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창문위에서 가로등을 내려보고 있노라면
많은 손님들을 알 수 있지
그대의 은은한 불빛에
살아있는 것들이 모여서 춤을 춘다
술 주정하는 아저씨는 고뇌와 희락을 생각하고
다양한 생물들은 불빛아래 하나되어
그 들의 삶을 노래한다
빛을 비춰주는 가로등아 아침이면 고요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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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주마등처럼 스쳐가듯 하루를 보낸 저녁
환하게 비추는 하얀 불빛이 있음을 깨닫는다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앞에 있는 푸르게 살아있는 식물을 보며
푸닥거리가 가득한 비닐봉지를 보며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고요함 속에서 묵묵히 버티는 녹색의 잎을 보며
순간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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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멀리서...
그대를 보고 있어요 멀리서
설레는 그대일지라도
생명을 나눈 가족일지라도
누군가의 배우자일지라도
그대를 멀리서 보고 싶어요 가끔식은
멀리서 보고 싶어요 다른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바라본 그대의 모습과
멀리서 바라본 그대의 모습은
같지만 다른 거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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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속에 가려진 생과 사
붉은 석양이 서쪽하늘을 가리키고 있을 무렵
컴컴함을 어루만지듯 다가오는 석월이 저녁의 공창을 비추고
밝고 역동적인 만물들은 삶에서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네
석양과 일출이 반복되는 사이에서
생사의 하루를 견디는 만물은 대단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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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허상
나무들의 향내음과
아름다운 자태에
손을 들어 두 눈을 막아본다
암흑속에 가리워진 시선 한 곳을 응시하고
본질 그대로를 파악하려고
후각과 촉각으로 그대로를 느낀다
손을 무심코 뻗어서 만져보려 하였으나
생채기가 생긴 듯 손이 따갑다
한 손 가리던 눈을 뜨고
다른 한 손 바라보니
상처가 있구나
눈을 뜨고 그대로 보는 것
그 것은 허상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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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이세아 (시, 전산학석사)
* 한국문인협회이천시지부 정회원
* 시사문단 등단시인
첫댓글 이세아 사진 업로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