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에 남은 여름
김태연
여름이
어깨를 툭 치면
시원한 물결이 손짓하고
첨벙
물방울들이
하늘로 뛰어오르니
웃음소리도
동그란 물결을 타고
멀리 번져 간다.
더위는
어느새 물속에
풍덩 빠지고
집으로 가는 길
내 옷깃에는
여름이 반짝인다.
여름, 바다
김태연
파도는
쉼 없이 달려와
모래 위에
하얀 웃음 놓고 가고
바람은
짭조름한 이야기를
내 귀에
살며시 들려주고
발끝을 적신 물결은
소곤소곤 말한다.
“또 놀러 와.”
여름의 바다는
언제나 그렇게 우리를 부른다.
길 위의 친구
김태연
운동화는
말이 없어도
내가 걸어온 길을
모두 기억하고
기쁜 날도
속상한 날도
한 걸음마다
함께해 준다.
현관에 쉬고 있는
닳은 밑창에는
오늘 하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내일 아침도
말없이 먼저
내 발을 기다릴
길 위의 친구
여름의 비밀
김태연
햇살이
온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더니
나무가
초록 우산 펼치며
지친 발걸음 기다리는데
그 아래
바람 한 줄기
꼭꼭 숨어 있다.
구슬땀 닦으며
한 걸음 들어서니
바람이 빙그레
나무 그늘 속에만
숨어 있던
여름의 비밀
엄마의 흰머리
김태연
어느 날
엄마 머리 위에
눈이 내렸다.
한 올
두 올
조용히 쌓이고
나는
그 눈을
오래 바라보고 싶었다.
천천히
내 곁에
머물러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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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집 작품방(2026년)
김태연 동시 5편(옷깃에 남은 여름 외 4편)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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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3 09: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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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태연 작가님!
와우~~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