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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월 14일 월요일, 맑음.
마르코 폴로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극찬했고 아랍인들은 ‘보석의 섬“이라고 불렀던 스리랑카에서 첫 날 밤을 잘 잤다. <신밧드의 모험>에서 신밧드가 보석을 찾아 떠난 섬 세렌디브가 바로 스리랑카라고 한다. 우리의 모험도 늘 시작은 비슷한 것 같다. 누룽지를 끓여 멸치와 함께 먹고서 아침을 시작한다. 짐을 대충 정리했다.
이른 아침에 체크아웃하기 전에 네곰보를 둘러보기로 했다. 네곰보는 수도 콜롬보에서 약 37km 떨어진 곳이다. 콜롬보에서 버스로 약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스리랑카에 도착하면 만나는 국제공항이 이 곳 네곰보와 가깝다. 그래서 우리도 스리랑카에 도착하자마자 콜롬보로 가지 않고 바로 네곰보로 왔다.
유럽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한다는 네곰보다. 평화로운 해변과 어촌 마을을 보고 싶었다. 네곰보를 두고 사람들은 스리랑카의 작은 로마라고도 한다. 포르투갈 식민지를 거치면서 이곳은 자연스럽게 천주교가 주된 종교로 자리 잡았다. 아직도 네곰보에는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 스리랑카는 70%가 넘는 불교 인구를 감안하면 이곳은 다른 종교적 색채가 있다.
동네 전체가 천주교 문화로 가득하다. 성모상과 성당, 그리고 학교도 대부분 천주교 계통이다. 오전 6시 30분이다. 담장에 자라고 있는 파파야 나무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파파야가 10여개 달려 무거워 보인다. 숙소 간판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다. 숙소에서 바다가 있는 서쪽으로 걸어간다. 도로를 건너니 바로 골목이요 조금 걸어가니 해변이 나온다.
아침 바다를 보니 기분이 좋다. 조용하지만 파도는 거칠다. 해변에 모여 있는 까마귀만큼 플라스틱 쓰레기도 많다. 모래사장이 넓고 길다. 바다도 풍성해 보인다. 백사장에는 작은 어선들이 올라와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 간다.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살아있는 것 같다. 뒤돌아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해변인데 검은 돌로 만들어진 낮은 방파제도 보인다.
우리가 서 있는 스리랑카의 서쪽 해변은 어업 맞춤형 해변이다. 갈레 같은 남쪽 해변은 휴양지형 해변이라 아름답고 수영하기 좋다. 바삐 걸어가는 어부들이 보이고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만났다. 인도 마두라이 축제 사진 촬영을 왔다가 잠시 들렀다고 한다. 손에 들고 있는 커다란 카메라들이 무거워 보인다.
멀리 돛단배의 휘어진 돛이 바람을 느끼게 한다. 바다를 산책하다가 다시 나온다. 해변공원 입구에 세워진 간판에 씌어 진 스리랑카 글씨를 보니 둥글둥글한 것이 너무 귀엽다. 글씨 같이 스리랑카 사람들의 심성도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것 같다. 글자의 모양이 그 나라 사람의 심성인 것 같다.
툭툭이를 흥정해서 피시 마켓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도로는 무척 분주하다. 거리에는 오토바이와 툭툭이들, 출근하는 사람들과 등교하는 학생들까지 가득하다. 생각보다 멀리 간다. 도착한 피시 마켓은 일종의 기업 형, 도매상 같은 큰 규모의 시장이다. 공판장 같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생선이 처음 육지로 넘겨지는 공장 같은 규모의 커다란 시장이다.
커다란 물고기에 놀라고 그 많은 양에 놀라고, 널브러진 생선들에 또 놀랐다. 오징어, 참치 새우, 입이 뾰족한 학 꽁치에 하얀 배를 드러내고 퍼져 쌓여있는 커다란 가오리들, 이름도 모를 커다란 생선들이 바닥에 가득하다. 축축함과 진한 비린내와 장화신은 인부들과 함께 어우러져 질퍽한, 표현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혼란스러움이 있지만 정렬해 놓은 생선들은 질서도 있다.
커다란 생선을 도끼로 토막 내어 정리해 주는 사람이 강해 보인다. 가만히 구경만 해도 생선 잔해가 몸에 튈 것 같아 몸이 긴장된다. 커다란 저울을 중심으로 생선들이 종류별로 모여 있다.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겨가며 구경하다가 나왔다. 항구에는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다리를 건너간다. 강과 만나는 강위에 세워진 다리에는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하늘도 흐리고 바다 물빛도 흐리다.
우리가 방문해 보고 싶었던 피시 마켓(Fish Market)은 이곳이 아닌 것 같았다. 사진에서 보던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복사해 온 사진의 모습을 보여주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여기가 아니고 좀 더 시내 방향으로 가야한단다. 사진을 보여줘 가며 찾아간다. 이지역이 네곰보 라군이다. 아주 크다. 바다라고 착각이 들 정도다. 라군은 바다와 이어진다.
마치 항구처럼 배들이 가득하다. 가는 길도 복잡 분주하다. 총을 들고 서 있는 동상까지도 움직이는 것 같다. 작은 어선들이 강가에 정박해 있다. 수리하는 배들도 있다. 아침 서늘한 기온에 잔뜩 껴입고 움추린 어부들이 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엄청난 배들이다. 일찍 나온 영감님들은 다리 위에 걸터앉아 강을 바라보고 있다.
길을 걷다가 왼쪽으로 들어서 한참을 걷다보니 Negombo Prison 교도소 간판이 보인다. 그 뒤로 더치 포트(Negombo Dutch Fort)가 나타난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남겨진 요새란다. 지금은 다 무너지고 시계탑과 성벽이 조금 남아있다. 그 옆에 예쁜 교회 St Stephen 성당이 있다. 더 들어가니 교도소 정문이 나타난다.
골목길을 나와 사진을 보여 주며 찾아간 피시마켓(Negombo Fish Market Complex)에 도착했다. 간판과 그 옆에 작은 성모상이 똑 같다. 좀 깨끗하고 정돈된 시장이다. 규모는 크지만 생선도 적고 손님이 별로 없다. 시간이 늦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싱싱한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다. 커다란 통나무 도마 위에 생선을 다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생선을 조리할 공간만 있으면 이 싱싱한 생선들을 사서 먹고 싶었다.
근처에 조리해주는 곳이 있으면 좋으련만 없다. 그 옆에 펼쳐진 백사장에도 사람들이 많다. 엄청난 생선과 함께 까마귀와 백로와 개와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바로 앞 바닷가에는 그물에 걸린 잔 생선들을 털어내고 있었고 또 햇볕에 생선들을 널어 말리고 있었다.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가마니와 커다란 비닐을 이용해 생선을 말리고 있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다.
파란 프라스틱 통에서 생선을 꺼내어 말릴 수 있도록 다듬는 손길이 분주하다. 작업하는 온몸이 생선과 하나가 된 모습이다. 버려진 생선 내장과 부산물이 가득하다. 냄새도 고약하고 지저분한 것이 접근하기 어렵다. 멸치 같이 모여져 말려지는 고등어를 본다. 종류별로 질서 있게 말려지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이 예쁘다.
생선을 펼쳐 놓는 작업을 하는 여인 둘이 분주하다. 펼쳐서 말리는 것도 예술이다. 둘 씩 짝을 지어 작업한다. 엉켜진 그물들과 플라스틱 통들, 여러 가지 기구들로 해변이 쓰레기장 같다. 그 위로 갈매기와 까마귀들이 날아다닌다. 살아있는 바다는 엄청난 생선을 주고 엄청난 부산물을 도로 받아간다. 좁은 논두렁을 걷듯이 해변을 빠져 나왔다.
로터리 중앙에는 커다란 놀이터가 있다. Kotuwa Pittaniya는 공터인데 여학생들이 축구를 배우고 있다. 가르치는 코치만 나이 든 남자이고 모두 여고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다. 20여명이 낡은 공 2개를 갖고 아주 진지하게 배우고 있다. 메인 스트리트를 걷다보니 아담한 우체국(Main Post Office)가 길 건너편에 보인다. 단층의 긴 건물이다. 우체통 2개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등교 지도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밝고 건강해 보인다. 메리스 처치(St. Mary's Church),천주교 성당을 만났다. 예쁜 성당이다. 네곰보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란다. 100년이 넘은 성당이라는데 외관이 아주 깨끗하다. 성당 앞 주차장에는 주차된 차량들로 가득하다. 구석의 정원에는 성 프란체스코 동상이 만들어져 있다. 그의 기도문이 비문에 새겨져 있다. 평화의 기도(PRAYER FOR PEACE)다. 가까이 가서 낯익은 내용을 음미해 보았다.
그 옆에 있는 노란색 건물이 메리스 대학(St. Mary's College)이란다. 부속 몬테소리 교육원이 있다. 등교하는 꼬마들과 학부모들이 보인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 보니 흰색으로 이루어졌는데, 화려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잠시 앉아서 쉬다가 나왔다. 이제 숙소로 가야할 것 같다. 나무 그늘에 쉬고 있는 툭툭을 흥정해서 타고 간다.
가는 길에 세바스찬스 천주교 성당(St. Sebastian's Church)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넓고 아주 예쁜 성당이다. 학생들도 있다. 현대식 건물이 크고 멋진 Heritance Negombo호텔 앞에서 내렸다. 작은 동상들이 정원에 만들어져 있다. 숙소로 걸어왔다. 숙소 2층 계단 벽에는 어부와 아들을 안고 있는 아낙의 모습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주인이 주스 2잔을 보내 주었다. 진하게 만들어진 주스는 아주 맛있었다. 환영 주스란다. 에어컨도 있고 제법 넓은 숙소인데 모기장도 있어 맘에 들었다. 샤워장 물이 센물이라 금방 비누 끼가 사라진다.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돌아본 네곰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이제 아누라다푸라 (Anuradhapura)로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숙소 앞에 있는 게투와 로드Kattuwa Road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간다. 한글이 씌어있는 작은 학교가 보인다. 외국어 학교다. 한국어, 일본어, 힌디어를 가르치는 학교다. 마당이 넓고 작은 규모인데 건조해 보인다. 그 앞에는 성당이 있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 50여명이 모여 있다. St. Sylvester Church성당에 딸린 학교 같다. 우리는 기찻길을 건너 큰길 A3 도로에 도착했다.
도로 변에 있는 구멍가게가 있다. 매달린 바나나와 파인애플이 커다랗게 보인다. 여러 가지 물건이 가득한 가게다. 들어가서 아누라다푸라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을 물었다. 가게 앞에서 탄단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버스가 힘차게 도착한다. 바로 이 버스란다. 스리랑카 글씨만 기록되어 있어 알 수 없었다. 차장에게 물으니 타란다.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버스가 휘황찬란했다. 천장과 의자에 요란한 만화 그림이 화려하게 장식되어있다. 낡아 보이는 찬데, 엄청 빨리 달린다. 북쪽을 향해 서쪽 해안가를 따라 달려간다. 도로변에는 상가와 집들이 많고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한 시간을 넘게 달려 푸탈람(Puttalam)에 도착했다.
버스는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A12 도로를 달려간다. 종종 정류장에 멈췄다 가지만 타는 이가 없어 계속 달려간다. 창밖에는 이제 민가는 없고 농촌 들판이 이어진다. 구릉지로 이어지며 호수들이 종종 보이는 저지대다. 초록색 논에는 벼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달려간다. 거의 3시간 30분을 달려 우리는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 새로운 터미널에 도착했다.
신 터미널과 구 터미널이 있다. 제법 큰 도시 같다. 차들이 많다. 숙소를 찾아가야한다. 지도를 보이고 우리가 서있는 위치를 알아보았다. 숙소까지는 2km 정도 될 것 같았다. 훤한 대 낯이니까 걸어가기로 했다. 배낭이 약간 무거웠지만 거리를 구경하며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길은 단순해서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캔디까지는 138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도로에는 버스와 툭툭이들 그리고 승용차로 분주하다. 보도가 따로 있어 좋다. 커다란 가로수를 보니 오래된 도시 같다. 도로변에는 방치된 불교 유적들이 보인다. 이름 모를 동상도 있고 커다란 광고판이 병풍처럼 둘려있다. 숙소 골목길로 들어서기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엄청 밀려온다. 흰색 원피스에 흰색 양말에 흰색 운동화, 거기에 핑크색 넥타이를 했다.
행사에 참여하고 가는 길인 것 같다.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주시하며 수줍은 미소를 보낸다. 숲속에 숨겨진 숙소를 찾았다. Levi’s Tourist 호텔이다. 주변에 집들이 없다. 커다란 대문에 마당이 있는 단층의 숙소다. 가족들이 운영하는 친절한 미소가 있다. 체크인을 하고 키를 받았다. 대문 바로 앞쪽 방이다. 숙소에 들어서니 반가운 모기장이 매달려있다. 침대 시트 위에는 모양낸 타월이 놓여 있다.
단순하지만 예쁜 방이다. 에어컨은 없다.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쉰다. 무사히 도착하게 되어 감사했다. 점심을 먹으러 큰 길 가로 나왔다. 길 건너에 식당이 보인다. 일단 들어가 그림과 만들어진 음식을 보고 식사를 주문했다. 연잎 위에 밥과 야채를 담아주고 매운 닭고기가 야채와 함께 나왔다.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젠 미힌테일(Mihintale), 미힌탈레를 찾아가기로 했다.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미인탈레를 가는 버스가 있냐고 물었다. 친절한 아가씨가 자기를 따라 버스를 타면 된단다. 버스가 도착하고 우리는 아가씨를 따라 탔다. 미힌탈레를 가는 버스란다. 차비는 40루피다. 버스는 25분 정도를 달려 미힌탈레에 도착했다. 주유소에 내려준다. 여기가 종점인가보다. 모두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바위산(Aradhan Rock) 모습을 보여주니 방향을 알려준다. 과수원 같은 넓은 들판이 나타났다. 망고 나무들이 잘 심어진 공원이다. 도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좀 걷다보니 유적이 나타난다. 고대 병원(Ancient Hospital Complex)이 있던 자리란다. 15분 정도를 걸어가니 입구가 나타난다.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정답고 예뻐 보인다. 1840개의 계단이란다.
계단 옆으로는 플로메리아 나무로 가득한데 잎은 없고 하얀 꽃이 몇 개 붙어있다. 플로메리아는 부다 플라워(석가의 꽃)로 불리는데 연꽃과 함께 사찰에서 많이 바치는 꽃들 가운데 하나이다. 꽃을 먹고 있는 원숭이를 계단에서 만났다. 미힌탈레는 아누라다푸라 인근에 위치한 산꼭대기를 말한다.
미힌탈레는 스리랑카에서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성지이다. 1934년 정글 속에서 잠자고 있던 유적 군이 발굴된 이래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의 하나로 여겨지며 순례자들이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불교 전래의 날이라 전해지는 매년 6~7월에 걸친 포야 데이에는 이곳에서 포손 축제가 열려 수천 명의 신자가 각지에서 몰려든다. 그들은 단체로 미힌탈레 산 정상에 있는 바위산에 올라 만월을 향해 절을 올린다.
전설에는 석가모니가 생전에 스리랑카를 세 번 방문했다고 한다. 역사로 기록된 스리랑카의 불교사는 기원전 265년 아쇼카 왕이 그의 아들 마힌다 스님을 파견한 것으로 시작된다. 마힌다 스님은 스리랑카로 건너와 수도인 아누라다푸라에서 12km 떨어진 마시카 산에 머물렀다. 6월 보름날, Full moon Day of June (Poson Poya) 사슴 사냥을 나온 신할라 국왕 데바남피야 티사는 산으로 왔다.
이 산의 신 데바가 스스로 사슴으로 변신하여 사냥 온 왕을 유인하여 마힌다 스님을 만나게 하였다. 마힌다 스님은 티사 왕에게 설법했고 왕은 스님에게 감명 받아 불교를 받아들였다. 7일 만에 신하와 백성 8,500명이 불교에 귀의하였고 전국적으로 불교가 퍼져 나갔다. 왕은 감사의 표시로 마힌다에게 68개의 동굴과 절을 선물했다. 미힌탈레의 지명은 마힌다에서 유래했다. 당시 불교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니 넓은 마당이 나오고 매표소가 보인다. 티켓을 구입했다. 주변에 유적들이 있고 계단을 다시 오르게 된다. 아내는 잘 올라간다. 폭이 좁아진 계단을 오르니 신발을 벗으란다. 우리는 비닐봉지에 신발을 넣어, 배낭에 넣었다. 사찰 광장에 들어서니 암바스탈라 탑이 있다. 이곳이 마힌다와 티사 왕이 만난 곳이란다.
탑이 있는 곳에는 마힌다가 서 있고 그 앞에는 티사 왕이 서 있었단다. 마힌다의 유골이 들어있다고 전한다. 돌 기둥위로 예전에는 거대한 지붕이 있었다고 한다. 마침 사슴 한 마리가 우리 앞을 지나간다. 도망가지도 않고 태연하게 다닌다. 칸타카 세티야 불탑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높이 12 미터, 둘레 130 미터, 기원 전 60년 경 건립했다고 한다.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향하는 가드 스톤 (보호석)은 동쪽 코끼리, 남쪽 소, 서쪽 말, 북쪽 사자상이다. 생로병사를 의미한다고 한다. 둘러보니 언덕이 보이는데 그 위에는 하얀 부처상이 만들어져 있다. 뒤쪽 약간 오른쪽으로 바위 전망대가 있다. 바위를 오르는 길에는 바위를 깎아 만들어진 계단이 보인다. 힘들게 오르는 사람들이 올려다 보인다. 우리도 오르기 시작했다.
땀이 난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바위가 뜨겁지는 않다. 내려오는 이와 마주치면 비켜서 기다려야한다. 힘들게 오르는데 전망은 좋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온다. 꼭대기에 올라서니 기분이 아주 좋다. 여기에서는 모두 내려다보인다. 멀리 산도 보이고 눈 아래 있는 마하 세야 대탑의 실루엣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바로 눈 아래에 마힌다 유골이 묻혀있는 암바스탈라 대탑 그리고 하얀 부처상까지 다 보인다.
멀리는 평야 지대와 저수지, 듬성듬성 보이는 집들이 한 눈에 보인다. 잠시 땀을 식힌 후에 다시 내려 왔다. 이제 돌아가자. 사찰을 벗어나 신발을 신고 나가려니 커다란 바위에 작은 물웅덩이가 있다. 돌담 위에서는 원숭이 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털을 골라주며 놀고 있다. 계단을 내려와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 보니 더 멀어지는 것 같아서 들어온 곳으로 내려간다. 가벼운 마음으로 큰 찻길을 찾아간다.
아누라다푸라 12km, Jaffna 192km, Rambawa 9km 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버스 타는 곳을 찾아간다. 알고 보니 반대편이다. 우리나라와 교통체계가 달라 헷갈린다. 버스를 타고 아누라다푸라로 왔다. 내려야 할 정류장을 신경 쓴다. 로터리에 동상이 보이자 내렸다. 과일을 사서 먹기 위해 칼을 하나 사기로 했다. 다이소 같은 매장으로 들어가 칼을 샀다.
사는 시간보다 돈을 지불하려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줄도 길고 처리도 엄청 느리다. 과일 노점상이 보인다. 파파야와 바나나를 샀다.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먹으며 숙소로 향했다. 골목길을 찾아 기차 길을 건너간다. 저녁이다. 숙소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 먹었다. 국물까지 다 먹었다. 파파야를 깎아서 실컷 먹었다. 파파야를 먹으면 포만감이 있고 속도 편하다. 이 숙소는 Wi-Fi가 잘 터지지 않는다. 겨우 내일 갈려고 하는 담불라의 숙소를 예약했다. 모기가 있다. 모기장을 치고 자니 맘이 편하다.
1월 14일 경비- 툭툭이 500, 버스비 700, 점심 800, 버스비 160, 입장료 1,000,
파파야 140, 바나나 70, 칼 125, 숙박비 3789
계 7284*7=50,988원.
누계 1,57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