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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16>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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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2일 제민일보연재
나 든 남ᄌᆞ가 혼차 밥 먹을 때 / 울딱, ᄒᆞ고 올라오는 게 싯주 / 큰 등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막아둠서 / 등 돌련 라멘 건지 올리는 그 사름신디, / 낭푼이에 석석ᄒᆞᆫ 밥 아시광 눈꿀ᄒᆞ멍 수꾸락싸움질 ᄒᆞ던 / 그 두린 게 올라완, 갑재기 설루와지는 거주 // 몸에 ᄒᆞᆫ 시상을 담아주는 / 먹는 일의 거룩ᄒᆞᆷ이여 / 이 시상 식은 밥에 ᄆᆞᆫ 부뜬 더운 목심이여 / 이 시상이서 혼차 밥 먹는 사름덜 / 클러진 뒷대멩일 보라 / 파고다공원 뒷펜 순대칩이서 / 국밥을 수꾸락 ᄀᆞ득 먹는 하르방, 짝 벨른 입이 / 난 무사 영 눈물 숙닥ᄒᆞ여졈신고 – 황지우의 시, ‘거룩한 식사’
“하올락진 거 ᄀᆞ졍 ᄃᆞ투젱 말라. 느 직시 쿰깝이 족덴 경 밧주연신디 꼴싱으리지 말곡 ᄒᆞ다 ᄌᆞ들지도 말라. 아방이영 느 아시영 니 식구사 먹엉 살아진다. 게므로사 우리덜 오몽ᄒᆞ민 땟ᄀᆞ심사 못 버실커냐게” “게메마씀게. 것사 몰람수가마는 그 ᄉᆞᆯ짚은 굴왓디 보리크르 검질ᄁᆞ지 ᄏᆞᄏᆞᆯ이 매어주곡 ᄒᆞ여신디, 보리농시 장남질 ᄒᆞᆫ 깝이 넘이 섭섭ᄒᆞ연마씀. 뽄닥사니 읏인 서늉광 그 밧주연 버세기 하르방은 ᄎᆞᆷ ᄇᆞ뜬 사름이라양” “이신 사름이 더 욕심쎄뎅덜 ᄀᆞᆮ나. 우리ᄀᆞᇀ이 읏인 사름덜사 오몽ᄒᆞᆫ 만이 부지런공으로 살아사주. 밧주연신디 뭐솅 따주왓당 앙죽앙죽ᄒᆞ멍 심으젱이로 일이라도 안 주민 어떵ᄒᆞᆯ티. 는 게도 ᄉᆞᆯ지락ᄒᆞᆫ 장남이엔 빌언 써주는 거여”
어이아ᄃᆞᆯ이 ᄀᆞᆮ는 말을 ᄀᆞᆷ시롱ᄒᆞ게 눈터둠서 듣단 아방이 투글락기 ᄒᆞᆫ 곡지 ᄀᆞᆯ은다. “나야더리, 속솜ᄒᆞ영 밥이나 ᄎᆞᆯ려게. 때가 넘엄신게. 징심덜 ᄃᆞᆫ직어니 먹은 생인고라 말 ᄀᆞᆯ을 심덜이 하영 남앗구나. 그만덜 아옷아옷ᄒᆞ곡 ᄂᆞᄆᆞᆯ 하영 놩 콩국이나 끌령 먹게”
이신 사름이나 읏인 사름이나 질 중요ᄒᆞᆫ 게 먹엉사는 일입주. 사름만이 아니라 시상에 목심이 부떠잇인 것덜은 다 먹엇아 삽주. 엿날 우리덜이 두린 1960년대ᄁᆞ진 먹을 컷이 족안 배덜 고프게 살앗주마씸. 배불게 잘 사는 사름덜토 셧주마는 건줌 다 먹엉사는 게 어려와낫우다.
제주도엔 거자 ᄆᆞᆫ 밧농시만 ᄒᆞ여낫이난 ᄊᆞᆯ밥은 곤반이엥 ᄒᆞ멍 먹기 심들엇고, 식게 멩질 잔치때나 밥사발에 소왈소왈 거린 곤밥 먹어보곡, ᄒᆞᆨ교 소풍이나 운동회때 반지기밥 ᄒᆞ멍 ᄊᆞᆯ이 하영 든 펜으로 징심 싸주민 재우 맛보는 힌밥이라낫입주. 곤밥 말앙 보리밥 조팝도 실피 먹들 못ᄒᆞ여낫우다. 지슬이나 감ᄌᆞ, ᄂᆞᆷ삐라도 ᄀᆞᇀ이 서텅 ᄒᆞ여사 밥이 불루와지곡, ᄎᆞᆯ레엥 ᄒᆞᆫ 건 마농지나 짐끼광 짠짠ᄒᆞᆫ 자리젯이나 멜쳇이라낫고예, 밥 직을 옴막ᄒᆞ게 ᄉᆞᆷ지젱 ᄒᆞ민 멜쳇이라도 수꾸락에 톡 ᄌᆞᆨ졍 ᄍᆞ우룽ᄒᆞ게 먹엇아 뒈는디, 멜쳇을 하도 ᄌᆞᆨ지당 보민 국물이 ᄇᆞ짝 ᄇᆞ땅 소아리만 가스승이 남곡 ᄒᆞ여낫입주. 엿말 ᄀᆞᆯ앙 뭐ᄒᆞᆸ네까마는, 요조금 가남에 읏이덜 밥이영 ᄎᆞᆯ렐 무륵무륵 거령 먹당 남으민 데껴불곡 ᄒᆞ는 사름덜 들으렝 ᄀᆞᆮ는 말입주.
지구상이서 6초마다 아이 ᄒᆞ나가 굶언 죽은덴마씸. 유니세프 통계에 보믄, 세계 70억 사름덜 중에 10억 멩이 먹을 케 족안 굶으멍 산덴 헴수게. 사름 시상이서 배고파가민 도독질광 벨벨 ᄉᆞ고가 나곡, ‘먹엇아 산뎅’ ᄒᆞ는 말이 지고지상(至高至上)의 진리입주. 우리나라 속담에도 ‘수염이 석자라도 먹엇아 양반’이엥 ᄒᆞᆫ 말이 시수다. ‘밥’이 얼메나 중요ᄒᆞᆫ 건지를 튼내와주는 말덜이고, 아멩 저프게 망진 사름이나 두루정이 사는 사름이라도 안 먹으민 죽을 거난마씀.
물 읏이 사을은 살아진뎅 ᄒᆞ고 음식 읏이 물 먹으멍 스무날은 ᄌᆞᆫ뎌진덴 ᄒᆞᆸ데다. 사름 ᄎᆞ이는 실 거우다마는 물도 안 먹고 ᄌᆞᆫ딘 기록 중에 탄광ᄉᆞ고에서 19일만이 살안 나온 사름이 싯고, 우리나라 삼풍백화점 멜싸진 때도 17일만이 살안 나온 사름이 싯긴 ᄒᆞᆸ주.
양전형 시인 / (사)제주어보전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