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댓글월남전 참전용사로 파견되어 잠자는 벙커에서 신문 기사를 읽고 단숨에 적어 보낸 글이 당선되어 신문과 상장이 날아왔다. 날마다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녀의 편지는 글씨가 보통으로 예쁜 정도가 아니었다. 동봉한 사진은 한 송이 칼라를 닮았었다. 주소도 내가 다니던 고향의 여고 3학년이었고, 글 내용도 잘 쓴 글이어서 답장해 주었었다. 고교생이었으므로 그렇게 잊고 있었으나, 어느 사찰에서 공부할 때 요즘 말로 하면, 재능 기부로 대웅전 단청(丹靑)을 해 줄 무렵이었다. 그녀와 몇 차례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친구와 단일코스 여행도 다녀왔었다. 강릉에서 자동차 부속상을 할 무렵,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설악산을 넘어가다 기후가 나빠서 죽을 뻔했었다. 그렇게 서울에 가서 부속을 사서 부치고, 소공동 이천전기에 근무하는 친구와 함께 만나서 맥주 몇 병을 마셨다. 그때, 그랬다. 마지막이라고. 그래서 그것이 진담이 아니란 걸 알기에 나도 깜짝쇼를 해 주려고 그랬었는데, 그녀는 오해하고 고향 철길에 무너져 울었다고 했다. 그녀 친구의 말을 듣고 달려갔으나 그녀는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갔다. 이미 벽지로 사용된 신문에서 당선된 「병사의 일기」를 읽고 보내온 그녀의 편지
첫댓글 월남전 참전용사로 파견되어 잠자는 벙커에서 신문 기사를 읽고 단숨에 적어 보낸 글이 당선되어 신문과 상장이 날아왔다. 날마다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녀의 편지는 글씨가 보통으로 예쁜 정도가 아니었다. 동봉한 사진은 한 송이 칼라를 닮았었다. 주소도 내가 다니던 고향의 여고 3학년이었고, 글 내용도 잘 쓴 글이어서 답장해 주었었다. 고교생이었으므로 그렇게 잊고 있었으나, 어느 사찰에서 공부할 때 요즘 말로 하면, 재능 기부로 대웅전 단청(丹靑)을 해 줄 무렵이었다. 그녀와 몇 차례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친구와 단일코스 여행도 다녀왔었다. 강릉에서 자동차 부속상을 할 무렵,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설악산을 넘어가다 기후가 나빠서 죽을 뻔했었다. 그렇게 서울에 가서 부속을 사서 부치고, 소공동 이천전기에 근무하는 친구와 함께 만나서 맥주 몇 병을 마셨다. 그때, 그랬다. 마지막이라고. 그래서 그것이 진담이 아니란 걸 알기에 나도 깜짝쇼를 해 주려고 그랬었는데, 그녀는 오해하고 고향 철길에 무너져 울었다고 했다. 그녀 친구의 말을 듣고 달려갔으나 그녀는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갔다. 이미 벽지로 사용된 신문에서 당선된 「병사의 일기」를 읽고 보내온 그녀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