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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부인]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 지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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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연기스타일로 만나는 안톤 체홉의 4가지 이야기

The First Color.  바냐

한번쯤은 머릿속 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 상상은 그 사람이 가지는 간절한 소망이고 진실 된 속마음 일 것이다. 우리는 무대에서 한 사람의 소망과 속마음을 배우의 몸을 통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배우의 몸은 상상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과 함께 더 깊은 진실의 언어로 관객과 소통할 것이다.

작품 줄거리 잠에서 깨어난 한 남자가 꿈에 보았던 광경을 다시 생각한다. 그 꿈은 그를 다시 꿈꾸게 만들고 어느새 그의 눈앞에 그 꿈이 펼쳐진다. 그는 다시 그 꿈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 꿈은 존재하지 않는 머릿속의 꿈이 아닌 현실의 꿈이다. 그 꿈은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며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린 한 남자의 슬픈 꿈이다.

The Second Color.  연출가 김씨

삶 속에서 매순간 우리의 몸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몸의 말들, 입의 말로는 담을 수 없는 절실한 무언가를 몸의 말은 담아낸다. 그 치열한 삶의 도구로써의 몸 언어를 무대화하고자 했다.

작품 줄거리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스스로를 가둔 연출가 김씨와 그런 그의 곁에서 삶을 견뎌내고 있는 여자, 그리고 어느 날 찾아와 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후배의 이야기.

The Third Color.  주문진

여기 이들은 상대방에게 사로잡힌 자들이다. 상대방이 가진 생각이 마치 사형대의 목줄처럼 내 숨통을 끊어 놓기 일보직전이다. 상대방의 생각이 변하지 않고서는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속한 숨을 쉴 수 없는 자들이다. 내 말의 내용과 힘, 감정 등의 선택은 상대방이 한 말을 이제까지의 그와 나 사이의 논리의 흐름과 앞으로 상대방이 반박해올 논리에 대한 예측, 상대의 심리적 상태와 변화될 상태 등에 대한 고려 속에서 결정한다. 내 숨이 상대에 의해 결정되는 삶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갈망하는 삶이다. 사랑? 이상? 하지만 이것은 과연 상대를 바꿈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님 내가 상대를 통해서 좇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사실은 상대의 너머에 있는 내가 바라보고 싶어 하는 결국 나에게 속한 그 무엇인가? 내 숨이 사라지지 않는 한 상대를 통해서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인식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순간 우리는 어떤 두려움 속에서 침묵한다. 이 연극은 말하는 자가 침묵하게 되기까지를 다루고자 한다.

작품 줄거리 수진과 경수는 지방의 바닷가 근처에서 연극을 만드는 같은 극단 단원이자 연인사이다. 둘은 바닷가에서 퍼포먼스 공연을 준비 중인데 연극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라 말다툼을 한다. 며칠 후 극단선배이자 서울 대학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연극배우 희정이 그녀의 애인이자 유명한 작가인 현과 함께 공연을 보러 바닷가로 찾아온다. 공연이 끝나고 희정의 관람태도에 분노를 느낀 경수는 그녀를 찾아가 서로의 연극관을 주장하며 말다툼을 벌인다. 희정의 애인인 현은 자신을 우상화 시키는 수진을 뿌리치려다가 오히려 그녀의 강한 열정의 말들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희정은 이렇게 수진에게 사로잡힌 현의 마음을 돌리려하고 현은 그녀를 떠나려한다. 현에게 빠진 수진은 경수를 뿌리치고 현을 좇아 결국 서울 대학로 떠나게 된다. 2년 후 수진은 성형부작용에 시달리는 배우가 되어 경수를 다시 찾아오고.... 희정과 현은 상대방에 대한, 자신에 대한 문제는 놔둔 채 그 이외의 것들로 삶을 채워간다.

The Forth Color.  水花

사람은 생각도 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도 하고 물건을 다루며 일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긁거나 씻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이 사물 연극에서 인물은 사물과 조우하며 사물과만 관계를 맺는다. 이 연극이 삶의 모습 중 한 단면만을 특화시켰기 때문일까? 아니다. 이 연극의 인물은 사물과 실제 시간의 길이로 만나고 그래서 돌아 온 고향집에서의 삶은 역시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그건 인생의 여정 속에 사물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사물이 우리를 덮치고 혹은 생각, 기억, 의지를 대면 할 수 없어 오직 사물만이 지각의 범주로 들어오는 그런 특별한 삶이 있기 때문이다. 사물이 우리 삶을 채우는 그러한 순간들을 찾아보려 했다.

작품 줄거리 한 여자가 객지를 떠돌다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고향마을을 둘러싸고 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 댐이 완성되면 마을은 물론 부모님의 묘마저 모두 물에 잠기게 된다. 제사에 필요한 물건을 챙기러 다락방에 올라온 여자는 과거의 물건을 만나게 된다. 술과 지병으로 생을 마친 남편, 인생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어린 나이에 사고로 죽은 딸 그리고 어머니가 그 물건들 속에서 언뜻 나타났다 사라진다. 묘지기 할아범의 도움으로 부모님의 묘를 물이 닿지 않는 산꼭대기로 옮기고 내려 온 날, 미처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던 집들을 강제철거하기 위해 포클레인이 들이 닥친다.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여자와 노쇠한 할아범은 무너진 집터에서 한뎃잠을 자고, 떠나려 하지만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물은 차들어 온다.

2010년 8월 대학로 정보소극장 공연

참여한 사람들

바냐 - 김진복, 김진철

연출가 김씨 - 김석주, 강세웅, 김미림, 이은미

주문진 - 유은숙, 김정아, 조재걸, 서혜숙, 최성재

水花 - 김문희, 송주희, 윤민웅

예술감독   강량원

스탭   박한영, 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