니부처님만이 세상 고통을 구원하시고 말후(末後)의 눈멀고 어두운 중생을 위하여 형상을 관찰하는 법을 말씀하시느니라.
지금이 바로 이때이니, 부디 망설여 생각하지 말지어다.”
미륵보살은 다시 간절하게 세존께서 형상 관찰하는 법[觀像法]을 말씀하시기를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평상시의 광명을 놓으시어 니구루타(尼拘樓陀)정사와 시방 국토를 비추어 모두 금빛을 만드셨다.
그리고 부처님의 신력으로 금빛 땅을 나누어서 두 개로 만드셨다.
나뉜 각각의 땅 가운데에는 5백억 부처님께서 하방 세계로부터 모두 스스로 솟아나오시어 공중에 머물러 서서 합장하고 미륵보살마하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불자여, 이에 능히 미래의 중생이 말법(末法)에 태어나는 자를 불쌍히 여겨서 세존께 형상 관찰하는 법을 설해 주시기를 권청(勸請)하였도다.”
이때에 여러 화불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몸을 허공에 솟구쳐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지으셨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곧 스스로 미소를 지으셨는데, 웃을 때 입 속에서 큰 연꽃이 나왔다.
그 꽃에는 광채가 있되 백억의 해와 달과 별을 합한 것과 같았으며, 뭇 별과 해와 달 사이에는 만억 화불께서 가부좌하시어, 사자 평상에 앉으셨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할지어다.
여래는 지금 미래 세상의 5고(苦) 중생인, 금계를 범한 비구와 착하지 못한 악인(惡人)과 5역과 비방하고 16종의 나쁜 율의(律儀)를 행하는, 이와 같은 자들을 위하여 죄를 없애는 법을 말하리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에는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들은 의지할 데도 없고 믿을 데도 없고 귀의할 곳도 없는데, 어떻게 여래께서는 죄를 없애는 법을 말씀하신다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불법에 대하여 마음으로 알지 못하는구나.
내가 세상에 있을 적에 나에게 귀의(歸依)하는 자는 부처님께 귀의한다고 이름하며, 법에 귀의한다고 이름하며, 승가에 귀의한다고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탁악(濁惡)한 세상 가운데에 모든 중생들이 죄구(罪咎)를 없애고자 하며, 현세에 수다원(須陀洹)과 아라한을 얻고자 하며, 3보리(菩提) 마음을 발하고자 하며, 12인연을 알고자 할진대, 마땅히 관불삼매를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할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 중생이 직접 보아서 부처님의 상호를 관찰하며 부처님의 광명을 관찰함에 오히려 분명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는 부처님께서 직접 드러나 계시지 않나니, 마땅히 어떻게 관찰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는 눈앞에 부처님께서 안 계시니, 마땅히 불상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라.
불상을 관찰하는 자는 비구거나 비구니거나 우바새거나 우바이거나 천룡팔부거나 일체 중생이 불상을 관찰하려면,
먼저 불탑(佛塔)에 들어가서 좋은 향과 진흙과 보통의 흙으로 땅을 발라서 깨끗하게 하고, 그의 힘과 능력에 따라서 향을 사르며, 꽃을 흩뿌리고 불상에게 공양하며, 자기의 허물과 악(惡)을 말하고 부처님께 예배하며, 참회한다.
이와 같이 마음을 조복하여 7일을 지나고, 다시 대중 가운데에 가서 스님들이 거처한 곳을 다지고 쓸며 모든 더러울 것을 치우고 스님을 향하여 참회하고, 여러 스님의 발에 예배하기를 또한 7일을 하고, 이와 같이 공양하여 마음에 지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아야 할 것이니라.
만일 출가한 사람이면 응당 비니(毘尼: 戒律)를 외워 두루 아주 잘 통하게 할 것이요,
만일 집에 있는 사람이면 부모를 효도로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며, 마음을 조복(調伏)하여 부드럽게 해야 한다.
마음이 만일 부드럽게 되지 않으면, 마땅히 굳세게 절복(折伏)하여 마음이 조복되어 순한 것이 마치 코끼리와 말을 조복하여 제어함을 잃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마음이 유순하여지면 고요한 곳에 머물러서 뭇 좋은 향을 살라, 석가모니 부처님께 예배하고, 말하기를
‘대덕(大德)이신 우리의 대화상ㆍ응공ㆍ정변지ㆍ대비(大悲) 세존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자비의 구름으로써 제자를 덮어 주시고 보호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한다.
이 말을 하고, 온몸을 땅에 던져 형상 앞에서 울며 눈물을 흘리고, 땅으로 부터 일어나서는 의복을 정돈하고 가부좌하여 생각을 한 곳에 두되,
그 중생을 따라서 마음을 코끝에 두며, 마음을 이마 위에 두며, 마음을 발가락에 두어, 이와 같이 갖가지로 뜻을 따라 생각을 묶어서 온전히 한 곳에 두고, 달리고 흩어져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마음이 만일 동요하거든 혀를 들어 입천장에 대고 입을 다물고 눈을 감으며, 손을 깍지 끼고 단정히 앉아서 7일에 이르러 몸을 안온하게 할 것이니, 몸이 안온한 후에 불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역관(逆觀: 거슬러 관찰함)을 좋아하는 자는 불상의 발가락으로부터 차례로 우러러볼 것이니,
처음에는 발가락을 관찰하기를 마음을 묶어 전일하게 하고, 부처님의 발가락을 반연하여 7일을 지나서 눈을 뜨고 눈을 감는 데에도 분명하게 금불상의 발가락을 보고, 차츰 다시 두 발등 위를 관찰하여 명확하게 볼 것이니라.
다음에는 사슴 왕과 같은 장딴지를 관찰할 것이니, 마음이 이미 전일해지면 차례로 상투에까지 이른다. 상투로부터 얼굴을 관찰하는데, 만일 명료(明了)하지 못하면 또한 다시 참회하고 배나 더 채찍질해야 한다. 계(戒)가 깨끗하면 불상의 얼굴이 진금(眞金)의 거울과 같이 아주 분명함을 볼 것이다.
이러한 관찰을 짓고서는 미간의 털이 파리 구슬과 같이 오른쪽으로 돌아 완전(婉轉)함을 관찰해야 한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부처님의 눈썹과 눈이 하늘 화사(畫師)가 그려서 만든 바와 같음을 볼 것이다.
이러한 일을 보고서는 다음에는 정수리의 광명을 관찰하여 분명하고 명확하게 할 것이니, 이와 같은 여러 모양을 역관이라 이름하느니라.
불상을 순관(順觀:위에서 아래로 관찰함)하는 자는,
부처님의 정수리 위로부터 여러 소라 무늬 사이에까지 낱낱 소라 무늬에 마음을 묶어서 자세히 관찰하여 마음을 분명하게 하여, 부처님의 소라 무늬가 마치 검은 실과 같이 오른쪽으로 돌아 완전(婉轉)함을 보아야 한다.
다음에는 부처님의 얼굴을 관찰할 것이니, 부처님의 얼굴을 관찰하고서는 갖추어 몸을 관찰하여 차츰 내려가서 발에 이른다.
이와 같이 왕복으로 되풀이하기를 무릇 열네 번 하여, 한 불상을 자세히 관찰하여 극히 분명하게 하여 하나를 관찰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출정(出定)에나 입정(入定)에도 항상 서 계시는 불상이 수행자의 앞에 있는 것을 볼 것이다.
한 형상을 분명하게 보면 다시 둘의 형상을 생각할 것이요, 두 형상을 보면 다음 세 형상을 생각할 것이며, 나아가 열의 형상을 생각하여 모두 분명하게 해야 한다.
열의 형상을 보고 나서 한 방[一室] 안에 불상이 가득하여 빈 공간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한 방 안에 가득함을 보고는, 다시 더 정진하여 향을 사르며 꽃을 흩고 탑을 쓸며 땅을 다지고, 여러 스님을 목욕시키며, 부모와 스승과 어른을 위하여 안마하고 몸을 안락하게 봉양해야 한다.
몸을 깨끗이 씻고 발 위에는 기름을 바르고 사방에 걸식하되, 좋고 아름다운 것을 얻으면 먼저 스승과 어른에게 올리고 나누어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
이러한 수행을 하고서는 큰 서원(誓願)을 발하기를,
‘저가 지금 부처님을 관찰하오니, 이 공덕으로써 인간과 하늘과 성문과 연각을 이루는 것을 원하지 않고, 바로 부처님의 보리도를 온전히 구하고자 하나이다’라고 한다.
이러한 원을 발하고서 만일 진실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대승(大乘)을 구하는 자는 마땅히 참회를 행하고,
참회를 행하고 난 다음에 부처님 청함을 행하며,
부처님 청함을 행하고는 그에 따라 기뻐함[隨喜]을 행하고,
따라 기뻐함을 행하고는 다음에 회향(廻向)을 행하며,
회향을 행하고는 다음에 발원(發願)을 행하고,
발원을 행하고는 몸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아서 생각을 묶어 앞에 두고, 부처님 경계를 관찰하여 차츰 광대하게 할 것이다.
한 승방(僧坊) 가운데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하되, 방정한 몸이 열여섯 자[丈六]이며, 발아래에는 연꽃이 있고, 둥근 광명은 한 길[尋]이요, 또 온 몸의 광명은 마니의 광채 모양이며, 여러 화불과 화불의 시자(侍者)와 광명의 뭇 색깔을 모두 분명하게 해야 한다.
한 승방을 생각하고서는 마음을 더 넓혀서 1경(頃: 百畝)의 땅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할 것이니,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마음이 안온함을 얻고 신체가 열락(悅樂)할 것이다.
만일 다니거나 그침에도 마음 생각이 예리하므로 1경의 땅에 가득한 불상ㆍ향ㆍ꽃ㆍ공양구ㆍ모든 당번(幢幡)이 모두 불상을 따라다니는 것을 보리라.
마음이 예리하므로 좌ㆍ우ㆍ전ㆍ후에 모두 불상이 다니는 것을 볼 것이다.
마음이 차츰 광대해지면 백(百) 경의 땅에 가득한 불상을 보며, 눈을 뜨거나 눈을 감는데도 모두 마음으로 생각하여, 찰나마다 끊어지지 않고, 마음과 마음이 서로 계속하여 목이 마를 적에 물마시기를 생각함과 같을 것이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1유순에 가득한 불상을 볼 것이요, 차츰 더 광원(廣遠)하면 백 유순에 가득한 일체 불상과 32상과 80수형호(隨形好)가 모두 다 빛나는 것을 볼 것이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한 염부제의 8천 유순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음에는 동방 불바제계(佛婆提界)의 8천60유순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시 서방 구야니(瞿耶尼)계의 8천9백 유순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시 북방 울단월(鬱單越)계의 1만 6천 유순에 가득한 불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백억 4천하에 가득한 불상을 보아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밥 먹을 때와 대소변할 때만 제외하고는 모든 때 가운데에 항상 불상을 보되, 허공과 땅에 가득한 불상이 있고, 불상과 불상이 서로 차례 하여 사이에 빈 공간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몸과 마음에 기쁨이 배나 더 하되, 정수리에 12부경을 이고 공경하며, 설법하는 자에게는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하며, 불(佛)ㆍ법(法)ㆍ승(僧)에게는 부모라는 생각을 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조복하고 부드럽게 하여 성내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설령 성날 때라면 마땅히 반야바라밀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지고, 성심(誠心)으로 참회할 것이니라.
위와 같이 말한 다섯 법을 차례로 응당 행할 것이다.
생각이 이루어지면 눈을 감고 손가락을 깍지 끼고 단정히 앉아서 정수(正受)하고 다시 광원한 생각을 짓되, 시방세계에 가득한 일체 불상의 몸은 순금 빛이요, 큰 광명을 놓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라.
만일 계(界)를 범(犯)하여 좋지 못한 짓을 하는 자가 있다면,
먼저 몸이 계를 범했고, 현재 몸으로 여러 불상을 봄에 혹은 검고 혹은 희게 보이나, 참회함으로써 차츰 홍색을 보며, 홍색을 보고는 차츰 금빛을 보며, 금빛을 보고는 몸과 마음이 환희하여 여러 불상에게 권청하여 광명을 놓으시게 하느니라.
이 생각을 일으킬 때엔 생각이 예리하므로 모든 불상은 온몸의 털구멍에서 모두 광명을 놓으시는데, 낱낱 광명은 백억의 보배로운 색깔이요, 낱낱 색깔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섞인 빛깔과 미묘한 경계가 모두 저절로 솟아나오는 것을 보리니,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관립상(觀立像)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다른 모양이 나타난다면 다른 경계가 나온 것이니, 마땅히 빨리 제거할 것이니라.
이 관찰을 짓는 자는 60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또한 부처님을 보는 것이라 이름하니, 미래 세상에 심상(心想)이 예리하므로 현겁의 천불(千佛) 세존께서 그의 화상이 되는 것을 만나서 불법 가운데에 차례로 출가할 것이요, 낱낱 부처님 처소에서 부처님의 몸매를 명확하고 분명하게 볼 것이니라.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기억하고 지녀서 잊지 않을 것이며, 성수(星宿)겁의 광명(光明)부처님 처소에서 눈앞의 수기(授記)를 얻으리라.
거친[麤] 마음으로 불상을 관찰하여도, 오히려 이와 같은 한량없는 공덕을 얻거늘, 하물며 또한 생각을 묶어서 부처님의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의 광명을 관찰함이겠는가.”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대범천왕(大梵天王)과 한량없는 범천 대중은 모든 하늘 꽃을 가지고 세존께 받들어 흩으며, 몸의 영락(瓔珞)을 벗어서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니, 그 꽃은 구름과 같이 공중에 머물러 있었으며 받들어 올린 영락은 변하여 금대(金臺)를 이루었다. 금대 가운데에는 금빛 광명을 이루며, 그 광명은 변하여 7불(佛)의 거룩하신 형상이 되어 단엄하고 미묘하여 온갖 색상을 갖추었다.
나계(螺髻) 범왕(梵王)은 허리를 펴고 단정히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권청(勸請)하여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큰 자비로 중생을 불쌍히 여기십니다.
오는 세상의 눈멀고 어두운 중생을 위하여 구족하게 불상을 관찰하는 법을 연설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에 의지하여 항상 여러 부처님 세존을 만나는 것을 얻어서 염불삼매를 얻으며, 삼매의 힘으로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죄악을 멀리 떠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면 죄가 소멸하므로 여러 부처님을 현재에도 볼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말이 옳고 옳도다. 그대가 말한 바대로 하리라.”
그때 세존께서도 또한 오는 세상의 모든 중생을 위하므로 다시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는 법을 말씀하셨다.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는 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을 묶어서 앞에 입상(立像)으로 하여금 발밑에 꽃이 나게 하니, 이 꽃이 날 때에 마땅히 생각을 일으키되,
‘이 대지(大地)로 하여금 황금빛을 만들고, 7보(寶)의 빛을 만들게 하리라’ 하면,
이 생각을 따라 나타나기를 낱낱 보배인 황금으로 경계를 이루고, 낱낱 경계 사이에는 보배 연꽃이 나느니라.
이 생각을 지을 때에 보배 연꽃이 있되, 천 잎이 갖추어져 있어 생각을 따라 나타난다.
이미 꽃을 보고는 여러 상상한 불상을 청하여 보배 꽃에 앉으시게 한다.
여러 불상이 앉을 때에는 대지(大地)에서 자연히 크고 흰 빛이 나기를 유리 빛과 같이 회고 깨끗하여 가히 사랑스럽다.
여러 흰 광명 사이에 백억 보살은 마치 설산(雪山)과 같이 희어서 상상 속의 불상[想像]의 몸 털구멍으로부터 나오느니라.
낱낱 보살 몸의 털구멍 가운데에는 금빛 광명이 나오는데, 그 광명은 산과 같은 백천 금이며, 염부단금(閻浮檀金) 광명은 빛나고 빛나서 수효를 가히 알 수 없이 생각을 따라서 나타난다.
낱낱 산꼭대기에는 한 상상의 불상이 있어 높고 현저하여 가히 볼 만하니 염부단금 빛이요, 그 광명은 크게 치성하여 시방세계를 비추어서 모두 금빛을 만드는데, 땅과 허공도 또한 금빛으로 만드는 것을 보았다.
그 가운데에 가득한 것은 금형상과 금광명과 금일산과 금대와 금꽃과 금 깃발이었다.
상상의 보살이 보이는데, 순전히 백옥(白玉)의 빛이요, 손에는 흰 총채[白拂]를 잡았고 흰 꽃을 잡은 이도 있었다.
마땅히 생각을 일으키되, 아주 곱고 희게 할 것이다.
만일 잡된 생각을 하면 이상한 경계가 나타날 것이니, 마땅히 빨리 없애야 한다.
만일 제거하여 없애지 않으면 딴 생각을 따라서 딴 경계를 따라가고 기뻐해서 풍병이 발생하리라.
이 염불하는 생각은 큰 감로(甘露)여서 중생을 이익하게 하며, 관불삼매는 좋은 약을 먹어 4대(大)를 이익하게 함과 같으니, 이 약을 먹는 자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한다.
만일 중생이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는 자는 5백억겁 생사의 죄를 없앨 것이며, 미래에 현겁(賢劫)의 천불(千佛)을 만나며, 현겁을 지나고서 성수겁(星宿劫) 가운데에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기를 그 수효는 10만에 이를 것이다.
그리고 낱낱 부처님 처소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니고, 몸과 마음은 안온하여 마침내 어지럽지 않을 것이요, 낱낱 세존 앞에서 앞으로의 수기를 얻을 것이며, 산수겁을 지나서는 마침내 부처를 이루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있어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고 나면, 마땅히 불상이 행하는 것을 관찰해야 한다.
불상이 행하는 것을 관찰하는 자는 시방 세계에 가득한 불상이 행하는 것을 보나니, 허공과 땅에도 낱낱 불상이 자리로부터 일어나는 것을 본다.
낱낱 불상이 일어날 때에는 5백억의 보배 꽃이 있고, 낱낱 꽃 가운데에는 무수한 광명이 있으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무수한 화불께서 심상(心想)을 따라서 나타난다.
앉은 불상이 아직 일어서지 않은 가운데 몸을 움직일 때, 미간의 흰 털[白毫]은 감기고 펴져서 길기도 짧기도 하기를, 마치 진불(眞佛)이 흰 광명을 놓으신 것과 같이 백천의 색으로 금빛 광명을 비추어 꾸민다.
여러 광명의 사이에는 무수한 은(銀)불상이 있는데 몸은 흰 은빛이요, 은광명과 은꽃과 은일산과 은번기와 은대로서 모두 다 은이었다.
이때에 많은 금형상과 은형상이 함께 움직여 몸을 일으키고자 하면, 여러 형상의 배꼽 가운데에는 각각 연꽃이 나고, 그 연꽃 가운데에는 무수한 백천 화불께서 솟아나며, 낱낱 화불은 금빛 광명을 놓아서 수행자의 몸을 비추었다.
이때 수행자는 정(定)에 들 때에 스스로 자기 몸의 36물(物)과 오로(惡露)가 깨끗하지 못함을 본다. 깨끗하지 못한 것이 나타날 때에는 마땅히 빨리 제거하여 없애고 생각하기를,
‘3세 여러 부처님의 몸과 마음은 청정하시니, 나는 지금 부처님의 참되고 깨끗한 법신(法身)을 배우리라. 이 깨끗하지 못한 부정관(不淨觀)은 탐애(貪愛)로부터 난 것이니, 헛되고 진실하지 못한지라, 이렇게 관찰을 해서 무엇하랴’ 하고,
마땅히 스스로 몸을 관찰하기를,
‘깨끗하지 못한 것을 변하게 하여 흰 옥이 되게 하리라’ 하면,
스스로 자기 몸이 흰 옥병과 같이 안팎이 함께 공(空)함을 보느니라.
이 관찰을 할 때에는 마땅히 수약(酥藥)을 먹고 몸을 허하게 해야 할 것이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질 때에는 여러 형상이 모두 일어나서 전과 같이 서 있을 것이다.
불상이 서 있음을 볼 적에는 마땅히 생각하기를
‘불상으로 하여금 행하시기를 청하리라’ 할 것이다.
불상이 이미 행하시면 걸음걸음마다 발밑에 꽃이 나와서 연화대를 이룬다. 시방세계에 가득한 행하시는 불상을 공양구와 풍류와 모든 하늘 대중이 공경하며 에워싸는 것을 본다.
행하는 불상은 광명을 놓아서 여러 대중을 비추어 금빛으로 만들고,
은형상은 광명을 놓아서 여러 대중을 비추어 모두 은빛으로 만들며,
백옥(白玉)보살은 흰 옥의 광명을 놓아서 여러 대중을 흰 옥빛으로 만들며,
여러 가지 색의 여러 형상은 각각 여러 가지 색깔의 광명을 놓아서 그 사이를 비추어 꾸미느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시 생각을 일으키기를,
여러 행하는 불상을 청하여 손으로 모두 나의 머리를 만지게 할 것이다.
그때 여러 불상은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수행자의 머리를 만지느니라.
이때 여러 불상은 큰 광명을 놓아서 수행자의 몸을 비춘다. 광명이 몸을 비출 때에 수행자는 스스로 자기 몸이 황금빛임을 보리라.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정(定)에서 나와서 환희하며, 다시 또한 지극한 마음으로 여러 부처님께 예배하며 모든 공덕을 닦고, 이 공덕으로써 보리에 회향(廻向)하느니라.
그때 또한 다시 생각을 일으키기를,
‘나는 지금 많은 금형상이 행하고 앉는 것을 미루어 헤아려 보았으나, 아직 신통은 뜻에 따라 보지 못했다’라고 한다.
그리고는 마음을 일으키고 생각을 지어서 여러 행하는 불상과 보살 형상을 청하여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짓게 하면 생각을 따라 곧 열여덟 가지의 변화를 짓는다.
시방에 가득한 일체 여러 형상은 몸을 허공중으로 솟구쳐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짓되 위신(威神)이 자재하여 널리 색신을 나타내어 수행자로 하여금 보게 한다.
보고 나서는 기뻐하여 일체 형상을 청하여 법륜을 굴리게 하면, 생각을 따라서 즉시 낱낱의 여러 형상이 이구동성으로 계행 지니는 것을 찬탄하며, 염불하는 것을 찬탄한다.
생각으로 이를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다시 정진을 더 하니, 정진함으로 해서 심상(心想)이 이루어짐을 얻는다.
심상이 이루어질 때에는 시방세계의 모든 대지ㆍ산ㆍ강ㆍ석벽이 모두 다 변화하여 금강의 땅이 되고, 금강의 땅 위에는 흰 광명이 솟아난다.
여러 흰 광명의 사이에는 무수한 화불께서 보배 연꽃에 앉아 계시고, 낱낱 화불께서는 무수억 백천 광명을 놓으시니, 낱낱 광명은 다시 무수한 백천 화불로 변화한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수행자는 스스로 몸의 여러 털구멍에서 금빛 광명을 내어 두루 일체를 비추는 것을 볼 것이다.
만일 딴 경계가 일어나면, 마땅히 빨리 제거하여 없앨 것이니라.
이와 같은 심상은 맹렬한 바람보다 빠르니, 잠깐 사이에 무수한 화불을 보느니라.
수행자는 마음이 예리하기에, 눈 밝은 사람이 파리(頗梨)의 거울을 가지고 스스로의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이 수행자의 형상을 관찰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마땅히 생각하기를,
‘여러 부처님ㆍ세존께서는 큰 적멸(寂滅)에 머무시어 몸과 마음이 청청하여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
나와 같은 몸은 4대(大)와 5음(陰)으로 함께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파초의 나무와 같아서 중간이 굳고 진실함이 없으며, 물 위에 거품과 같고, 물속의 달과 같고, 거울 속의 영상과 같고, 뜨거운 때에 이글거리는 화염과 같고, 아지랑이[野馬]가 일어나는 것과 같고, 건달바의 성과 같다.’
이 생각을 하고 나면 여러 형상은 곧 없어지고 금빛 광명이 있고, 금광명의 사이에 금부처님의 영상이 있어 거울 속의 영상과 같아, 다니고 머무르고 앉고 눕는 네 가지 위의(威儀) 가운데 일체 색깔이 나타나느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질 때에는 마땅히 여래의 계행인 몸을 생각할 것이다. 계행인 몸을 생각할 때에는 여러 부처님의 영상을 보되 미간(眉間)의 광명은 마치 흰 실과 같고 비어 청청한 것이 수행자의 앞에 이른다.
수행자는 보고 마땅히 생각하기를,
‘석가모니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서는 과거 세상 때에 큰 계행의 몸으로써 스스로 장엄하셨으므로, 오늘에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으셨도다.’라고 한다.
이 생각을 할 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유리 굴에 앉아서 몸은 자주 금빛이요, 단엄하고 미묘하여 여러 비구와 보갈 대중으로 권속을 삼으시고, 수행자의 앞에 머물러 말씀하셨다.
‘법자(法子)여, 너는 관불삼매력을 닦으므로 내가 열반상(涅槃相)의 힘으로써 너에게 색신을 보이어 너로 하여금 자세히 관찰하게 하노라.
너는 지금 좌선(坐禪)하되 많이 관찰하지 말라.
너는 후세의 사람으로서 모든 악을 많이 지었으니, 다만 백호상의 광명을 관찰하여라.
이 관찰을 지을 때에 보이는 경계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때 한 생각[一念]이요, 정(情)에 집착한 바 없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면, 그 즉시 염불삼매를 얻는다.
염불삼매라는 것은 부처님의 색신을 분명하게 보는 것이며, 또한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 일체 경계는 또한 위의 부처님 마음을 관찰하는 데에서 말함과 같다.
또한 부처님의 몸과 일체 광명을 보는 것은 또한 위에서 부처님의 몸과 광명을 관찰하는 데에서 말함과 같으니라.
또한 부처님 몸의 일체 털구멍을 보나니, 낱낱 털구멍에는 모두 8만 4천 연꽃이 나며, 낱낱 꽃 가운데에는 또한 8만 4천의 화불께서 계시고, 부처님과 부처님께서는 서로 차례 하여 시방세계에 가득하시느니라.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곧 오른손을 펴시고 수행자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일체 화불께서도 또한 오른손을 펴시고 수행자의 정수리를 만지시나니,
이 관찰을 얻은 자는, ‘부처님께서 앞에 나타난 삼매’라 이름하며,
또한 염불삼매라 이름하며, 또한 관불색신(觀佛色身)삼매라 이름하느니라.
그때 여러 부처님께서는 이구동성으로 각각 모두 수행자를 위하여 설법하시느니라.
비록 도를 얻지 못하여도, 부처님을 보고 총지법을 얻어 잃어버리지 아니하면, 이는 범부의 염불삼매라 이름한다.
이 삼매를 얻은 자는 찰나의 순간에도 항상 여러 부처님을 보며, 생각 생각의 순간에도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리니, 이른바 대승방등경전(大乘方等經典)을 하루 낮 하루 밤에 곧 통달함을 얻고, 부모가 낳은 몸과 정신으로 어둡고 악한 세상에서 염불함으로 해서 총지의 법을 듣게 될 것이니라.
몸을 버린 딴 세상에서는 반드시 부처님을 볼 것이요,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천만억 선다라니(旋陀羅尼)를 얻을 것이며, 다라니를 얻으면,
80억 부처님께서는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수행자의 정수리를 만지시고 낱낱 부처님께서는 모두 결정적인 말씀을 하시되,
‘너는 염불한 까닭으로 성수겁(星宿劫)을 지나서, 부처됨을 얻을 것이요, 몸매와 광명은 나와 다름이 없으리라’라고 하시느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80억 부처님께서는 일시에 광명을 놓으시며, 광명 가운데에는 다시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께서는 모두 이 말씀을 하시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여러 법을 ‘불상을 관찰하는 법[觀像法]’이라 이름하나니, 만일 불상을 관찰할 때에는 스스로 마땅히 다시 한량없는 백천의 수승한 경계가 있으리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