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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 ‘산문의 詩’ 작가회> 작품집 (7집) 준비 안내 3
1. <원고 제출>: 오덕렬 이메일(ohdl@naver.com)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1) 원고를 제출하실 때는 7편이나 5편을 내시는 겨우 다 같이 본인의 이름 밑에 7편이나 5편을 한꺼번에 배열하여 하나의 파일로 보내주셔요.
2) 작가님들께서 작품 싣고 싶은 순서대로 1) 작품 명, 2) 작품 명∼7) 작품명의 방식으로 보내주셔요.
3) <산문의 詩>가 앞에 오고 <창작에세이(창작수필)> 뒤쪽에 오도록 하셔요.
4) 오덕렬 작품으로 용례를 보입니다.
●오덕렬 작품
○ <산문의 詩> 5편
1) 천둥 번개
쏘낙비 한 줄금 쏟으려나?
하늘이 먹구름이다.
아니나 다를까, 저쪽 하늘에서 번쩍 불꽃이 튄다.
이어 천지개벽하는 소리가 뒹군다.
탕-앙, 탕, 꽈당 탕!
저 너머 산맥이 쪼개지는가.
겁이 난다.
천둥 번개가 친다.
어릴 적에, 천둥이 치고 번개가 칠 때면 나는 대낮에도 이불을 둘러썼다.
덜덜 떨며 잘못한 일, 없나 생각했다.
엄마 몰래 쌀 한 줌 먹은 일밖에 없었다.
지난 해 말부터 우한(武漢) 폐렴이 천둥이었다.
지금은 2020년 2월이다.
벌써, 사스(SARS) 8개월 기록을 따라잡았단다.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신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보도다.
은근히 불안하다, 집안에서 컴퓨터하고만 노는 나도.
모두가 불안하다.
대한민국 불안하다.
지구촌이 불안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이다.
신종 이놈, 컴퓨터 바이러스론 변신 못한다.
그래도 혹시, 뚫리지나 않을까?
먹구름이 흘러간다, 오대양 육대주로.
기어이, 쏘낙비 한 줄금씩 쏟으려나, 하늘은 먹구름이다.
우한 폐렴은 천둥 번개다.
[방언]
쏘낙비 ‘소낙비’의 방언(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2. 물방울
봄날, 이슬거리*가 내린다.
천지는 방울방울 이슬방울이다.
길을 가다가 나뭇가지에 맺힌 이슬방울을 본다.
제비처럼 줄을 서서 다정하다.
아가씨들 우산도 없이 이슬방울 이고서 발걸음 가볍다.
가로수들도 우주를 대롱대롱 달았다.
길 가는 얼굴들이 서로서로 쳐다보며 환하다.
이슬방울이 물방울 되었다.
이슬방울도 암수가 있는갑다.
서로 보랃다가 얼른 끌어안는 것 좀 봐.
감쪽같이 보듬어 한 방울로 몸을 불린다.
야아! 재밌다.
물방울 속에 창조의 힘이 가득하다.
그래 물방울들은 詩다야.
시는 창조의 세계다.
둥그렇게 둥그렇게 매달려 있는 방울은 우주를 창조한다.
아, 그렇지 둥근 것은 알이요 씨앗이지, 생명력을 키우는.
저 물방울 하나하나가 뭉치고 뭉쳐 계곡을 흐른다.
돌멩이와 소곤거리며 흐른다.
큰 바위를 만나면 폭포처럼 뛰어내린다.
어디로 가는 것이냐? 아래로 아래로 간단다.
방울방울 이슬방울이던 계곡 물은 흘러흘러 강물이 된다.
강물은 밤낮도 없이 흐른다.
세월처럼 흐르는 강물아 어디로 가느냐? 바다로 간단다.
세월은 아들딸도 기르고, 짐승도 기르고, 새들도 기르고, 초목도 기르고….
강물도 흘러흘러 가면서 수많은 어족들을 목마르지 않게 길러낸다.
이제 더 많은 것들을 길러내려 바닷물과 몸을 섞는다.
억만 생명을 길러내는 물의 큰 창조적 변화를 본다.
詩는 물방울의 일생이다.
* 이슬거리: 아주 가는 안개 같은 이슬비
3. 단풍
무등산장에서 꼬막재를 넘는다.
조붓조붓 산길이 낙엽에 쌓여 곰실댄다.
나무마다 단풍 손님 맞았다.
설악부터 찾아온 가을의 큰손이시다.
지금이 절정인갑다.
한라에도 버얼써 곱다는 소식이다.
나무 몸뚱이 사이사이로 보이는 저 숲속의 황홀경을 보라.
빨강 노랑 주황…, 별보다 많은 여인의 마음을 보라.
가을은 여인들 마음이 단풍이다.
저쪽에 한 잎 단풍이 진홍眞紅으로 타고 있다.
정읍사의 여심이다.
얼매나 속이 타면 저리 검붉은 마음 뱉어낼까?
4. 시무지기 폭포
몸을 던졌다.
무지개 떴다.
꿈들이 건너는 다리가 놓였다.
하늘 아래 흰 꽃 소沼를 꿈꾸었나?
그냥 품어 안을 어머니 마음같이, 구천의 돌밭 밑으로 숨어,
침묵의 역사로 흐르는 물아!
쏘내기 삼형제 만나면, 세 무지개 꽃 뜬다는 폭포, ‘시무지기’ 폭포여!
옥양목 여러 필로 펼치는, 어머니 젖줄이다, 너는.
무등산은 어머니 산! 시무지기 폭포는 무지개다리,
시무지기 폭포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어머니 탯줄이다.
5. 지팽이
수필을 공부하는 광주교실 회원들과 무등산을 찾았다.
문학기행인 셈이다, 각자 작품 한 편씩을 쓰기로 했으니.
1,187번 뻐쓰로 산장에서 만나, 꼬막재를 넘었다.
시무지기폭포로 내려가기로 했으니 산마루는 마음속에 있다.
집을 나설 때 아내가 스틱을 짚기 좋게 키를 맞춰 건네주었다.
지팽이 삼아 짚으며 오르니 산길도 오를 만했다.
단풍들도 웃녘에서 달려오느라 가을 운동회 때 달리기를 끝낸 누이 볼 같이 붉다. 바람 타고 내려온 지 일주일째란다.
억새 평전은 산 뒤쪽에 치마폭을 편 듯이 앉아 있다가 점심을 먹고 가라 붙잡는다.
억새! 노래 가사에서 으악새라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어릴 적 ‘옥살’이라 부르며 하얀 뿌리를 잘근잘근 씹어 단물을 얻어먹었다.
이번엔 ‘시무지기폭포’의 뒤꼭지를 꼭 좀 보고 싶었는데….
힘이 팽기니 또 미루고, 지팽이 손을 꼭 잡고 하산이다.
오늘은 인생길 같은 산길을 지팽이와 함께 걷는다.
무등산에서 하루를 한 몸 되어 걸었으니 반려자가 아닌가.
아! 부부는 서로에게 지팽이구나!
○ <창작에세이(창작수필)>
6. 야! 무지개다
엊저녁 방언(方言)에 대한 비유를 찾다가, ‘방언 = ?’ 이런 어렴풋한 생각만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아직 눈을 뜰 시각이 아닌데, 분명히 들렸다, 내 귀에는. ‘방언은 무지개제’ 이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눈앞에는 찬란한 무지개가 떠 있었다. 어느 푹푹 찌던 석양, 쏘내기 한 줄금 쏟아낸 하늘이 내려준 그 무지개였다. 더위에 지친 무등산의 수목들이 그세 생기를 머금었다. 열여덟 처녀가 목욕하고 방울방울 물방울 그대로 달고, 수줍어 빔서는 모습 같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 메모를 했다
○ 소재(은유): 방언 = 무지개
○ 왜(동일성)?: 개성적 빛깔이 다양하므로.
○ 원관념: 방언
○ 보조관념: 무지개
○ 형상화(창작): 무지개 이야기로 방언을 그려낼 수 있다.
늘상 하던 메모의 틀이다. ‘한국 산문의시 문인협회’의 특허품이랄 수 있는 창작의 어머니인 <이것저것 놀이>인 것이다. 창작이 아닌 일반 산문에서 시작한 수필(에세이)의 ‘창작적 진화 현상’을 연구하다 얻어낸 보물이다. 일반 산문이 창작이 되기 위해서는 <이것>을 {저것}으로 보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조물주처럼 직접 있게[being·exist]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유를 통해서 창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인 방언을, {저것}인 무지개를 통해서 그려낼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방언이란 놈은 형체가 없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형체가 있는 무지개 이야기로 방언을 그림을 그리듯이 그려내야 한다. 이것을 형상화라 한다. 형상화의 다른 표현이 창작이다.
방언 하나하나에는 태어난 환경에 따른 개성이 뚜렷하다. 무지개의 색깔처럼 영롱하다. 보라, 8도의 방언의 색채를! 그 방언들은 각자 풍토에 맞게 태어났다. 한국어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다. 한반도 전역 및 제주도를 위시한 한반도 주변의 섬에서 쓴다. 조선 8도 그 어디에 방언이 개성 없는 게 있던가? 말은 살아가는 우리 삶의 무늬가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삶의 색깔과 향이 배어 있게 마련이다. 그 내면의 소리를 다른 지방 어느 누가 흉내나 내겠는가? 이런 개성의 빛과 맛이 없다면 어디 그게 방언이겠는가? 모든 지역에서 똑같은 방언을 사용한다면 또 얼마나 싱거운 일인가? 어디 그게 사람의 말이겠는가? 백두산 산중에 사는 사람은 산중 말을,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또 그 풍토에 알맞은 말을 하는 것 아닌가. 곰곰 생각해 보면 갓난아기가 태어나는 일이나, 방언 하나가 태어나는 일이나 같은 생명체인 것 같다.
자, 슬슬 팔도 유람이나 떠나보자, 방언의 개성적 빛깔을 만나러. “오―매, 단풍 들겄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오―매, 단풍 들겄네” 가을이다. 출발이다. 아따, 그세 장성갈재를 지나, 징게맹게 너른 들을 봉께 맴이 요상허요, 야. “키익, 속궁합 속이사 누가 알겄어? 들으가 본 사램이나 알 일이제 잉.혼불” 등거리 땃땃헝깨 식섹거리능교? 지리산 넘었다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이별가 ‘성악산’을 ‘승악산’, ‘승악산’ 하고, ‘쌀’을 ‘살’ ‘살’하는 개벼? “혼자 자야 편해유.” “사내는 솔직허야 쓰는 겨.” “싈―여자는 필요욻당께유.관촌수필” 방언 만나러 가는 겨? 아무리 바뻐도 한양은 들렀다 가는 게 경오 아닌겨? “우리 현대인도 ‘딸깍발이’의 정신을 좀 배우자. 첫째, 그 의기를 배울 것이요, 둘째 그 강직을 배우자, 그 지나치게 청렴한 미덕은 오히려 분간을 하여 가며 배워야할 것이다.딸깍발이” 한양을 떠나 ‘피양’에 들어갈랑깨 ‘자흥’이나 ‘관양’ 생각이 났어이다.(났습니까?)[광양]) “이년! 사나이에게 그 따윗 말버릇 어디서 배완” “에미네 때리는 건 어디서 배왔노! 못난둥이.” “샹년 그냥? 나갈, 우리 집에 있디 말구 나갈.배따라기” 대동강 부벽루의 이수일과 심순애는 아닌디…. 채선(彩船) 타고 대동강 건너며 ‘배따라기’ 부르며 백석(白石)이나 만나러 어서 떠나자.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산골로 가 살자는 사람은 누굴까? 백석의 애인 자야(子夜)! ‘천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하며 전 재산을 바친 자야가 아닌가. ‘출출이’가 뭔지 알아? ‘마가리’는, 또? 출출이는 멥새고, 마가리는 오두막이야. 백석을 만나고 나니, 내 시혼(詩魂)이 괜히 바빠하네.
함경도 성진이 고향인 최서해는 만주 땅 헤매며, 가난 탈출했을까? 「탈출기」 보면 그것도 아니더라고. 성진은 동해 쪽에 가찹다. 동해를 타고 강원도 평창에 들러 메밀밭이나 보고 가자. 소설가이면서 그의 작풍은 항상 수필적이었던 이효석…. 바다 건너 지주도 비바리도 담에 만나야 쓰것다. 하기사 그리운 성산포(이생진)에서 소식은 풍문으로 늘 듣고 있으니…. 나도 어서 돌아가 산문의 창작적 진화로 나타난 시! <산문의 시> 한 수라도 써야 쓰것다. 무등산 시무지기 폭포―규봉암 아래 해발 고도 700m에 위치하고 있는 천연 폭포로, ‘시무지기’란 ‘세 무지개’의 전라방언―도 잠 만나고 잪다야.
전국의 방언―여기서 ‘방언’은 ‘사투리’라 써도 무방하다. 다만 우리말샘이 탄생하기 전, 표준어 정책을 펴면서 ‘사투리’를 폄하한 표현 때문에 일부러 방언이라 쓴 것이다. 이번 방언 유람에서 본 바와 같이 방언은 지역도 남녀노소도 없다. 그렇다면 향토작가나 대작가는 어떨까? 나 같은 ‘무등산 시무지기 작가’도 못되는 사람은 방언에 반했다.
한강이라는 젊은 작가는 소설 「채식주의자」로 노벨문학상급 ‘맨부커상’을 받았다. “너. 이게 얼마짜린 줄 아냐? {니} {에미} {애비} 피땀이 어린 돈이다.채식주의자” 대작가도 이렇게 방언을 쓰고 있다. 또 오래전 「몽고반점」으로 이상 문학상 대상도 받았다. 그때 자선 대표작으로 「아기 부처」를 뽑았는데, 거기에도 방언은 있었다. “그 매끄러운 살갗에 젖가슴을 {부비고} 싶었다.한강, 아기 부처” 말이 밑천인 작가가 수필집 한 권을 다 읽어도 방언 한나 없는 작가를 나는 싫어한다. 방언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작가도….
무지개보다 아름다운 기상 현상이 있을까? 무지개를 보고도 가슴 뛰지 않은 사람 있을까? 무지개 색은 실제로 100가지 이상이란다. 방언도 마찬가지다. 영롱한 빛깔을 발하는 방언! 한국어의 빨·주·노·초·파·남·보…. 이 문채는 생명의 체취다. 아, 그 꿈결에 들었던 말이 맞구나! 야! 방언은 무지개다.
7. 마람
아부지도 한 장의 마람1)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걸까요? 아부지 손에 의해 볏짚은 마람으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짚의 용도가 바뀌는 일입니다. 마람으로 초가지붕을 이어 식구들의 겨울나기를 다숩게 하려는 아버지의 마음일 것입니다.
지붕을 일 때 마람을 지붕 위로 올리는 일은 하나의 동네 제의(祭儀) 행사와 같았습니다. 온 동네가 함께 힘을 모으고 구경꾼도 노랫가락을 합창했으니까요. 농경사회의 협동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일이었습니다. 이때 마당과 지붕을 연결하는 사다리가 한몫을 하게 됩니다. 천상과 인간을 연결하는 당골네 같은 존재가 사다리인가 봅니다. 처마에 접선하고 마당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있는 사다리. 그 많은 마람을 지붕 위에 올릴 때에는 적어도 예닐곱 사람이 호흡을 맞춰야 합니다. 두 사람은 마당에서, 또 두 사람은 사다리에서, 지붕 위에 두세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요. 아부지는 지붕의 제일 높은 곳에서 일을 총괄하고 계셨습니다. 또 구경꾼들이 기를 보태주었습니다. 원뿔형의 마람, 그 큰 몸뎅이가 어떻게 폴짝폴짝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를 오를까? 이럴 때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이 노래가 되었습니다.
“어이, 올라가요…오! 마람이 올라갑니다아요옷!”
“사다리 양반, 지붕 양반, 조심 조심 조심하시요…옷!”
“이참에는 용마람이요…옷! 망주막이요…오옷! 용 올랐소! 용이 올라! 우리네 일꾼들 수고들 했소.”
마지막으로 누런 용이 승천하듯 용마람이 지붕에 올랐습니다. 승천에는 호흡이 중요합니다.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용이 살아 움직이는지 무거운 줄을 모릅니다. 노랫가락을 타고, 사다리를 타고, 지붕위로 오른 마람들과 용마람으로 지붕은 새 옷으로 갈아입을 차례입니다.
아버지는 참 많은 마람을 엮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용마람도 엮었습니다. 본채만 일 것을 생각하신 게 아닙니다. 헛간채도, 돼지막까지도, 혹 남은 마람은 아랫집에 줄 것도 염두에 두셨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한 장의 마람이 되어 여러 지붕을 덮고 또 덮는 꿈을 갖고 있는 듯했습니다.
집을 일 때는 지붕의 서근새와 거미줄처럼 쳐 있던 삭은 고삿2)을 먼저 걷어내야 합니다. 가끔 물매가 어긋난 곳은 썩은새가 되어 굼뱅이를 길러냅니다. 깨 벌걱지3) 같은 통통한 굼벵이가 구물구물 살아 움직입니다. 새 옷을 입으려면 헌 옷을 벗겨야 하듯이 지붕을 이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이던 때와는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서근새를 걷어냅니다. 둥글게 둥글게 서근새 말아서 마당으로 굴려 내립니다. 지붕도 신부처럼 부끄럽습니다. 입었던 겉옷을 벗었으니 하는 말입니다.
마람으로 지붕을 다 덥고, ‘ㅅ’자 모양의 용마람을 씌우고, 고삿을 치면 지붕 이는 일은 끝입니다. 일이 다 끝나고 간대로 지붕 위를 쓸어내리는 일이 마무리 작업입니다. 그때 아부지의 뒷모습은 한 장의 마람처럼 넓었습니다. 아부지는 마람이었습니다. 지붕울 덮은 마람은 아부지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오매! 그랑깨로 알고보먼 울 아부지는 초가지벙을 이는 마람이당께요.
그렁깨 눈발이 싸그락싸그락 창호지를 건드리던 섣달 그믐밤쯤이었제.
그 시한 아칙(아침), 눈을 뜨자마자 문구멍으로 바깥을 내다봉께 흐거드라고.
예말이요, 그날 아척(아침), 내 눈엔 천지가 왼통 흐건색 일색이드랑께요.
쫍박 엎어놓은 것 같은 헛간채 지봉에도 하얀 눈이 차지했등만 그랴!
새 옷 입은 초가지붕에 된서리 내리더니 눈이 호빡 오신 것이지라우.
초가집 아랫목은 갱변에 분패가 쳐도 푹하기만 하지라우.
아버지 자신 마음은 아랫묵에 묻어 논 놋주발인가 봅니다.
달포 전, 동짓달에 치마폭 같은 마람 엮어 가족을 감쌌당께.
놀짱한 치마폭은 벌렁거리지 못하게 고삿으로 거미줄 쳤당께요.
놉샛바람 불어도 불어도, 우덜은 우덜은 암시랑토 않당께요.
아부지, 울 아부지가 노오란 마람으로 지붕을 덮었응께요.
울 아부지는 만나는 사람마당 따땄하게 감싸주는 마람이어라우.
마람은 가족을 덮고, 마실을 덮고, 나라를 덮고, 인류를 덮을 것이랑께요.
긍깨 울 아부지는 마람이 분명한갑소야.
<방언>
1) 마람 ‘이엉’의 방언(전남).
3) 벌걱지 ‘벌레’의 방언(전남, 함남, 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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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경옥 회원님께서 추진하는 스냅사진과 본인 고개는 각자 자기 방에 오리셔요. 자기소개는 6집의 분량 정도에서 변동 사항만 올리셔요.
3. 새 임원 명단 명단을 탈퇴한 분을 빼고 올립니다. 참고하셔요.
1) 이사장 1명: 오덕렬
2) 부이사장 1명: 윤태근
3) 사무국장 1명: 김광열
4) 이사 10명 이내
① 총무 이사(총괄·출판): 윤상현·윤태근
② 기획 이사(연간계획·행사): 김학부·정희자
③ 조직 이사(회원 관리: 송성련
④ 홍보이사(카페관리·사진): 김진환
⑤ 재무 이사(회비·기금): 하헌규
5) 감사 2명: 김경옥·김영욱
4. 1회 안내의 행정 사항은 바로 잡습니다.
○ 재무이사 하헌규 회원께서는 회비 관계를 안내하십시오.
○ 출판비 관계도 계상하여 안내 바랍니다.
≪한국 창작에세이(산문의 시) 문인협회≫ 이사장 오 덕 렬
첫댓글 잘 알겠습니다.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