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8차 17, 현봉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조시
현봉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의 비보
하늘과 땅이 무너뜨리는 아픔의 눈물
보조지눌의 정혜결사이 산문을 수지하는데
어이하여 그리도 단문의 몸으로 나투시나
송광사 삼일암에서 설법을 듣던 그날도
결사의 정신을 선양하려고 했던 서원은
목우자의 선법을 실행하려는 여래의 몸
이제는 누구에게 그 날의 꿈을 말하며
누구를 위하여 정진의 모습을 보이려나
아무도 없는 텅비인 방에서 주장자를 던지고
새벽에 닭울음 소리를 듣고 있으려나
일어나 어서 일어나 아픔이 있는 이들을 위하여
그렇게 다정한 미소를 보이면서 설법하시라고
꽃을 들어 꽃을 피우려는 송광사 산문에
산천도 슬피 울어 비가 내리듯이
지눌 보조의 설법 울림이 멈추었네!
삼일암 뜨악에는 형기 없는 꽃피어
목우자 눈물 흘려 산문을 열고 나와
깊은 물 흐르는 용궁 바위옷을 벗기네
현봉 대종사의 미소를 볼 수 없으니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방 법좌에 앉아
선물에 법을 이어 새 희망의 길을 향해
연화대에 오르사 설법하여 주소서
송광사 삼일 암에 사자의 울음소리
도솔천궁전 뜨악에 종을 울리니
하늘 복 매달려 있어 잠을 청해 보려네
2024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