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서공회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 UBS) 제8회 세계총회의 개막식이 9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회의장에서 열렸다.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동안 열리는 이번 세계총회에서는 “하나님의 말씀, 세상의 생명”(God’s Word, Life for All, 요한복음 10:10)을 표어로 전 세계 147개의 성서공회 대표들 440여명이 참가하였다.
개막식에서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김순권 목사(경천교회)는 환영사를 통해서 한글성서 번역과 출판이 있기까지 스코틀랜드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의 도움이 있었음에 감사하였다. 성경을 기반으로 설립된 한국 교회는 비약적으로 성장하였고, 성경이 한국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들에 대하여 세계 각국 대표들에게 설명하였다.
또한 UBS의 도움을 받던 대한성서공회가 1979년에 재정적으로 자립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성서공회들의 성서사업에 협력하기 위해서 UBS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서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 수석은 세계 147개의 성서공회들이 기독교 성서를 통한 문맹퇴치는 물론, 사회 개발, 질병, 난민,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 등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온 것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이번 세계총회가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성서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찾는 유익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하였다.
9월 21일(화)에는 한국 언론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UBS 총무 밀러 밀로이 목사는 이번 세계총회는 세계화의 맥락에서 성서사업의 이슈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세계화의 중요한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첫 번째로 커뮤니케이션의 가속화를 지적하였다. 성서공회들은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사회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로 4~5년 전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 및 최근의 아이티 지진 사태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었다. 자연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도움 외에도 성서공회들은 성서의 보급을 통해 재난을 당한 이들을 위한 위로와 회복의 소망을 전할 수 있었다. 또한 에콰도르성서공회의 성서사업이 위기에 직면하였을 때, 대한성서공회에서 에콰도르에 2만 7천권의 성경을 기증하여 성서보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세계화의 두 번째 특징으로는 국가간의 경계선이 모호함, 경계선의 무너짐을 들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는 기존의 국가간의 경계를 허물고, 정부와 협력하여 아프리카 HIV/AIDS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의 96%가 국제적인 언어의 접근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서는 세계화 시대 속에서 모국어(heart language) 번역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 시대의 맥락에서 대한성서공회가 갖는 위상이 중요함을 밝혔다. 대한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소속된 대부분의 성서공회에 성경을 제작하고 보급하는 사역을 맡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대한성서공회에서 제작된 성경을 받으면 고품질, 좋은 성경이라고 극찬하였다. 많은 혜택을 받는 것처럼 대한성서공회 또한 과거에 UBS의 도움으로 성서번역과 보급이 이루어졌음을 설명하였다.
그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게 있어서 세계화란 낯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성서공회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임을 역설하였다. 이번 세계총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가 세계화시대에 발맞추어 성서사업을 위하여 상호 협력을 하며, 대한성서공회는 자체적인 성서제작시설을 가지고 다른 성서공회들과 협력하여 보다 많은 성서를 효과적으로 보급하기를 기대하였다.
이번 세계총회의 주 강사 중의 하나인 필립 젠킨스 박사는, 세계화시대의 기독교인구가 지구의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어떻게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대응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였다. 그는 지금 우리는 중요한 시대적인 전환점에 놓여있다고 보았다. 100년 전만 해도 기독교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그는 기존의 북반구에 기독교의 인구가 집중되었다면, 2050년에는 남반구의 아프리카와 남미에 기독교의 인구가 특히 집중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어서 젠킨스 박사는 세계화 시대에 고려해야 할 두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는 남반구의 선교에 있어서 한국에서 또 다른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디아스포라의 문제로, 하나의 기독교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로 확산되어 나갈 때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성경에 대한 이해와 해석들이 다르지만 새로운 종교의 시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주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