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인류의 영원한 초상 어린 왕자!!
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세월호 참사’의 어린 영혼들에게 바칩니다. “아저씨가 밤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나는 그 별들 중의 하나에 살며 웃고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안산 단원고의 어린 영혼들을 우리 한국인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건수 교수가 ‘어린이달’을 맞이하며 준비한 최고의 선물, 한글번역의 결정판 {어린 왕자}!!
이건수 교수(충남대 불문과 교수)는 연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불문학자인만큼, 이 {어린 왕자}는 수많은 번역본들과 다르게 이러한 마음을 갖고 이 {어린 왕자}의 번역에 임했습니다.
첫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세계적인 고전인 만큼 프랑스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
둘째, 프랑스 원전에 충실한 만큼, 프랑스의 원전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한국어로 윤문을 가하여, 이제는 더 이상의 번역판이 필요없을 정도의 한글번역의 결정판으로 출간하는 것,
셋째, {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면서도 어린 아이를 위한 동화’인 만큼 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남녀노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읽기 쉬우며, 우리 인간들의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것, 따라서 이건수 교수의 {어린 왕자}의 문체는 가장 쉽고 간결하면서도 매우 깊이가 있는 경어체로 번역한 것,
넷째, {어린 왕자}를 국판변형의 양장으로 출간하여 생텍쥐페리의 글과 그림을 더욱더 잘 어울리게 하는 ‘여백의 효과’를 주게 된 것입니다.
이건수 교수는 30년간의 불문학을 가르쳐온 교수인 만큼, 이 {어린 왕자}를 번역하기 위하여 지난 2년 동안 {어린 왕자}를 수백 번이나 읽은 것은 물론, {어린 왕자}의 모든 판본과 관련 기사들을 읽으며, 자기 스스로를 생텍쥐페리, 또는 어린 왕자로 변신시키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건수 교수의 {어린 왕자}는 이건수 교수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이며, 단군 이래 최고의 비극적 사건인 ‘세월호 참사’의 어린 영혼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는 프랑스 리옹의 백작가문에서 태어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다 끝나갈 무렵인 1944년 최신예 전투기의 조종사로서 코르시카 연안에서 가장 처참하면서도 장렬하게 전사를 했다. 1919년 해군사관학교 시험에 낙방을 하고, 그해에 미술대학교 건축과에 진학을 했지만, 곧바로 공군에 입대하여, 1922년 전투기 조종사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제대 후 민간항공사에 취직을 하여 프랑스와 남미와 아프리카의 항공노선의 비행사로 일을 했지만, 이때부터 그는 모든 인류의 문제를 성찰하는 사상가이자 영원불멸의 대작가로서 그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처녀작인 {남방우편기}(1928년)와 ‘페미나 상’의 수상작인 {야간 비행}(1931년), 그리고 ‘아카데미 프랑세wm의 소설대상’ 수상작인 {인간의 대지}(1939년)와 인류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품인 {어린 왕자}(1943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면서도 이 세상의 어린 아이를 위한 동화라고 할 수가 있다. 언젠가 어린 아이였던 어른을 위하여, “누구나 슬프면 노을을 좋아해요”, “네가 네 시에 온다면, 세 시부터 난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요”, “아저씨가 밤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나는 그 별들 중의 하나에 살며 웃고 있을 거예요”라고, 어린 왕자가 말할 때, 이 세상의 모든 권력자, 허풍선이, 알콜중독자, 사업가, 사기꾼, 아줌마, 아저씨 등은 자기 자신의 추악함을 버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을 하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우리 인간들의 이상형인 ‘어린 왕자’의 창시자이며, 이 아름답고 슬픈 어린 왕자의 삶을 통하여, 전 세계의 모든 인류와 함께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억만 부가 팔려나간 {어린 왕자}, 모든 이념과 갈등을 해소시킨 {어린 왕자}, 어린 아이도, 어른도, 더없이 맑고 순수해져서 자기 자신도 모르게 한움큼의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어린 왕자----.
오오, 언제, 어느 때나 영원히 젊고 아름다운 생텍쥐페리여!!
옮긴이 이 건 수
이건수는 연세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프랑스 현대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세기 프랑스 시인들과 보들레르에 대한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으며, 현재 충남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저주받은 천재시인 보들레르』, 역서로 기유빅 시선 『가죽이 벗겨진 소』, 본느프와 시집 『두브의 집과 길에 대하여』, 보들레르의 『벌거벗은 내 마음』, 『라 팡파를로』, 『보들레르의 수첩』 등이 있다.
작가이자 비행사였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는 귀족 가문으로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친을 잃었지만 형제자매들과 함께 낙천적인 모친의 사랑 속에 성장했습니다. 학업성적이 평범했던 그가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던 1917년, 그해 여름 동생 프랑수아의 사망은 어린 왕자의 죽음에서 보듯이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해군사관학교에 낙방한 후, 어린 시절 비행기를 타본 잊지 못할 경험과 관심으로 공군에 입대해서 정비병을 거쳐 전투기조종사가 되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우편운송항공사에 취업해서 남프랑스 툴루즈에서 세네갈의 다카르를 잇는 노선을 담당했습니다. 비행기를 몰며 느꼈던 열사의 사막과 조종석에서의 고독은 활동적인 그를 사색적인 작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1928년에 출간된 처녀작 『남방우편기』는 항공우편기 조종사 베르니스의 사랑과 주어진 임무에 대한 책임감, 사하라 모래 언덕에서의 추락사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어서 1931년 페미나 상을 받은 두 번째 소설 『야간 비행』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새로운 비행노선을 개척하던 당시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주인공 리비에르는 안데스 산맥을 배경으로 폭풍우 속에서 부하 조종사들을 독려하는 강인한 인물입니다. 한편 생텍쥐페리는 귀국하여 에어 프랑스에 입사하였고, 스페인 내전 등 언론사 취재여행을 수차례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 시절 주목해야 할 것은 운행시간 단축을 위한 파리-사이공 간의 장거리 비행 중에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사건으로, 현지 베두인 사람에 의해 며칠 만에 가까스로 구조되었습니다. 1938년에는 뉴욕과 남미 남단을 잇는 새로운 비행노선 개척 중에 심각한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발간되어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대상을 수상한 『인간의 대지』는 조종사로서 느끼는 내면의 삶과 두려움, 사막의 아름다움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의 모든 작품이 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대표작 『어린 왕자』의 상대역이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인 점은 당연해 보입니다.
2차 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마흔이 다 된 나이에 현역으로 2-33 정찰비행단에 배속됩니다. 하지만 이내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하게 되자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뉴욕에서 미국의 참전을 호소하는 운동을 벌이는 한편 자신의 정찰비행단에 헌정하는
『전시비행사』를 1942년에 출판했습니다. 이것은 독일군의 방공포에 맞아 구멍투성이가 된 기체를 몰고 동료승무원들과 함께 무사귀환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용기와 인류공동체의 연관성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듬 해에는 손수 그린 삽화들을 곁들인 대표작 『어린 왕자』를 펴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북아프리카로 가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다시 참전하게 됩니다. 연령 초과를 무시하며 감행한 마지막 정찰임무 수행 중에 지중해 해안 상공에서 실종되고 맙니다. 그가 남긴 것은 1931년 결혼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사랑하는 아내(그의 장미였던) 콘수엘로,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미완의 장편소설 『성채』였습니다. 최후를 함께한 비행기의 잔해는 작가가 산화된 지 약 육십 년 만에 바다에서 인양되었습니다.
작가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책인 『어린 왕자』는 가벼운 아동용 동화처럼 보이지만 실은 깊은 철학적 사색을 담은 이야기로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문학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줄거리는 소혹성 B 612호에서 지구로 떨어진 어린 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기 직전 사막에서 조난당한 비행사와 함께 한 일주일간의 기록입니다. 지구로 오는 여정에서 어린 왕자는 몇 개의 혹성을 들르며 절대군주, 허풍선이, 술꾼, 사업가, 점등인, 지리학자 등을 차례로 만납니다. 이들은 중요한 본질은 보지 못하며, 자신의 아집에 갇혀 있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런 어른들의 알레고리입니다. 본인이 어린 왕자 그 자체였던 생텍쥐페리는 이 책을 작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친구 레옹 베르트, 정확하게는 어린 시절의 베르트에게 헌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들 내면에 가려져 있는 어린이의 순수성을 회복하라는 간절한 호소인 것입니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해.”, “네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건 바로 그것을 위해 네가 들인 시간 때문이야.”, “본질적인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마음으로만 볼 수 있지.”, “누구나 슬프면 저녁 노을을 좋아하지.” 등의 구절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이 소설 중에서 역시 압권은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라는 어린 왕자의 독백입니다. 어찌나 처연하고 낙천적인지… 우리가 함께 읽은 『어린 왕자』가 주는 먹먹한 울림의 자리가 그쯤 어디인가 봅니다.
----옮긴이의 말에서
어린 왕자는 자기 고향별인 소혹성 B- 612번을 떠나 다른 세계의 별구경을 하고, 마침내는 일곱 번째로 지구라는 별에 당도하게 된다. 그는 첫 번째 별에서 한 사람의 부하도 없으면서 모두가 자기 부하라고 떠벌이는 임금님을 만나고, 두 번째 별에서는 한 사람의 동조자도 없으면서 뽐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 세 번째 별에서는 알콜중독이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망각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술꾼을 만나고, 네 번째 별에서는 덧셈 뿐인 삶으로 바쁘다 못해 모든 별들마저도 소유하고 싶어하는 실업가도 만나고, 다섯번째 별에서는 1분을 하루로 살며 가로등에 불을 밝히는 사람을 만난다. 여섯 번째 별에서는 산과 강과 바다를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 탐험가의 보고에만 의지하는 늙은 지리학자를 만나고,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별인 지구에서는 사막에 불시착한 어느 비행사(생텍쥐페리)를 만난다. 어린 왕자가 20억 명의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도시와 농촌을 택하지 않고 불모지대의 사막에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며 함축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바로 그 행위 속에는 모든 문명과 문화에 대한 혐오가 짙게 배어 있고 그 문명과 문화의 주체자들----떠벌이 왕, 허풍선이, 술꾼, 사업가, 점등인, 늙은 지리학자----에 대한 전면적인 혐오가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은 불모지대의 사막을 혐오하고 싫어한다. 또한 우리 인간들은 고통이나 고독을 싫어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더 많은 부와 더 많은 행복을 원하며, 그것을 위해서 싸늘한 이기주의의 발톱을 드러내면서 살아간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정치적 탄압과 유태인 대학살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의 입장에서 {어린 왕자}의 세계는 염세주의의 나무가 자라나는 곳이지, 우리 인간들의 낙천주의의 나무가 자라나는 곳이 아니다. 꿈도 없고 희망도 없고 쓸쓸하고 우울한 고독과 고통 뿐인 사막은 생명 부정에의 의지가 자라나는 곳이지, 최대의 풍요와 행복이 자라나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그 불모지대의 사막을 티없이 맑고 천진한 눈으로 더욱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미화시켜 나간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니? 사막에 있는 사람들은 외로울 것 같아…….” 이윽고 어린 왕자가 말을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집에서도 외로워.”
뱀이 말했습니다.
----본문 중에서
“우선 좀 떨어진 풀밭에 이렇게 앉아 있으렴. 난 너를 곁눈질로나 볼 거야. 이때 넌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돼. 말은 오해의 원천이거든. 날마다 너는 조금씩 더 내게 가까이 다가와 앉는 거야…….”
다음날 어린 왕자가 다시 그곳에 왔습니다.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여우가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세 시부터 난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 시간이 다가올수록 난 더 행복하다고 느낄 거야. 네 시면 벌써 난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고. 이렇게 행복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거지! 그런데 만약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도대체 언제 너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지 전혀 모를 거야… 만남에도 의식들이 필요해.”
---본문 중에서
“비록 곧 죽게 되더라도, 친구를 한 명 가졌다는 것은 좋은 거예요. 난 여우 친구를 가져서 매우 만족해요.”
----본문 중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린 왕자가 말했습니다.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문득 모래사막의 신비로움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어린 소년이었을 때였습니다. 나는 오래된 집에 살고 있었는데, 전설에 따르면 그곳에 보물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누구도 보물을 찾지도 못했으며, 찾으려고 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보물로 인해 집 전체가 마술에 걸려 있었습니다. 내 집은 마음 깊은 곳에 비밀을 감추고 있었던 셈입니다.
“집이건, 별들이건, 사막이건 간에……. 그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본문 중에서
나는 돌담 밑으로 눈길을 돌렸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삼십 초 안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노란 뱀 한 마리가 어린 왕자를 향해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었습니다. 권총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를 뒤지면서 나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인기척에 뱀은 물줄기가 줄어드는 분수처럼 모래 속으로 슬며시 미끄러졌습니다. 뱀은 가벼운 쇳소리를 내며 돌 틈으로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나는 눈처럼 창백해진 어린 왕자를 두 팔로 받기 위해 벽에 다가갔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넌 이제 뱀들과도 이야기를 하는구나!”
나는 그의 황금색 목도리를 풀어 주었습니다. 그의 양쪽 관자놀이에 물을 적셔 주는 한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에게 아무것도 물어 볼 수 없었습니다. 나를 심각하게 쳐다보던 그가 두 팔로 내 목을 감쌌습니다. 그의 심장이 마치 공기총에 맞아 죽어가는 새의 심장처럼 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가 내게 말했습니다.
“비행기를 고쳐서 정말 다행이에요. 당신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본문 중에서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요…….”
“물론이지…….”
“그건 꽃도 마찬가지예요. 만약에 당신이 어떤 별에 있는 꽃을 하나 사랑한다면 밤하늘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될 거예요. 모든 별들이 꽃피어 있을 테니까.”
“물론이지…….”
“그건 물도 마찬가지죠. 아저씨가 내게 마시라고 주었던 물을 퍼 올릴 때 도르래와 줄이 내는 소리는 마치 음악과도 같았지요… 아저씨도 기억하다시피… 그 물은 좋았어요.”
“물론이야…….”
“밤이면 당신은 별들을 쳐다보겠지요. 나의 별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지만 내가 사는 별은 너무 작아요. 그게 더 좋아요. 당신에게 내 별은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일 테니까요. 이제 당신은 모든 별들을 바라보며 좋아하겠죠… 별들은 모두 당신의 친구가 될 테니까요. 아저씨에게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말하며 어린왕자가 예전처럼 웃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별들은 다 똑같지 않아요. 여행하는 사람에게 별들은 안내자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작은 빛일 뿐이에요. 학자에게 별들은 학술적 문제이며, 내가 아는 사업가에게는 황금이었지요. 그러나 이 모든 별들은 말이 없답니다. 이제 당신은 그 누구도 가져본 적이 없는 별들을 갖게 될 거예요.”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니?”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나는 그 별들 중 하나에 살며 웃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저씨에게는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듯이 보이겠죠.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죠!”
----본문 중에서
동화의 세계는 어린 아이의 세계이며, 어린 아이는 티없이 밝고 순수한 마음을 그 천성으로 간직하고 있다. 어린 아이가 티없이 밝고 순수하다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 더없이 추하고 교활하다는 것을 뜻하며, 어린 아이가 선한 영혼의 징표인 반면, 우리 어른들은 악한 영혼의 징표라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모든 추한 것은 인간을 약화시키고 괴롭히지만, 모든 아름다운 것은 인간을 고양시키고 충만하게 만든다. 추함은 쇠퇴, 위험, 무력을 상기시키지만 아름다움은 성장, 고양, 힘의 감정을 생성시킨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어린 왕자나 “집안 전체가 보물로 아름다운 마법에 걸려 있는 듯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아름다운 인간의 전형이지만,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은 추함의 전형에 지나지 않는다. 어린 왕자의 시선은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려는 낙천주의자(미학주의자)의 시선이며,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의 염세주의를 전복시키려는 관점이다. 동화의 세계에서 추방된 삶은 지배욕, 자기현시욕, 알콜중독, 이기주의, 바쁨, 늙은 지리학자의 탁상공론, 전쟁, 살인, 강도, 강간으로 얼룩져 있는 삶에 불과하지만, 동화의 세계에서의 삶은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도 참고 결딜 수 있을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가능한 지상낙원의 세계이다. 생텍쥐페리의 동화적 상상력은 해학과 풍자가 겹쳐져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들의 전면적인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또 그것이 깊고 울림이 큰 상징성과 아름다운 언어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들의 삶의 의지와 지상낙원의 꿈이 담겨 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그 아름다움을 통해서 이 어렵고 힘든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모든 미학의 궁극적인 원리이며 영원한 생명력일는지도 모른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영원불멸의 고전의 세계이며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에게 그들이 돌아갈 수 있는 지상낙원의 이야기를 그 무엇보다도 다정다감하고 따뜻하게 들려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텍쥐페리 지음(이건수 옮김), {어린 왕자}, 도서출판 지혜, 양장 값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