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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의 여행~
프랑스 여행
그생각 만으로도~~
어느 여행가의 일정을
동행 해보자~~~
만약 당신이 프랑스를 방문한다면 메도크 여행을 권하고 싶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타기, 포도밭에서 낮잠 즐기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그랑 크뤼 와인에 취하기, 메도크에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싶어진다.
보르도가 프랑스 와인의 4분의 1정도를 생산하는 와인 산지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인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라필드 로칠드, 샤토 라투르, 샤토 마고가 모두 보르도의 메도크(Medoc)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곳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메도크는 보르도 북쪽에 위치한 반도로 대서양과 지롱드 강 사이에 있는 천혜의 자연을 가진 ‘비밀의 화원’이다. 샤토 무통 로칠드 같은 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에서부터, 오너가 혼자 수확하고 병입하는 작은 규모의 크뤼 아르티장가지, 메도크에는 1천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있어 와인을 마시며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도크는 파리에서 TGV나 비행기로 얼마 걸리지 않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나 프랑스를 두 번째 방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샤토 무통 로칠드를 만나다.
메도크 인구 6명중 한명은 와인 산업에 종사한다. 그만큼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와인에서 비롯된 또 다른 즐거움도 많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우선 메도크의 명성을 있게 해준 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이너리부터 방문해보자. 메도크의 상징 같은 와인인 샤토 무통 로칠드는 지난 4년동안 개조 공사를 하느라 방문객을 받지 않다가 작년부터 예약 방문을 받는다.
와인을 양조할 때 최대한 중력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포도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도록 양조장을 대폭 개조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1924년 자체 병입을 최초로 시도했을 정도로 와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현대까지 지속하고 있다.
내.외관 모두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디자인의 이 와이너리에서는 포도 수확철을 맞아 통로를 활짝 개방하고 와인 양조에 한창이다. 미술가가 참여하는 레이블(lable)디자인으로 유명한 샤토 무통 로칠드이기에 피카소, 발튀스, 키스해링, 프랜시스 베이컨, 애니쉬 카푸어 등의 작품이 프린트된 레이블 원본이 전시된 갤러리를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와이너리 안에는 최근 별세한 필리핀 드로칠드(Philippine de Rothschild) 여사의 고미술 작품 컬렉션을 선보이는 미술관도 있다.
#샤토 랭슈 바주 빌리지에서의 하루
프랑스 여행에서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지가 메도크라면 더더욱. 그랑 크뤼 클라세 5등급의 샤토 랭슈 바주는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매혹적인 바주마을을 소유하고 있다.
샤토 랭슈 바주를 운영하는 장 미셸 카즈와 장 샤를 카즈 부자는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고향 마을을 부흥시키기 위해 와이너리뿐 아니라 레스토랑, 정육점, 베이커리, 와인숍, 자전거숍, 갤러리를 한곳에 조성해 놓았다.
이곳의 레스토랑 ‘까페 라비날’은 메도크를 찾는 여행객들이 꼭 방문해야 할 명소.
샤토 랭슈 바주에서 운영하는 호텔,샤토 코르데양 바주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과 같은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대비 맛이 뛰어나다.
오전에는 샤토 랭슈 바주에서 와인을 테이스팅 하고, 자크 가문의 자랑거리인 올드 빈티지 컬렉션과 갤러리를 감상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카페 라비날에서 랭슈 바주 와인과 함께 점심을 먹은 다음, 자전거를 빌려 타고 호텔로 가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에서 디너를 즐기는 것이 바주 마을을 즐기는 최고의 하루 코스다.
샤토 랭슈 바주는 매년 파리의 갤러리와 협업하여 미술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흥미로운 것은 호텔 샤토 코르데양 바주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메뉴와 미술가의 작품이 매치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는 벨기에 미술가 피에르 알리샹스키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셰프 장 뤼크 로사가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시즌 메뉴를 구성했다. 넉넉한 풍채의 잘 뤼크 로사 셰프는 방문객에게 직접 요리를 설명하는 것을 즐기고 주방을 공개하는 데에도 인색하지 않다.
샤토 무통 로칠드와 샤토 랭슈 바주는 모두 메도크의 8개 AOC중에서 포이야크 지역에 위치해있다.
포이야크 지방은 척박하지만 포도 재배에는 토양이 적합해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섬세하면서도 강건한 여운을 남긴다.
#미식의 고장, 메도크의 특산물
메도크에서는 프랑스 미식의 진수를 파리보다 저렴하고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대서양과 지롱드 강 사이에 위치해 있어 특히 해산물이 유명하다.
방금 낚아 올린 새끼 뱀장어, 캐비아, 청어, 회색 새우가 특산물이다.
또한 포이야크의 새끼 양과 포도 덩굴에 싸서 익힌 소고기, 다진 고기를 채워 말아 만든 돼지 위, 염소 치즈와 세프 버섯, 헤이즐넛 향기를 담은 디저트 누아제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먹거리가 다채롭다보니 메도크의 마고 AOC에 위치한 4개의 와이너리가 손잡고 아예 ‘마고에서의 맛있는 하루’라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14세기에 지은 유서 깊은 샤토 프리외레 리신에서는 철갑상어 알 테린에 곁들여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훌륭한 테루아를 자랑하는 샤토 로장 가시에서는 푸아 그라를 곁들인 오리고기, 샤토 키르완에서는 보르도 전토 디저트인 카롤레, 샤토 라 투르 드 베상에서는 초콜릿이 와인과 함께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메도크 와인은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강렬함과 진한 여운이 특징이지만, 마고 AOC의 와인은 우아함과 부드러운 타닌으로 여성스러운 와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서깊은 샤토에서의 점심식사
메도크 여행의 정점은 유서 깊은 샤토 건물에서 와인 메이커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생줄리앵 AOC의 샤토 그뤼오 라로즈는 18세기에 지은 탑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오너이자 유명한 와인 메이커인 자크 메를로는 직접 필자를 맞아 1989년부터 2009년까지의 다채로운 빈티지를 시음할 수 있게 배려했다.
이 와이너리와 탑은 수도승 그뤼오가 만들어 조카에게 상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크 메를로 대표의 와인 비즈니스 역시 조카가 돕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는 ‘위대한 와인은 물을 바란본다’는 메도크의 속담을 인용하며 중세에 침엽수림이었던 이곳이 어떻게 그랑 크뤼 클라세를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되었는지 설명해주었다.
탑에서는 인근의 샤토 라투르, 샤토 탈보같은 유명 와이너리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크 메를로는 샤토 그뤼오 라로즈가 샘줄리앵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덕분에 바람이 많아 곰팡이와 병충해가 적다고 했다. 프랑스 역사.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탑과 샤토는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마침 그날 샤토에서 사교 모임이 열릴 예정이라 플라워 데커레이션과 테이블 세팅이 한창이었다.
인근에는 앞으로 방문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생줄리앵 AOC를 둘러볼 수 있도록 현대적인 탑을 건설하고 있다. 샤토 그뤼오 라로즈의 와인은 곽 찬 구조감과 부드러운 복합미가 특징이다.
세컨드 와인도 20년 이상 보관할 수 있을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
올드 빈티지 컬렉션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는데 40년마다 코르크를 교환한다고 한다. 샤토 그뤼오 라로즈의 눈부신 성공을 보면 한때 도박과 여자, 메도크 포도밭 경영이 프랑스에서 가장 망하기 쉬운 3대 지름길로 불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메도크의 정취가 가장 강렬한 와이너리는 물리스 AOC의 샤토 모브쟁 바르통이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아직도 아일랜드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릴리앙 바르통 대표는 9대째 메도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딸과 아들이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녀가 3년 전 매입한 이곳은 새 단장을 거쳤음에도 와이너리와 목장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프랑스 시골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동화책 속에 나올법한 예쁘고 작은 닭들이 와인 박스에 달걀을 낳고, 포도밭에는 말이 달린다. 연못에서 흐르는 물을 타고 가재가 뒤뚱거리고, 개는 방문객들에게 나뭇가지를 던져달라고 컹컹 짖는다.
아일랜드에서는 ‘아일랜드 와인’으로 불린다는 샤토 모브쟁 바르통이 프랑스 시골 정취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유쾌한 아이너리다.
2013 빈티지가 딸 멜라니가 처음 참여한 와인이라 대단히 기대된다는 릴리앙 바르통 대표는 인근 생줄리앵 AOC에 이미 2개의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모로코 출신의 와인 메이커 뱅상 파브르와 플로랑스 파브르 부부의 샤토 라모트 시샤크 역시 아름다운 샤토가 인상적이다. 목장견이 뛰노는 정원을 지나 샤토에 들어서자, 파브르 부인이 마련한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무화과와 푸아그라, 오리고기와 와인의 조화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이상으로 신선했다. 디자이너 오랭의 팝아트 레이블이 흥미로운 샤토 르 센트 로렝 디자인 오메도크 2003은 레이블에서부터 현대적 감각이 스며있다. 오메도크 AOC에 위치한 이 샤토는 대서양에서 15km , 지롱드강에서 4km,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겨우 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뛰어난 테루아를 자랑한다. 30여명의 직원들이 생산, 양조, 판매까지 책임지는 대표적 크뤼 부르조아 와이너리로서, 합리적인 품질과 가격을 갖춘 와인을 만들고 있다. 크뤼 부르주아 등급 바로 아래의 크뤼 아르티장 등급 와인도 메도크의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샤토 투르 벨에르의 오너 파트리스 벨리는 농업을 가르치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몇 해 전 일생의 목표였던 와인 메이커의 삶에 뛰어들었다. 그는 “늙은 포도나무는 생산량은 적지만 품질은 더욱 뛰어나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설명했다.
1년 내내 포도밭을 떠날 수 없는 바쁜 일상 중에서도 언제나 방문객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와인 메이커들의 모습이 프랑스의 여유를 입증하는 듯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식 여행에 빠져 있다 보면 돌아갈 시간이 낯설어진다. 높은 건물이 없어 언제 어디서나 하늘이 보이는 메도크의 화창한 가을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와인 한 병 그리고 염소 치즈 한 조각이면 충분할 것 같다. 이 가을에 메도크를 방문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와인용어
#AOC 아펠라시옹(appellation)의 약자. 프랑스 정부의 원산지 통제 명칭인 AOC를 통해 원산지를 구별하고 생산 조건을 규정한다. 메도크의 8개 유명 아펠라시옹은 메도크(Medoc),오메도크(Haut-Medoc), 마고(Margaux), 물리스(Moulis), 포이야크(Pauillac), 생테스테프(Saint-Estephe)이다.
#5개의 크뤼 패밀리
1천여 개의 와이너리가 자리한 메도크에는 5개의 크뤼가 있어 다채로움을 즐길 수 있다. 1855년에 등급 분류된 그랑 크뤼 클라세(Grands Crus Classes),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크뤼 아르티장(Cru Artisans), 다양한 브랜드와 메도크 공동 조합(Caves Cooperatives)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크뤼 와이너리가 와인양조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http://youtu.be/B-V6W4O3Zb8
(G writer 이소영/프리랜서 애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