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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산책]
이니스프리 호수섬(湖島)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아일랜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Butler Yeats. 1865-1939)는 아일랜드 시인, 극작가로서 시극 <그림자 깊은 바다>, <마음이 원하는 나라> 등이 있고, 시집으로는 <아신의 방랑> <시집> 등이 있다. 1890년대에는 파리에서 말라르메를 비롯한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과 교유하며 상징시를 썼다. 1923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
나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집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 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노을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랏빛 어리는 곳, 저녁에는 방울새 날개 소리 들리는 거기, 나 일어나 지금 가리, 밤에나 또 낮에나 호수물 찰랑이는 그윽한 소리 듣노니 맨길에서나, 회색 포장도로에 서있는 동안에도 가슴에 사무치는 물결 소리 듣노라.
이니스프리 섬(TheLake Isle of Innisfree)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솔라이고우지방의 관광 명소로 나무만이 우거진 손 바닥만한 섬으로 호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1890년에 창작하여 1892년에 《The Countess Kathleen and Various Legends and Lyrics》에 발표된 시이다. 신비한 몽환성(夢幻性)과 낭만주의적인 막연한 동경을 노래한 시로서, 윌리엄 예이츠의 초기 시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아름다운 서정시이다.
20대에 다시 고향을 떠나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평화로운 전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망향의 시이다. 시제인 이니스프리는 슬라이고(Sligo) 근처에 있는 호수 속의 작은 섬이다. 이 시에는 이니스프리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시인의 심리 상태가 잘 드러나 있어, 고향인 아일랜드의 슬라이고 지방의 경치가 시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암시해준다. 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리드미컬한 리듬과 어울려 마치 서양판 《귀거래사(歸去來辭)》와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시인이며 극작가인 윌리엄 예이츠는 더블린 교외인 샌디마운틴에서 출생했고, 아일랜드 지방의 전설을 바탕으로 쓴 《오이진의 방랑기》(1889)로 시적 능력을 인정받았다. 1891년에는 아일랜드 문예협회를 창립하여 아일랜드 문예부흥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시인이 자신이 묻힐 곳으로 선택한 전설적인 장소-호수의 섬 '이니스프리', 그곳에 서있는 아일랜드 시 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묘비. 묘비에는 그가 직접 써 둔 墓碑銘이 새겨져 있다-
삶에, 그리고 죽음에,
말 탄 자여, 지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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