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과♡엄마
2006년11월23
마눌님 동백이 심부름으로 동네 슈퍼마켓에 갔더니 ~ 빵 진열장에 놓여있는 낯익은 빵 하나에 시선이 멈췄다.
순간 아 ~ 엄마….
유년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아련한 그리움에 젖게도 했다.
"엄마,
크림빵 사 먹게
10원만, 으응~~~"
조르고 졸라 ~
비로소 돈이 손에 쥐어지면 구멍가게로 쪼르르~ 달려가 맛나게 사 먹었던 그 추억 서린 삽립 크림빵….
분명 시대의 흐름과
맛의 고급화에 떠밀려 보이지 않았었는데, 요즘 유행인 복고바람이 불어 포장 글씨를 비롯한 빵 모양이 옛날 그대로 내 앞에 있는 게 아닌가.
잠시 무언가에 홀리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손이가요 손이 가 ~' 사 들고 집에 왔다.
봉지를 뜯고
양쪽으로 포개져 붙어있는 빵을 가르니, 맛의 백미였던 하얀 크림 또한 옛날 그대로였다. 어릴 적 내 모습을 상기하며 ~ 혀를 내밀어 크림을 살며시 맛보니 입 안 가득 살살 녹아내린다.
음, 바로 이 맛….
아! 달콤한 그 맛….
그때
아들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흡족해 하셨던 그 인자하고 따뜻했던 울엄마의 사랑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1960년대 당시
10원이었던 그 크림빵이
50줄에 갓 들어선 지금, 50배의 물가 인상률, 500원짜리 빵으로 변한 세월은 그야말로 유수와 같이 흘러가 버렸다. 고작 빵 하나의 아련한 추억을 곱씹게 만드는 울 엄마의 곱디고운 얼굴 모습이기도 했다.
"엄마, 크림빵 사먹게
10원만, 으응~ 으응~~"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데, 지금 두 아들 녀석은 세상에나 세상에나 그것도 세트로 이, 삼만 원이나 하는 졸라 비싼 피자를 사달라고 조르고 조른다.
울엄마의 젖가슴
보름달 같은
엄마 젖가슴
사랑으로 가득 채워
꿀꺽 꿀꺽
엄마의 사랑이
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 이규초의 시집
〈울엄마〉전문 -
* 돌이켜 보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입안 가득 엄마젖 물고
한 손으론 다른 젖가슴
조물락거리며
해맑은 눈망울로
엄마와 눈 맞춤하던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한때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