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장초등학교
태평동에서 가장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가장동이 있지요? 그 뒤로는 괴정동이 있고, 여기 가장동에는 가장초등학교가 있고요. 괴정동에는 초등학교는 없지만 괴정중학교, 괴정고등학교가 있어요, 대신 초등학교는 백운초등학교가 있지요.
그럼 가장동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곳은 예부터 넓은 들판에서 생산한 곡식을 창고에 많이 가두는 동리라는 뜻에서‘가둔이’라고 하던 곳 이예요. 그런데 이‘가둔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아름답다, 좋다는 뜻의 가(佳)에 감출 장(藏), 해서 佳藏이 맞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늘날에는 아름다운 모양을 이르는 佳狀洞으로 바꿔 쓰고 있어요.
아마도 이것은 1905년 일제에 의한 창지개명 때 원 뜻을 모르고 단지 소리만 듣고 일본식 표현인 佳狀洞으로 표기 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요. 이 狀자가 무슨 뜻 이예요? 아시는 바와 같이 이 狀자는 임명장, 상장 등 어떤 서류를 나타낼 때 쓰는 장자예요. 즉, 어떤 형상이나 모양을 뜻하는 한자라는 거지요.
더구나 우리는 전통적으로 어떤 서류에도 이런 狀자를 쓰지 않았어요. 이것은 일본식 표현이라는 거지요. 우리는 임금이 신하에게 주는 임명장을 교지(敎旨) 또는 첩지(牒紙)라고 했어요. 따라서 이를 굳이 해석하자면 아름다운 형상을 가진 마을? 아니면 아름다운 상장? 이 되는데, 그건 아니지요.
따라서 이제는 옛 이름‘가둔이’를 통해 올바른 동네이름을 찾았으면 하네요.‘가둔이’라는 이름으로 고치기 어렵다면 한자 표기만이라도‘가둔이’를 뜻하는 가장동(佳藏洞)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어렵겠지만.
또한 옛날에는 한밭의 농악하면 가장동의 농악을 이를 만큼 구성진 농부가가 끊이지 않는 마을로 유명하였답니다. 왜 아니겠어요? 이렇게 아름답고 너른 들판이 펼쳐져있는데 농부가 일 할 맛나지 아니하겠어요?
대전괴정중학교
괴정동에는 초등학교가 없으니 괴정중학교를 통해 괴정동의 유래를 알아볼까요?
괴정동은 마을 가운데에 커다란 괴목(회화나무)이 마치 정자처럼 멋지게 서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회화나무(괴목) 정자가 있는 마을이라 해서 괴정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마을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대게 느티나무라고 알고 있는데, 옛사람들은 마을 어귀나 마을의 중심에 나무를 심을 때는 느티나무가 아닌 회화나무를 심었답니다. 예부터 회화나무는 벽사(귀신을 쫓거나 액운을 막는 것)의 의미가 있어 그랬다네요.
서구 괴곡동(가수원에서 기성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 아랫마을)도 마을 한가운데 커다란 회화나무(천연기념물 제545호)가 서 있어요. 그래서 이 동네 이름도 괴목 즉 회화나무가 있는 계곡이란 뜻의 괴곡동이예요. 여기선 매년 칠석제도 지내고 있어요. 수령이 최소 700년은 넘었다지요.
한편 조선지지자료 회덕편에 보면 취락으로서‘가장골’이라는 한글 지명과 함께‘괴정리(槐亭里)라는 한자 지명이 병기되어있어, 괴정이라는 한자 지명이 원래‘가장’이라는 한글 지명을 음차한 것이라 보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 괴정동 현재 한국통신 뒷산에서 돌널무덤이 발견되었는데 여기에서 간석기, 돌화살촉, 옥 귀걸이, 한국식 동검, 동경 등이 출토 되었는데, 이 중 한국식 동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랍니다.
농경문 청동기
또한 여러분이 너무나도 잘 아시는 사회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농경문 청동기(보물 제 1823호)가 이곳 괴정동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1970년대 대전의 한 상인이 고철수집인(엿장수)에게서 구입한 것이 서울의 골동품 상인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장되었는데, 정확한 출토 상황이나 출토지가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대전 괴정동에서 출토되었다고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보가 되지 못하고 뒤늦게 2014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답니다.
어떤 유물이 국보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보물급 문화재 중 제작연대가 오래된 것이나 한 시대를 대표하는 것 또는 제작 기술이 뛰어나거나, 형태나 품질 용도가 특이한 것 그리고 역사적 인물과 관계가 깊은 것 등을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사를 하여 지정하는데 그럴려면 출토지 또는 발굴지가 어디인지 명확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이 농경문청동기는 아쉽게도 출토지가 어디인지 명확치 않아서..... 다만, 현재 한국통신 뒷산에서 출토된 게 아닌가 짐작만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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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운초등학교
그런데 백운초등학교는 가장동이나 괴정동과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이름을 갖고 있어요. 근데 알고 보면 전혀 엉뚱하지는 않아요.
지금은 개발로 인해 사방이 아파트 천지지만 예전에 대둔산에서부터 이어진 산줄기가 이곳 둔산동까지 뻗어 있었다고 했잖아요. 둔지미산. 지금도 이곳 괴정동은 다른 곳 보다 지대가 좀 높지요. 가장동에서 갈마동으로 넘어가려면 괴정동 KT인재 개발원, 나진 요양병원 쪽 고개를 넘어 가잖아요. 예전엔 여기가 모두 다 산이었어요. 도솔산에서 둔지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여기는 모두 숲이었어요.
괴정동에서 볼 때 동남쪽 가장동과 용문동은 모두 논과 밭이 어우러진 넓은 평야고 북서쪽은 모두 산과 숲 이예요. 그러니 남쪽 평야지대의 따듯한 공기와 북쪽 산림의 서늘한 공기가 만나면 어떻겠어요. 대기도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면 비가오지요? 여기도 마찬가지예요. 남쪽의 따듯한 공기와 북쪽의 서늘한 공기가 만나니 여기는 늘 안개가 생겨요. 마치 하얀 구름이 내려 온 것처럼. 그래서 이곳을 흰 구름이 내려앉은 마을이라는 뜻의 백운리라고 했어요. 그 백운리에 학교를 세웠으니 백운초등학교라고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