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238] 海月亭 해월정 조인벽(趙仁璧)선생시- 절구(絶句)
絶句(절구)―趙仁璧(조인벽) 蝶翅勳名薄(접시훈명박) 龍腦富貴輕(용뇌부귀경) 萬事驚秋夢(만사경추몽) 東窓海月明(동창해월명) 나비의 날개처럼 공과 명예는 엷고 용의 머리처럼 부함도 귀함도 가볍구나. 모든 일은 가을 꿈인 듯 놀랍고 동창에는 바다의 달이 밝구나. 直譯 나비의(蝶) 날개인 듯(翅) 공과(勳) 명예는(名) 엷고(薄) 용의(龍) 머리같이(腦) 넉넉한 재물과(富) 높은 신분도(貴) 가볍구나(輕). 모든(萬) 일은(事) 가을(秋) 꿈인 듯(夢) 놀랍고(驚) 동쪽(東) 창에는(窓) 바다의(海) 달이(月) 밝구나(明).
접시(蝶翅)=나비의 날개. 약해서 부서지기 쉬운 것에 비유하여 씀. 박薄=얇다. 각박하다. 용뇌龍腦=인도의 용뇌수(龍腦樹)의 줄기에서 나와 응고된 투명한 결정체.최고급 재료로 쓴다.
♣지은이 조인벽은 공민왕 때 왜구를 물리친 공이 있고,태조 이성계의 매부입니다. 5언절귀에 흐르는 무신으로서 공의 기개를 엿볼 수 있고, 이성계의 계략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심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성계의 혁명이 끝난 뒤.고려에 절개를 지켜 강원도 양양 땅에 해월정海月亭을 짓고 숨어 살았다. 바닷가 집에서 일장춘몽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았다. 공을 세워 그 이름이 기린각에 오른다 해도 허망하기가 손대면 바스라지는 나비 날개 같다. 달콤한 부귀는 용뇌향처럼 허공 연기로 사라진다. 한 웅큼 모래를 쥔 주먹과 다름없다. 욕심 사납게 움켜쥘수록 펴보면 남은 게 없다. 속세에서의 시간은 추운 가을밤 초저녁에 잠깐 든 꿈이로구나. 동창이 훤해 항 열고 보니, 바다위에 황금 수레가 덩실 솟았다. 지난 미망(迷妄)들이 이 한 방에 흔적 없이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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蝶翅勳名薄(접시훈명박) : 나비날개같은 훈명은 얇기만 하고
龍腦富貴輕(용뇌부귀경) : 용뇌향같은 부귀는 가볍기만 하구나.
萬事驚秋夢(만사경추몽) : 만사가 한갓 가을 꿈임에 놀라거니
東窓海月明(동창해월명) : 동창의 바다에는 달이 밝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