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차 레바논 키프로스 아랍에미리트 오만 여행기
@ 2020년 1월 16일 목요일 맑음
드디어 출발이다. 준비하던 여행인데 그날이 왔구나. 아내와 함께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매번 그렇지만 집을 정리하고 나설 때는 설레는 마음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온다. 용기와 도전이라는 단어가 늘 움직이게 한다. 3개월 전부터 여행 국가와 일정 그리고 항공권과 정세를 알아보았다. 처음에는 아랍에미리트와 오만 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정이 여유가 있어 그 외에 레바논과 키프러스가 추가되었다. 다른 나라는 문제가 없는데 레바논이 문제가 되었다.
(연합뉴스 사진)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되어있고 비행기 표를 끊으려는 시점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레바논이 혼란에 빠져있었다. 전해지는 뉴스는 ‘레바논 베이루트 시내 금융기관 밀집지역인 함라(Hamra) 지역에서 다시 시위가 과격화되고 있습니다. 레바논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우리국민들은 대사관의 시위 동향 공지를 주목하여 주시고, 함라 등 시위 지역으로의 접근을 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관련, 긴급 상황 발생 시 아래 긴급연락처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주레바논대한민국대사관)
그리고 가고 싶은 유적지와 도시는 여행 금지구역이고 여행 자제, 철수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다. 거기에 미국과 이란의 대치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란의 도움을 받는 레바논 헤지블라가 항전을 선언하는 일이 일어났다. 작게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가 여행을 망설이게 했다. 10월에 확대된 레바논 반정부 시위는 추워지고 시간이 흐르면 조용해지리라 기대하며 항공권을 구입하고 첫날 숙소를 예약했다. 그것도 시위 지역인 베이루트 함라 지역 호텔을 일단 예약했다.
정세가 어려워서 갈 수 없다면 포기하기로 맘먹었다. 항공 요금과 숙박 요금은 날릴 생각을 했다. 여행일정은 이렇다. 인천 두바이 왕복 항공권1,434,000원(에미리트 항공), 두바이에서 레바논 베이루트 편도 283,400원(플라이 두바이 항공). 베이루트에서 키프로스 라나카 편도 115,000원(그리스 에게 항공 Aegean Airlines). 키프로스 라나카에서 베이루트 경유 두바이 편도 426,155원(에게 항공과 플라이 두바이 항공). 스카이 스캐너를 이용해서 일정대로 항공권을 손에 쥐었다.
공부를 하면서 준비를 했다. 레바논 헤즈볼라(Hizbollah)는 아랍어로 ‘신의 정당’을 뜻하고 이슬람 지하드라고도 불린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기 위해 시아파 종교지도자 이슬라믹 아말(Islamic Amal)과 레바논 지구당인 다와 파티(Dawa Party)가 합쳐 창설되었고, 활동 본부는 레바논 동부쪽 비카에 위치한다. 이란으로부터 활동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시리아로부터 무기를 지원받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창설 초기 헤즈볼라의 투쟁목표는 다(多)종교 국가인 레바논에서 이란식 시아파 이슬람공화국 건설과 중동지역에서 비(非)이슬람 서구세력을 추방하는 것이다. 특히 레바논을 이스라엘 점령상황에서 해방시키는 것을 투쟁의 1차 목표로 내세워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분류해 놨다. 반면 아랍권 전역과 유럽 일부 나라는 헤즈볼라를 합법적인 시아파 정치 단체로 보고 있다.-백과사전. 집에서 오후 6시에 집을 나서서 138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에 내려 공항버스를 탔다.
약간 날씨가 추웠다. 겨울이니까...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23시 50분 두바이 행 에미리트 항공권 좌석을 받았다. 그런데 항공사 직원이 두바이에서 레바논을 가는 항공 예약 명단에 우리 이름이 없고 그 시간에 거기에 가는 항공편이 없단다.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니 오전에 출발하기로 되어있는 비행기가 취소되고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우리이름이 있다고 하면서 두바이 공항에 가서 다시 한 번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주의를 주었다. 걱정이 시작되었다.
무겁게 염려를 머리에 간직하고 출국 수속을 밟고 비행기를 탔다. 두 번의 기내식을 먹었다. 저녁식사로 소고기 밥을 먹었고, 자고 일어나 아침 식사로 스크럼블을 먹었다. 밥과 빵을 먹지 않으니 속이 참 편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엄청 큰 비행기다. A380으로 2층으로 되어있고 좌석수도 500석이 넘는다고 한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다. 담요는 물론 귀마개, 눈가림, 치약, 칫솔이 들어있는 작은 가방을 준다.
거의 10시간을 날아가 우리의 목적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에 다음날 새벽 5시 경에 도착했다. 시차가 5시간이 난다. 긴 비행이 정말 힘들다. 의자 앞에 있는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든다. 몸과 정신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아내도 옆에서 잘 잔다. 첫날은 비행기에서 보낸다.
1월 16일 경비- 항공권 2,258,555원. 공항버스와 시내버스 24,000원
계2,28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