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이제나 외적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백척간두에 위태위태하면
부자들은 도망쳤다 금은보화 보따리 싸들고.....
가난뱅이들은 싸웠다 벌거숭이 맨몸으로......
고리고 싸움이 끝나고
외적이 나라밖으로 물러나면
부자들은 다시 돌아와 고대광실에 보따리를 풀었고
가난뱅이들은 집과 전답을 잃고 산과 들을 유리걸식하였다
그런 역사 나 강화도에 와서 본다
서양 오랑캐들 우리나라 예속시키고
섬나라 왜놈들 우리강토 짓밟고
은괴와 서적을 약탈하고
민가에 불을 질러 재산을 파괴했을 때
기름지고 넓은 땅 독차지한 것들
대갈통에 문자깨나 들어찬 것들
쥐새기처럼 꽃섬을 빠져나갔다
입버릇처럼 사랑했던 나라고 뭐고
밥 먹듯이 걱정했던 백성이고 뭐고
똥친 막대기처럼 내동댕이 치고
금은보화에 땅문서만 싸들고 도망쳐 버렸다
싸운것은 죽으나 사나
외래침략자들과 싸운 것은
토지와 족보도 없는 천민들이었다
학식도 문자속도 없는 농부들이었다
백두산에서 호랑이를 잡던 포수들이었다
그들 천민들 농부들 포수들은
나라로 부터 받은 것이라고는 천대와 멸시밖에 없었으되
침략자들에게 대드는 그들의 적개심은
불길처럼 거세었고 파도처럼 사나웠다
칼이 있는 자는 칼로 싸웠고
창이 있는 자는 창으로 싸웠고
화살이 있는 다는 화살로 싸웠고
그도 저도 없는 자는 흙을 움켜쥐고
침략자의 눈을 향해 냅다 뿌려댔다
왜적의 약탈과 살생 앞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무기로 돌변했다
나라사랑 한번도 입에 올린 적 없었던 백성들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