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소의 뿔의 경
1.[세존] "모든 존재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그들 가운데 그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말며,자녀조차 원하지 말라. 하물며 동료들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교제가 있으면 애착이 생기고,
애착을 따라 이러한 괴로움이 생겨나니,
애착에서 생겨나는 위험을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모든 존재에 대해 폭력을 쓰지 말고, 그들 가운데 그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말며,
자녀조차 원하지 말라,
하물며 동료들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첫 게송은 얼핏 냉정하게 들립니다.
자녀조차 원하지 말라니, 사람 사는 정과는 거리가 먼 말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연을 끊으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자녀를 사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통해 자신의 욕망과 정체성을 붙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곁에 두려는 마음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를 먼저 보라는 권유입니다.
교제가 있으면 애착이 생기고, 애착을 따라 이러한 괴로움이 생겨나니,
애착에서 생겨나는 위험을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다니야의 경 끝에서 세존은 집착이 있는 곳에 슬픔이 있다 하셨습니다.
이 게송은 그 이치를 한 걸음 더 밀고 나갑니다.
처음에는 함께 이야기하고 웃습니다.
그러다 마음이 가까워지면,
이 사람이 나를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고,
조금 더 지나면 나를 이렇게 대해주어야 한다는 기대로 굳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상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고,
연락이 없으면 불안하고, 떠날까 봐 두려워집니다.
슬픔은 잃은 뒤에야 오는 것이 아니라,
곁에 두려는 그 순간부터 이미 함께 자라기 시작합니다.
무소는 무리를 짓지 않습니다.
홀로 걸으며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누구도 자신에게 기대게 하지 않습니다.
그 고독은 외로움과는 다른 결을 지닙니다.
함께 걸을 수 있지만 매이지 않고, 사랑할 수 있지만 소유하지 않고,
곁에 있을 수 있지만 상대의 마음에 자신의 행복을 맡기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곁에 두고 싶어 하는 것들,
놓치고 싶지 않아 붙잡고 있는 것들을 가만히 헤아려봅니다.
그것들이 정말 나를 자유롭게 하는지,
아니면 이미 조용히 나를 붙들고 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