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카페 회원들과 길을 떠나게 되니 많이 설레이더군요.
울산 신복로타리에서 7시 30분에 만나 진주 바운스 님( 스님이름으로 오해되어 칸 띄웁니다) 일터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
제가 결혼전까지 살던 그리운 고향 진주에 설쇠고 보름만에 다시 찾게되었습니다.
찾기쉽게 홈플러스 바로 옆 빌딩에 위치한 라이브클럽이더군요.
조용필님의 노래 바운스를 너무 좋아해서 가게이름도 그리 지으셨다는데 앞으로 대박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주방안에서는 바운스 님의 형수님이 우리 일행들을 맞이하신다고 바쁘시기에 도와드리는 회원들.
전날 방앗간에서 바로 뽑은 가래떡에 꿩육수로 간을 내고 싱싱한 굴이 들어가서 아주 맛나는 떡국이더군요.
전망좋은 8층의 영업장에서 각자 자리에 앉아 맛있게 먹습니다.
바운스 님은 혹시 모자라는게 없는지 챙기기에 바쁘시네요.
배불리 먹고 해천님이 오늘 일정과 계획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회원들이 인사,소개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총 29명의 회원들이 6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제일 먼저 간곳은
남명 조식선생의 고향동네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토동마을입니다.
먼저 어릴때부터 공부한 용암서원과 뇌룡정을 둘러봤는데 한창 복원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네요
유명한 단성소 비앞에서 단체사진 한장찍고 시작합니다.
조정에서 내린 벼슬을 거부하며 부정부패로 만연한 조정을 엄하게 꾸짖고
어린 명종임금을 한낱 고아라 칭하며 서슬퍼런 모후 문정왕후를 일컬어 일개 과부라고해서 유명해진 상소문입니다.
저는 진주출신이라서 남명 조식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인데
그외 지방에 사는 저의 지인들은 거의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의외였습니다.
퇴계이황과 쌍벽을 이루는 대단한 유학자였지만 시대가 위인을 제대로 평가못했네요
조금 걸어가니 바로 옆 생가터(외갓집) 여기도 복원공사가 한창이네요
남명의 외가라는데 산청군에 이어 한발 늦긴 했지만 성인을 바로 대접하려는 합천군의 행정이 다행입니다.
일주일동안 울산의 날씨는 때아닌 폭설과 잔뜩 흐린날씨로 햇볕도 못보고 살았는데
역시 따뜻한 남쪽 동네는 구름한점없이 깨끗한 이른봄날씨라 바깥나들이 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도전리 마애불상군이 있는 야트막한 언덕을 새로 만든 나무계단을 걸어 올라갑니다.
해천님이 미리 29개의 불상들을 찾아보라는 숙제를 내어줬기에 다들 열심히 찾기에 바쁩니다.
낭떠러지 벽에 희미하게 그려져있는 마애불상들..
보존이 잘되어 후대까지 잘 이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산청군으로 접어들어 꼬불꼬불 길을 올라가니 절벽위에 위치한 정취암.
지대가 높아서 산아래 전망들이 아주 좋더군요.
따라온 어린 회원들은 돌에 붙인 동전들 떼다가 연도 확인해보더니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며 잘놀더군요.
기왓장에 좋은 글귀가 코팅되어있길래 그중에 마음에 드는 글 한장 찍어봅니다.
아까 전에 올라왔던 멀미나게 많이 돌던 차도를 다시 내려가기 싫은 몇사람들은 절아래 돌계단을 걸어 등산로로 내려갑니다.
오늘 주로 차를 타고 이동해서인지 다리가 근질거리더군요.
처음에는 힘들고 가파른 등산로였지만 차츰 내려오니 솔숲이 있는 걷기좋은 길이라
다들 기분좋게 걸어내려옵니다.
차도로는 2.5킬로였는데 등산로는 800미터라서 우리가 더 일찍 차도에 도착했답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오후 2시에 비로소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미리 예약을 해서인지 도착하자 마자 바로 아구찜이 한상 가득 차려져있더군요.
삶은 계란이 왜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다먹고 나니 이유를 알겠더군요.
일반 아구찜에 비해 마늘이 많이 들어가서 상당히 매워서 입가심으로 속을 달래는 용도이네요
고려말 문익점선생이 원나라에 가서 몰래 붓통에 가져온 목화씨를 처음 고향에 심은 장소에
목면시배유지라고 전시관을 만들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원나라에서 보면 국보절도범으로 원수이겠지만
그당시 우리나라입장에서는 의류혁명을 일으킨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지요.
산청과 가까워서인지 진주의 도로변 화단에서는 목화를심어 아주 반응이 좋답니다.
전시관 옆 텃밭에는 목화솜이 그대로 달린 목화밭이 있는데
아까 해설사가 한개씩 따가서 심어보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실패할 확률까지 계산해서인지 다들 더 많이 따가네요
저도 세개 땄는데 올봄에 화분에 심어 솜을 채취해볼렵니다.
시들어버린 목화솜들이 하얀눈송이처럼 많이 달려있습니다,
지리산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남사예술촌에 들릅니다.
예전에 비해 참 많이 정비가 되어있더군요.
수많은 고택들을 많이 보존되어있는 남사예술촌 마을길을 천천히 걷는 회원들.
이 마을에서 제일 상징적인 300년된 회화나무,
부부가저 아래를 지나면 금슬이 좋아 백년해로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내려오는 유명한 나무아래서 사진도 찍습니다.
어둠이 스르르 몰려오기 시작하는 5시넘어서야 성철스님이 처음 출가한 대원사에 들렀습니다.
깊은 지리산기슭이라 많이 쌀쌀해서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대원사 대웅전 문짝이 참 특이합니다.
매난국죽 사군자가 통째로 조각되어있어서 혹시 이어진 부분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답니다.
남명기념관도 둘러보고 재실과 여러 유적지를 걸어봅니다.
길 건너편에 있는 남명선생이 말년에 후학들을 가르친 산천재
생전에 매화나무를 손수 심고 아꼈다는 500년되었다는 남명매는
아직 꽃을 피우기에는 좀더 기다려야될것같네요.
6시 넘어서야 성철스님의 유적지에 갔더니 동상뒤의 생가는 이미 문이 닫혀 구경을 못하고
사후에 건립된 겁외사만 한바퀴 둘러봅니다.
진주에 살때 자주 와본 겁외사지만 그이후에도 자꾸 새로운 건축물들이 생겨서 놀랍네요.
커다란 묵주조형물앞에서 다들 깜찍하게~~~
순식간에 어두워져서 바로 작별인사하고 헤어져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날씨도 봄날같이 따뜻한 주말에 답사 준비하고 해설, 인솔하신다고 고생하신 해천님 감사드리고.
수십명의 회원들 든든히 잘 먹이고 쉬게 하고 미리 답사하신 바운스 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낯익은 유적지도 몇군데 있엇지만 처음가보는 합천쪽 유적지 답사가 아주 흥미로웠고
알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처럼 해설이 있는 문화유산 답사에 좋은 공부 많이 했습니다.
처음 뵈는 회원분들도 반가웠고 다음 좋은 답사때 함께 하겠습니다.
이카페는 글 잘쓰는 작가분들이 많이 계셔서 후기방 쓰기가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좋은 여행에 합류했는데 제나름대로 몇자적어 봅니다.
건강들 하십시요.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진주님 다음에는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걸은 것 같네요.
그래요..다음에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요.
진주님의 꼼꼼한 후기글 솜씨는 어디가도 빈틈이 없어요
잊었던 것도 다 기억나게 해 주네요
무엇보다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헤헤헤..길상화님 믿고 저는 빈손으로 가서 한보따리 싸온 주전부리 잘 먹었답니다.
@진주 고맙습니다.
똑소리 나는 모습과 같이 글솜씨도 똑 소리 나는군요.. 지나간 순간순간들이 새록새록 슬라이드처럼 지나갑니다. 반가운 회원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
감사해요..하루종일 같은 차량에 탄것도 깊은 인연입니다.
사진과 함께 보는 해설...진짜 좋습니다.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닉네임이랑 얼굴이 낯설긴 하지만 계속 익혀 가겠습니다.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 하며 덕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다음 기회가 아직 많으니 그때 뵙지요.
진주님!
넓고 분명한 마음에
탄복하고
많이 고마운 마음입니다.^^
히히..별말씀을...제가 항상 고맙지요
사진과함께 후기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