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소문경론 제5권
3.2. 행의 마음을 성취함(7)
[깨끗한/깨끗하지 않은 계율]
[문] 깨끗하고 깨끗하지 아니한 계율[戒]을 말해야 하리라.
무엇을 깨끗한 계율이라 하고 무엇을 깨끗하지 아니한 계율이라 하는가?
[답] 같이 하는 계율로서 깨끗함이 있나니,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이 같이 다섯 가지의 깨끗한 계율의 법을 닦는 줄 알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 근본이 깨끗함이며,
둘째 권속이 깨끗함이며,
셋째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覺觀]이 어지럽지 아니함이며,
넷째 껴잡아서 생각함이며,
다섯째 열반에 회향하는 것이다.
근본이 깨끗하다고 함은 근본 업길의 죄를 멀리 여의기 때문이며,
권속이 깨끗하다 함은 살생 따위 방편의 행을 멀리 여의기 때문이며,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이 어지럽지 않다 함은 욕각(欲覺)ㆍ해각(害覺)ㆍ진에각(瞋恚覺) 등의 온갖 악행을 멀리 여의기 때문이며
껴잡아서 생각함이란 껴잡아서 부처님을 생각하고 가르침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는 등의 모든 생각이기 때문이며,
열반에 회향한다 함은 열반을 위하여 계율을 수호하며, 세간의 생활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조그마한 부분의 같이 하는 계율이다.
모든 보살마하살의 훌륭한 계율은 처음에 보리심을 내어 해치려 하지 않는 마음에 의하여 일으키는 계율의 무더기이며 8지(地)에 이르기까지의 한량없는 동안에 닦는 온갖 계율 무더기이니, 다른 이를 이롭게 하려는 마음으로써 살바야지혜에 회향하고 온갖 습기를 여의어 큰 열반을 얻는다.
이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온갖 계율로서 좋고 깨끗한 줄 알아야 하며
그밖에 스승의 가르침에 의하여 계율을 지니는 것 따위는 모두가 깨끗하지 않다.
[지니는 계율의 종류]
[문] 지니는 계율에는 몇 가지가 있는가?
[답] 간략히 말하면 곧
한 가지의 지니는 계율이 있나니,
해치려 하지 않는 마음과 뒤바뀌지 않는 마음에 의하여 몸과 입의 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받음의 계율[受戒]이며, 둘째는 법의 계율[法戒]이다.
또 세 가지가 있는데,
배울 것 있는 이[學]와 배울 것 없는 이[無學]와 배우는 것도 아니고 배울 것 없는 것도 아닌 것이다.
또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 바라제목차를 받는 계율이며, 둘째 선정의 계율이며, 셋째 샘이 없는 계율이며, 넷째 번뇌를 멀리 여의는 계율이다.
바라제목차 계율이라 함은, 이른바 세상의 가르침을 받는 계율이니 마치 7중(衆)이 받는 것의 계율이다.
선정의 계율이라 함은, 이른바 샘 있음으로 옮아가는 것의 계율이며, 샘 없음으로 옮아가는 것의 계율(戒律)을 말한다.
샘이 없는 계율이라 함은 배우는 이와 배울 것 없는 이의 계율을 말한다.
번뇌를 멀리 여의는 계율이라 함은, 이른바 욕심을 싫어하는 일에 의한 중간의 길로 옮아가는 것이니, 저 계율은 계율을 깨뜨리는 것과 저 계율 깨뜨리는 인연을 일으킬 수 있는 번뇌를 다스리는 것이다.
또 샘이 있음이라 함은 선정의 계율에 의한 설명이며,
샘이 없음이라 함은 샘이 없는 선정에 의한 계율로써 설명한 것이다.
또 다섯 가지가 있는데,
욕심세계와 형상세계와 무형세계의 계율로서 작위와 부작위와 샘이 없음의 부작위이다.
또 여섯 가지가 있는데,
탐내지 않는 따위의 작위의 계율로써 세 가지로 차별하고 무작위로써 세 가지로 차별한다.
또 일곱 가지가 있나니,
살생을 여의는 데서부터 꾸밈말에 이르기까지의 이 일곱 가지를 말한다. 작위와 무작위에 의하여 차별하면 열네 가지가 있다.
곧 이 일곱 가지를 탐내지 않는 것 등에 의하여 일으키면 스물한 가지가 있고, 곧 일곱 가지를 작위와 무작위의 차별에 의하면 마흔 가지가 있으며, 찰나에 의하여 차츰차츰 차별하면 한량없는 종류가 있다.
[계율의 결과]
[문] 어느 것이 계율의 결과인가?
[답] 샘이 있는 선정의 계율과 샘이 없는 선정의 계율은 저 한계[界]에 소속하고 소속되는 한계에 의하나니, 곧 이는 서로 응하는 결과인 줄 알아야 한다.
샘이 없는 계율은 번뇌를 여읨으로써 두 가지 결과가 있는데, 모든 보살마하살은 살바야를 위하여 계율을 지녀 부처님의 보리를 취득하는 결과와 살생 등을 여의는 열 가지 선한 업의 길의 훌륭한 결과이다.
여러 수다라 중에서 여래께서 자세히 말씀하셨으므로, 저 온갖 수다라 중에서와 같은 줄 알아야 한다.
『사가라용왕소문경(娑伽羅龍王所問經)』에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용왕아, 살생을 여읜 선남자와 선여인은 열 가지의 번뇌 열을 여읜 맑고 시원한 법을 획득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일체 중생에게 두려움 없음을 베풀어 줌이며,
둘째 크게 인자한 생각 안에 편안히 머무름이며,
셋째 모든 번뇌의 허물과 습기를 끊음이며,
넷째 병 없는 과보를 취득함이며,
다섯째 오래 삶의 종자를 심음이며,
여섯째 모든 사람 아닌 것 따위가 언제나 수호함이며,
일곱째 잠자거나 깨어나거나 간에 편안하고 고요함이며,
여덟째 나쁜 꿈을 보지 않고 원한의 마음을 여읨이며,
아홉째 온갖 외도를 두려워하지 아니함이며
열째 물러나면 하늘 가운데에 태어남이다.
이를 열 가지 번뇌의 열을 여읜 시원한 법이라 하느니라.
용왕아, 만약 살생하지 아니한 선한 뿌리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면 그 사람은 보리를 얻을 때에 마음에 자재함을 얻으리니, 그러므로 수명이 한량없으리라.”
이에 바른 소견의 도(道) 안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말하여야 하겠지만, 일체 수다라에서와 같은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