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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장엄경론 제4권
12. 술구품 ①[2]
[진실을 구하는 것의 비유]
이미 진실을 구함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진실을 구하는 것의 비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저 환사(幻師)가 일으키는 것과 같은 비유는
헛된 분별을 설한 것이며
저 여러 환(幻)의 일과 같은 비유는
두 가지의 미혹함을 말한다.
[釋] ‘저 환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비유가 헛된 분별’이라 함은
비유하면 저 환을 일으키는 자가 주술(呪術)의 힘을 의지하여 나무와 돌들을 변화시켜서 미혹된 원인을 만든다.
이와 같이 헛된 분별이듯이 의타(依他)의 성품도 또한 그러하여서 가지가지의 분별을 일으켜서 전도의 원인을 만든다.
‘저 여러 환의 일과 같은 비유는 두 가지의 미(迷)함을 말한다’고 함은
비유하면 환의 모양인 금 등의 가지가지 형상과 모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소기(所起)의 분별의 성품도 또한 그러하여 능취와 소취의 두 가지 미함이 항상 나타난다.
게송으로 말한다.
그와 같아서 체가 없기 때문에
제일의(第一義)에 들어감을 얻는다.
그와 같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세제(世諦)의 실다움을 통달한다.
[釋] 그와 같아서 체가 없기 때문에 제일의에 들어감을 얻는다고 함은 다음과 같다.
‘그와 같다’고 함은 환을 부리는 자를 이름으로서 환을 부리는 일은 실다운 체가 있지 않으니, 이는 의타(依他)와 분별의 두 모양이 또한 실다운 체가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이러한 도리로 말미암기에 곧 제일의제를 통달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세제(世諦)의 실다움을 통달한다고 함은 다음과 같다.
‘얻을 수 있다’고 함은 환을 부리는 자를 이름이니 환을 부리는 일도 체를 또한 얻을 수 있다. 이는 허망한 분별이 또한 그러함을 비유한 것이다.
이러한 도리로 말미암기에 곧 세제의 실다움에 통달함을 얻게 된다.
게송으로 말한다.
그 일은 체가 없기 때문에
곧 진실의 경계를 얻는다.
이와 같이 전의(轉依)하기 때문에
곧 진실의 뜻을 얻는다.
[釋] ‘그 일은 체가 없기 때문에 곧 진실의 경계를 얻는다’고 함은 만일 사람이 저 환의 일이 체가 없는 줄 요달하면 곧 나무 등의 실다운 경계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의하기 때문에 곧 진실의 뜻을 얻는다’고 함은 만일 여러 보살이 저 두 가지의 미혹함이 체가 없는 줄 요달해서 전의를 얻을 때에는 곧 진실한 성품의 뜻을 얻는다는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다.
미혹의 인(因)이 체가 없기 때문에
미혹이 없으면 자재하게 행한다.
전도(顚倒)된 인은 체가 없기 때문에
전도됨이 없으면 자재하게 전한다.
[釋] ‘미혹의 인이 체가 없기 때문에 미혹이 없으면 자재하게 행한다’고 함은 세간에서 나무ㆍ돌들은 비록 체가 없지만 미의 인이 된다.
그러니 만일 미혹이 없는 경지에 이르면 행이 곧 자재하여서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다.
‘전도된 인은 체가 없기 때문에 전도됨이 없으면 자재하게 전(轉)한다’고 함은 이와 같은 전의(轉依)가 아직 전하지 않았을 때에는 비록 체가 없지만 전도의 인이 된다.
그러므로 만일 전(轉)을 얻을 때에는 전도가 없음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성인이 또한 자재함을 얻어서 자재함을 의지하여 행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이 일이 그곳에 있지만
저기에 있다 하여도 또한 체는 없으니
체가 있는 듯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환이라 말한다.
[釋] ‘이 일이 그곳에 있지만 저기에 있다 하여도 또한 체는 없다’고 함은 이는 환의 일이 있는 듯하면서도 있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왜냐하면 있다 함은 이 환의 형상과 일이 그곳에 나타나기 때문이고, 있지 않다고 함은 저 실다운 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체가 있는 듯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환이라 말한다’고 함은 이와 같이 체가 있음과 체가 없음이 둘이 아니다. 이 뜻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이것을 환이라고 말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무(無)의 체는 체가 없음이 아니요,
체가 없음이 아닌 것은 곧 체이니
체가 없음과 체가 둘이 아니다.
그러기에 환이라고 말한다.
[釋] ‘무의 체는 체가 없음이 아니요, 체가 없음이 아닌 것이 곧 체’라 함은 이는 환의 일은 있음이 아니면서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왜냐하면 있지 않다고 함은, 저 환의 일은 체가 없으니 실다운 체가 없음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있다고 함은, 저 환의 일이 체가 없음이 아니니 그것은 형상이 나타남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체가 없음과 체가 둘이 아니다. 그러기에 이를 환이라고 말한다’고 함은 이와 같이 체가 없음과 체가 차이가 없으니 이 뜻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이를 환이라고 말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두 가지 빛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두 가지 빛의 체가 없으니
그러기에 색(色) 등은
체가 있으면서 곧 체가 없다고 말한다.
[釋] ‘두 가지 빛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두 가지 빛의 체가 없다’고 함은 이는 허망한 분별이 있는 듯하면서 있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왜냐하면 있다고 함은 저 두 가지의 빛이 나타나기 때문이요, 있지 않다고 함은 그의 실다운 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색(色) 등은 체가 있으면서 곧 체가 없다고 말한다’고 함은 이 뜻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색 등은 체가 있으면서 곧 체가 없다고 말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체가 없다고 하여도 체가 없음이 아니요,
체가 없음이 아니라 하여도 곧 체이니,
그러기에 색(色) 등은
체가 없으며 체가 둘이 아니라고 말한다.
[釋] ‘체가 없다고 하여도 체가 없음이 아니요, 체가 없음이 아니라 하여도 곧 체’라 함은 이는 허망한 분별이 있지 않으면서 그러나 있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왜냐하면 있지 않다 함은, 저 둘의 빛은 체가 없다는 것이니, 실다운 체가 없음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있다고 함은, 저 둘의 빛이 체가 없는 것이 아니니, 빛이 나타남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색 등은 체가 없음과 체가 둘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함은 이 뜻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그래서 색 등은 체가 없으며 체가 차이가 있지 않다고 말한다.
[문] 체와 체가 없음을 어찌해서 한결같이 정하여 말하지 아니하고 저 둘로 하여금 차별이 없다고 합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있다는 변(邊)을 막기 위하여 세우고
없다는 변을 막기 위해서 비방하며
대승에서 물러나 소승의 열반에 나아가니
그것을 막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釋] 그의 순서대로
첫째는 있다는 변을 막고,
둘째는 없다는 변을 막으며,
셋째는 소승의 적멸(寂滅)에 나아감을 막은 것이다.
그러기에 한결같이 일정하게 말할 수 없다.
[문] 무엇을 일러 있다는 변을 막는다고 합니까?
[답] 있다는 변을 막기 위해서 세운 것이다.
이는 체가 없음에서 체가 없음을 아는 것에 말미암기 때문에 마땅히 있는 것이라고 안립(安立)할 수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문] 무엇을 일러 없다는 변을 막는다고 합니까?
[답] 없다는 변을 막기 위해서 비방한다.
이는 있음의 체에서 세제(世諦)를 아는 것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마땅히 없음을 비방하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문] 무엇을 일러 소승의 적멸에 나아감을 막는다고 합니까?
[답] 대승에서 후퇴하여 소승의 적멸에 나아감을 막은 것이다.
그 또한 그러하다. 이것은 두 가지의 구별이 없음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마땅히 체를 싫어하여 소승의 열반에 들어가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다.
색식(色識)이 미혹의 인(因)이 되고
식식(識識)은 미혹의 체가 된다.
색식의 인이 없기 때문에
식식의 체도 또한 없다.
[釋] ‘색식이 미혹의 인이 되고 식식은 미혹의 체가 된다’고 함은 저 미혹한 것의 경계를 색식이라 이르지만 저 능히 미혹한 체는 색식이 아니다. 그것은 색식은 체가 없기 때문이다.
‘식식의 체도 또한 없다’고 함은 색식이 없기 때문에 색식이 아닌 것도 또한 없다. 왜냐하면 인이 없기 때문에 저 과도 또한 없는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다.
환의 형상과 환을 취함을
미혹하기 때문에 둘이라고 말하지만
이와 같아서 저 둘이 없으면서
그러나 둘이 있다 함도 가히 얻겠다.
[釋] ‘환의 형상과 환을 취함을 미혹하기 때문에 둘이라고 한다’고 함은 미혹한 사람은 환의 형상과 환을 취한다. 그것을 미혹함으로 말미암기에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의 두 일이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아서 저 둘이 없지만 둘이 있음을 가히 얻겠다’고 함은 저 둘이 비록 없으나 둘을 얻게 되니, 그것은 미혹함으로 말미암아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 이 비유는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입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뼈의 형상과 뼈를 취하는 것은
관(觀)하기 때문에 또한 둘이라 말하지만
둘이 없는 데서 둘이라 하니
가히 얻음도 또한 이와 같다.
[釋] ‘뼈의 형상과 뼈를 취하는 것은 관하기 때문에 또한 둘이라 말한다’고 함은 관행(觀行)을 닦는 사람의 뼈의 형상과 뼈를 취함에서 관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능관(能觀)과 소관(所觀)의 두 일이 있다고 말한다.
‘둘이 없는 데서 둘이라 하니 가히 얻음도 또한 이와 같다’고 함은 저 둘이 비록 없지만 둘을 또한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관으로 말미암아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 이와 같이 관하고서는 무슨 법으로 소치(所治)를 삼고 무슨 법으로 능치(能治)를 삼습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마땅히 알아야 한다. 소취의 체는
이른바 저 법의 미혹한 모양이니
이와 같이 체와 체가 없음과
있음과 있음 아님이 환과 같다.
[釋] ‘마땅히 알아야 한다. 소치의 체와 이른바 저 법의 미혹한 모양’이라고 함은 이 가운데 마땅히 알아야 한다.
소치의 체라 함이 곧 법의 미혹한 모양이다.
법의 미혹한 모양이라고 함은, 이른바 이와 같고 이와 같은 체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체와 체가 없음과 있음과 있음 아님이 환과 같다’고 함은
이와 같은 체를 있다고 말하는 자는 허망한 분별로 말미암기 때문이요,
있지 않다고 말하는 자는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의 둘과 체와 체 아닌 것이 구별이 없기 때문이니,
이와 같이 있다고 하여도 또한 환과 같고 없다고 하여도 또한 환과 같은 것이다.
이 모양이 환과 같음을 말하였다.
게송으로 말한다.
마땅히 알아야 한다. 능치(能治)의 체는
염(念)과 처(處) 등의 여러 법이다.
이와 같이 체가 모양이 없으니
환과 같다고 함도 또한 이와 같다.
[釋] ‘마땅히 알아야 한다. 능치의 체는 염(念)과 처(處) 등의 여러 법’이라 함은 이 가운데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능치의 체는 이것이 곧 여러 법이고,
여러 법이라 함은 이른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염과 처 등의 법이다.
이와 같고 이와 같은 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체가 모양이 없으니 환과 같다 함도 또한 이와 같다’고 함은 그 체가 또한 환과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범부가 취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고, 이와 같은 유의 체이고,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이와 같고, 이와 같은 무의 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체는 모양이 없어서 부처님 세존께서 태에 들고 출생하고 왕성을 넘고 출가하고 정각(正覺)을 이룸을 보였으니, 이와 같이 모양이 없는 데서 빛이 나타났다.
그러기에 환과 같다고 한다.
[문] 만일 모든 법이 한가지로 환과 같다면
어떤 뜻 때문에 하나는 능치가 되고 하나는 소치가 됩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비유하면 강한 환의 임금이
다른 환의 임금들을 물리침과 같아서
이와 같은 청정한 법이
능히 염오(染汚)의 법을 다 없앤다.
[釋] ‘비유하면 강한 환의 임금이 다른 환의 임금들을 물리침과 같다’고 함은 저 능치의 청정한 법은 또한 강한 환의 임금과 같이 능히 염오의 법을 대치하여 증상을 얻게 한다.
그러기에 소치의 염오된 법은 또한 환의 임금과 같이 경계에서 증상을 얻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청정한 법이 능히 염오의 법을 다 없앤다’고 함은
그 힘이 센 환의 임금이 나머지 환의 임금들을 물리침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서 법이 환과 같음을 알아 능히 청정한 법으로써 염오된 법을 대치한다.
그러기에 자만(自慢)하는 마음이 없다.
[문] 세존께서 곳곳에서 환과 같고 꿈과 같고 불꽃과 같고 형상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메아리와 같고 물 속의 달과 같고 화(化)와 같다고 말씀하셨으니,
이와 같은 여덟 가지의 비유는 무엇을 나타내려는 것입니까?
게송으로 말한다.
환과 같음에서 화(化)와 같다는 데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여러 행에 비유하였으니
두 가지 6과 2와 두 가지 6은
낱낱이 하나의 3이 있다.
[釋] ‘환과 같음으로부터 화(化)와 같다는 데에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여러 행에 비유한다’고 함은 환은 안의 6입(入)에 비유하였으니, 나라는 것들의 체가 있지 아니하고 다만 빛이 나타날 뿐이다.
꿈은 밖의 6입에 비유하였으니, 수용하는 것의 경진(境塵)의 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불꽃은 마음과 마음의 수[心數]에 비유하였으니, 두 법이 미혹을 일으킴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형상(形像)은 다시 안의 6입에 비유하였으니 이것이 묵은 업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다시 바깥 6입에 비유하였으니, 이 내입(內入)으로 말미암아 그림자가 안에 들어가서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메아리는 말한 것의 법에 비유하였으니, 법이 메아리 같기 때문이다.
물속의 달은 정(定)을 의지하는 법에 비유하였으니, 정은 곧 물과 같고 법은 곧 달과 같아서 저 물이 맑고 고요함으로 말미암아 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화(化)는 보살에 비유한 것이니, 고의(故意)로 생을 받되 일체 짓는 것의 일에 물들지 않기 때문이다.
두 가지 6과 2와 두 가지 6은 낱낱이 하나의 3이 있다고 함에서, 처음 두 가지 6은 이른바 안의 6입과 밖의 6입을 이른 것이다.
또 저 환과 꿈의 두 가지가 나타난 것을 2로 비유한 것이니, 이른바 심(心)과 마음의 수[心數]이다.
불꽃은 나타난 것을 비유한 것이다. 다시 두 가지 6은 이른바 안의 6입과 밖의 6입이다.
형상과 그림자는 두 가지가 나타난 것을 비유한 것이다. 낱낱이 하나는 이른바 설법(說法)과 삼매(三昧)와 수생(受生)이다.
메아리와 달과 화(化)의 셋은 나타낸 것을 비유한 것이다.
[능히 아는 지혜]
이미 진실의 뜻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능히 아는 지혜를 구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참답지 못함과 참다움에 비슷함과
참다움과 참답지 못함에 비슷함과
이와 같은 네 가지의 지혜가
능히 일체의 경계를 안다.
[釋] ‘참답지 못함과 참다움에 비슷함과 참다움과 참답지 못함에 비슷함’이라 함은 다음과 같다. 참답지 못하다고 함은, 이른바 참다운 분별의 지혜가 아님이니 세간을 벗어난 지혜의 분별을 수순하지 않음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참다움과 비슷하다고 함은, 이른바 참이 아니고 참이 아님도 아닌 분별의 지혜이니, 처음의 극히 통달한 분을 따라출세의지혜를수순함으로말미암기때문이다.
참답다고 함은, 이른바 세간을 벗어난 분별이 없는 지혜로서 진여(眞如)를 증득하기 때문이다.
참답지 못함과 비슷하다고 함은, 이른바 분별함도 아니고 분별하지 아니함도 아닌 지혜이니, 곧 출세간의 뒤에 세상 지혜를 얻는 것이다.
‘이와 같은 네 가지의 지혜가 능히 일체의 경계를 안다’고 함은 이 네 가지의 지혜로 말미암아 구족하게 일체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
[구하는 데 염오됨과 청정]
이미 구하는 지혜를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구하는 데 염오됨과 청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자기의 경계와 두 빛과
어리석음은 모든 미혹과 함께 일어나니
이와 같은 온갖 분별은
두 가지의 실(實)을 마땅히 멀리 여의어야 한다.
[釋] ‘자기의 경계와 두 빛과 어리석음은 모든 미혹과 함께 일어난다’고 함에서 자기의 경계라 함은 이른바 아리야식(阿梨耶識)의 종자이다.
두 빛이라 함은, 이른바 능취의 빛과 소취의 빛이다. 이들의 분별은 무명과 여러 혹과 함께 말미암아 일어남을 얻는다.
‘이와 같은 여러 분별은 두 가지의 실(實)을 마땅히 멀리 여의어야 한다’고 함에서 두 가지의 실이라 함은 이른바 소취의 실(實)과 능취의 실이니, 이와 같은 두 실의 염오를 마땅히 멀리 여읨을 구해야 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세 가지의 연(緣)을 얻었으면
자기의 경계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
이와 같이 두 빛이 멸하면
비유하면 화살과 가죽을 다루듯 해야 한다.
[釋] ‘세 가지의 연을 얻었으면 자기의 경계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고 함은
세 가지의 연은 이른바 안과 밖, 그리고 안과 밖을 함께 함이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자기의 경계’라 함은 이른바 여러 분별이다.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경계는 이른바 이름난 경계이니 이 이름난 경계는 마땅히 안심해야 한다.
마땅히 배워야 한다 함은, 이른바 지(止)와 관(觀)의 두 길을 닦는 것이다.
‘이와 같이 두 빛이 멸하면 비유하면 화살과 가죽을 다루듯 해야 한다’고 함은
이른바 분별의 두 가지의 빛이 쉬는 것이,
비유하면 가죽을 익혀서 부드럽게 하고 또는 화살을 다루어 굽은 것을 곧게 하는 것과 같다.
전의(轉依)도 또한 그러하여서 지(止)든지 관(觀)이든지 하나하나 닦아서 심(心)과 혜(慧)의 두 해탈을 얻으면 두 빛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청정함을 마땅히 구해서 얻는 데 이르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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