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놀지 않아도 놀이다
오늘은 길찾기팀 아이들을 만나러 걸음을 옮겼습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의 어머니 분들이 점심과 비싼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직 서로 어색한 것 같아 앉아서도 할 수 있는 제로게임, 스무고개, 손병호게임을 함께했습니다.
몇 차례 게임을 하고 나자 머쓱해하던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놀아야 성미에 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뛰놀지 않아도 놀이는 놀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이들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미 길찾기팀의 역할을 경험해본 아이들은 능숙하게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찾아냈습니다.
최단 시간, 환승 횟수, 교통비와 걸어가는 거리 같은 사소한 것들도 고려하며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로드뷰 기능을 이용해 어디로 걸어가야 하는지도 알아봤습니다.
경험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항상 지도만 보며 길을 찾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로드뷰 같은 새로운 기능들을 이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새로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길찾기의 난이도를 크게 낮췄습니다.
경험해본 사람과 겪어보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크다고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 일?
다음으론 요리팀 아이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감사하게도 한 아이의 어머니분이 일하시는 사무실 장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식재료를 구매할 카드를 받는 걸 깜박해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렇게 15분쯤 후 다시 돌아오자 어느새 두 메뉴 중 하나인 화채를 만들 준비가 끝나있었습니다.
잠깐 사이에 아이들은 준비한 요리영상도 보여주고, 필요한 재료를 얼마나 살 지 정하고,
안전을 고려해 칼 대신 숟가락을 사용하는 것까지 모두 생각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린 것 같아 조금 머쓱했습니다.
함께 샌드위치에 들어갈 재료를 궁리했습니다.
햄과 치즈, 양념이 들어간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침에 준비해 먹을 음식인걸 생각하기, 칼은 되도록 쓰지 않기, 각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게 만들기까지.
간단한 샌드위치에 아이들의 깊은 생각이 들어갔습니다.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기
아이들과 만나기 전 활동장소인 마곡장로교회의 박성천 목사님께 미리 연락을 드렸습니다.
수박을 하루정도 보관해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자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준 뒤 구매할 물건 목록을 만들고 마트로 향했습니다.
모인 인원들 중에 남자는 저뿐이었기에 수박은 제가 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잠시만 기다려보세요”라며 어디론가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은 끌차를 하나 꺼내왔습니다.
처음엔 당황했습니다.
‘그냥 들고 가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으쓱한 표정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끌차를 꺼낸 것을 보신 어머니가 웃으시며
물건을 옮기기 편하게 그 위에 상자를 고정해 주셨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활동의 주인공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활동의 주인 노릇 하게, 주인 되게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임에도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닫아버렸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궁리하고, 도전하고, 그럼에도 벽에 가로막혔을 때,
아이들이 먼저 부탁할 때 비로소 도와야 한다는 걸 떠올렸습니다.
생각을 떠올리자 스스로 수박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아이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당사자가 하게 부탁하되 어려워하면 과정을 세분하거나 단계를 나누어서
우선 할 수 있는 만큼 하게 부탁합니다.
나머지는 같이 하거나 대신 하되, 먼저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거들어주거나 심부름하는 모양새이게 합니다.
-복지요결 p81 부탁하기-
즐거운 보드게임
끌차에 구매한 물건들을 실고 교회로 향했습니다.
박성천 목사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물건들을 정리하고, 목사님께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물어보자
시원한 실내에서 놀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를 들은 목사님이 ‘달무트’라는 보드게임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다 함께 둘러앉아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해 보는 게임임에도 빠르게 규칙을 이해했습니다.
결과도 아이들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보드게임을 알려주시고 함께해주신 목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하고 교회를 나섰습니다.
배움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
아이들을 보며 또 한번 배우는 하루였습니다.
놀땐 놀고, 할땐 하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려 궁리하는 아이들의 강점을 보고,
이를 보며 자신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움을 몸으로 실천하는 게 몸에 익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계속해서 경험들을 쌓아가며 발전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첫댓글 무거운 수박 옮기기도 아이들이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활동 정말 재밌어보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항상 아이들이 좋아할 게임을 궁리하는 어진, 기준 선생님
아이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느껴집니다.
부모님께서 점심과 후식 대접을 해주셨군요!
방학 기간에 아이들을 강점으로 신나게 노는 활동이 가정에서 아이들의 표정과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났나 봐요.
함께 식사하면서 아이와 자연스럽게 더 친해지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겠어요.
감사까지 잘 했죠? 부모님께 사진도 보내드리고 진심이 담긴 문자도 드리면 좋아요.
만난 아이들 이름이 무엇인지 일지에 써주면 좋겠어요.
우와~
요리팀 모이는 공간은 부모님 일하시는 사무실에서 모였군요!
공항동 곳곳에서 다양한 장소에서 모이니 좋습니다.
위치가 어디인지, 어떤 사무실인지 궁금해요.
요리팀 아이들이 15분 만에 직접 계획을 잘 세웠습니다.
김기준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야기 의논했으니
그야말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준비했네요!
숟가락 사용하기, 아침에 먹는 음식 고려하기, 각자 취향 존중하기.
생각도 싶습니다.
요리팀 아이들에게 칭찬과 감사를 가득 해주었죠?
아이들이 직접 손수레에 싣고 옮기다니 대단해요.
아이들의 으쓱한 표정이 눈에 그려져요.
복지요결에서 사회사업가 정체성 배웠지요?
사회사업가는 거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사회사업가가 우선 또는 주로 활약하여 복지를 이루어주기보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우선 또는 주로 활약하도록 하는 겁니다.
잘 기다려주어 고맙습니다.
큰 수박을 냉장고에 넣기가 부담스러울텐데
흔쾌히 내어주신 마곡장로교회 박성천 목사님께 고맙습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보드게임도 알려주시고 시간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종교기관으로 조심스러울수도 있지만 박성천 목사님은 이 마저도 잘 이해해주시는 분이에요.
이번 활동으로 좋은 이웃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