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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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경은 나선 비구가 득도한 인연과 사갈국(舍竭國)의 미란(彌蘭) 왕과 벌인 문답을 전한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Miliṇḍapañha이다.
줄여서 『나선경(那先經)』이라 하고,
별칭으로 『미란왕문경(彌蘭王問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한역자는 미상이며, 『동진록(東晋錄)』에 목록이 올라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나선 비구가 득도한 인연과 사갈국(舍竭國)의 미란(彌蘭) 왕과 주고받은 문답을 전한다. 부처님이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머물 때, 부처님을 따르던 코끼리 왕이 죽은 뒤 사람으로 태어나 브라만이 되었다.
그는 숲에서 수행하다가 어떤 브라만을 만나 친하게 지냈으나, 두 사람은 서로 소원하는 바가 달랐다. 한 사람은 내세에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기 원하고, 다른 이는 내세에 국왕이 되기 바랐다. 이들이 바로 나선 비구와 미란 왕이다.
이 경은 두 주인공의 전생 이야기를 비롯해 두 사람이 만나 펼치는 문답으로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예컨대 출가 동기를 묻는 질문에서 자연스럽게 윤회와 내세의 문제, 불교적인 삶과 수행의 문제, 수행의 궁극적 목표인 열반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미란 왕의 질문에 나선 비구의 대답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그리스인 미란 왕, 즉 밀린다는 메난드로스(Menandros)와 같은 인물이다.
미란 왕이 나선 비구, 즉 나가세나라는 인도의 수행자와 논란을 벌인 끝에 출가해 아라한이 되었다는 이 경의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인도의 사상을 대표하는 불교 철학과 그리스 철학의 대론이라는 점뿐 아니라, 고대 동양과 서양의 교류라는 점도 매우 이색적이다.
특히 번쇄한 철학으로 비판받는 아비달마 불교와 다른 시각의 해석을 보여 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