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카추 여행 회의
오늘은 여행 팀과 전시회 팀이 나누어져 활동하는 날입니다.
희영 실습생이 사랑이 예원이 규빈이와 함께 여행 팀을 맡아, 여행지 추가 조사와 함께
여행지에서 할 활동과 예산, 필요한 물품 및 식자재를 정리할 동안
저는 유미 해원이와 함께 전시회 장소를 정하고 전시회 구상을 해야 합니다.
“유미, 해원아 전시회 어디서 하면 좋겠어?”
“선생님 복지관에 있는 제일 큰 교실이 얼만 해요?”
“필카추 친구들이 3분씩 초대해도 다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교실이 있을 거야! 복지관에서 하면 좋겠어?”
“아 그냥 복지관 말고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럼 혹시 선생님이 하나 추천해도 돼? 새로운 장소?”
“오!! 네 추천해 주세요.”
“우리 전에 음료 수업 들었던 미누플레르 기억하지?”
“네 기억해요!! 근데 미누플레르는 너무 작지 않을까요?”
“맞아!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해. 너희 소아느루라고 미누플레르 근처에 있는 카페 알아?”
해원이는 오다가다 봤었고 유미는 처음 듣는다고 합니다.
소아느루는 슈퍼바이저 선생님들이 제안해 주신 후 사진전 장소로 섭외까지 완료되었습니다.
저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전시회 장소를 소아누르로 결정짓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아느루 사장님께서 우리 복지관과 관계가 있으시대.
그래서 전에 다른 활동했던 팀에서 장소를 빌렸던 적이 있다더라고~ 사장님도 되게 좋으신 분이래”
“오~~~”
아이들이 입을 모아 감탄합니다. 반응이 긍정적이라 다행입니다.
“그럼 소아느루 카페에서 전시회 할 수도 있겠네요?”
“응 사장님이 허락해 주시면 가능하지!”
이미 섭외된 장소지만 아이들이 해주어야 할 역할이 남았습니다.
해웅 선생님과 예지 선생님 여행지 추천과 예산을 부탁드렸던 것처럼
또 복지관 과장님께 스타렉스를 빌린 것처럼 대본을 쓰고 부탁드려야 합니다.
“그럼 우리가 이제 뭘 해야 할지 떠올라?”
“대본 쓰기요! 소누아르 사장님께 부탁 대본 써야 해요.”
해원이와 유미가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대본을 써 내려갑니다.
여행과 일일 카페가 지나고 나니 경험이 쌓인 아이들 대답 뒤에 물음표가 지워지고 느낌표가 붙습니다.
인사하며 필카추를 소개하고 우리의 사진전의 의미를 전합니다.
유미가 어제 관장님께 부탁드린 기억을 살려 마무리로 간곡한 부탁까지 담아냈습니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대본이 완성되었습니다.
부탁하거나 영상에 필요한 대본을 쓰는 일이 반복되며
필카추 활동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하나로 모여 정립됩니다.
‘우리가 함께 정하고 준비하고 부탁드려 떠나는 추억여행’
필카추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필카추의 활동 정의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대본은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 카페에 들러 읽기로 했습니다.
이제 사진전에 틀어질 필카추 활동 발표 영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진전 영상의 목표는 아이들의 활동 잘 전하고 생동감 넘치게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를 전하고 영상의 순서가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 물었습니다.
“인사말을 먼저한 다음에 필카추 여행 과정을 보여주고 여행 장소별 사진작품
그리고 마지막 인사말 순서로 하면 될 것 같아요!”
“오 되게 빨리 정하는데? 그럼 여행 과정에는 뭐가 들어가면 될까?”
“선생님들이 찍어준 여행 준비사진이요 회의사진이랑 부탁드리는 사진이란 그런 것들이요.”
해원이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종이를 꺼내 회의록을 작성하며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여행지별 준비사진이 쭉 같이 들어가고 그다음에 필카추가 찍은 사진들이 쭉 들어가는 거 맞아?”
“네 어때요?”
“선생님은 좋아! 유미는 어때?”
“저도 좋은 것 같아요”
“시작이랑 끝인사 저희가 찍어요? 일일 카페 때처럼?”
“너무 좋은데? 해볼 수 있겠어?”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해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영상 순서가 정해졌으니, 영상에 깔릴 음악이 필요합니다.
“우리 영상에는 어떤 음악이 들어가면 좋을까?”
“여행에 관련된 음악이나 여름 음악이요!”
“오~ 그럼 여행이나 여름 주제의 곡을 1~2개씩 우리가 찾아보자”
5개의 곡 정도가 나왔습니다. 곡마다의 색깔이 강해, 어느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투표로 결정하는 거 어때?”
좋다는 아이들의 대답에 여행 팀을 주목시켰습니다.
“여행 팀~~잠시 주목해 주세요! 해원이랑 유미가 할 말이 있대요!”
아이들이 잠시 당황하는 듯싶더니 사인을 주고받고 해원이가 말을 꺼냅니다.
“어 저희가 전시회에서 틀어질 영상을 구상하고 있는데
영상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올 노래 5곡을 정리해 보았어요. 어떤 곡이 좋은지 투표해 줄 수 있나요?”
“네~~”
여행 팀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투표 결과, 여행에 잘 어울리는 볼빨간사춘기의 여행이 뽑혔습니다.
여행 팀은 여행을 위한 준비를 전시회 팀은 전시회를 위한 준비를 하지만
함께 정하자 권유하고 의견을 물으니 더 즐겁고 여행준비와 전시회 준비 모두 함께하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여행 팀 예원이의 목소리가 저희를 집중시켰습니다.
“여러분!!! 잠시만 집중해 주세요 규빈이가 할 말이 있대요~”
여행팀도 여행 가서 하게 될 게임을 정하기 위해 우리가 투표에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4가지 게임에 대한 규빈이의 설명을 들은 후에 다 함께 투표를 한 결과,
음악 스피드 퀴즈와 모래성 쌓기 대회 이렇게 두 가지로 결정되었습니다.
일일카페를 준비하며 영상을 찍는 과정에서 다 함께 맞췄던
필카추 시그니처 포즈에 쑥스러워하던 예원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자신감으로 꽉 찬 모습만 남았습니다.
역할을 맡아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에서 그 역할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것.
그리고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감사하는 과정에서 쌓인 성공 경험이
아이들을 자주성을 높이고 우리의 회의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희영 실습생과 제가 재밌는 회의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는 동안
아이들이 스스로 많은 성장을 이뤄낸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이제는 필카추 친구들과 함께 우리의 여행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각자의 책임감을 안고 복지관으로 모이는 아이들입니다.
간단한 인사영상을 나눠 찍고 나서 소아느루 사장님 앞에서 읽을 대본을 챙겨 다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소아느루로 가는 길 사랑이 해원이가 재잘재잘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줍니다.
일상 이야기를 공유해주고 싶었을 만큼 제가 많이 편해졌다는 뜻이겠죠?
아이들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우리에게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아쉬운 만큼 마지막 남은 여행과 전시회를 잘 마무리하여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 수 있도록 아이들의 여행을 더 잘 돕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소아느루에 도착했습니다.
대본을 쓴 해원이와 유미가 대표로 부탁드리기로 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하나씩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이제 대본 읽기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준비한 대본을 읽은 후 영상은 어떻게 틀어야 하는지,
사람은 몇 명이 들어올 수 있는지 등 궁금했던 질문들도 전부 했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황제 떡볶이에 들려 함께 먹을 떡볶이를 포장했습니다.
선행연구 자료에서 보았던 황제 떡볶이를 실제로 가본다는 생각에 왜인지 설렜습니다.
황제 떡볶이 사장님께서는 캠핑에 대해서는 빠삭한 캠핑 고수라고 하십니다.
덕분에 꿀팁을 많이 전수해 주셨습니다.
오늘 이렇게 아이들과 안면을 텄으니, 다음번엔 사장님과 여행 수업을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장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는 사랑이에게
가봐야 하느냐고 물으니, 엄마와 시간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사랑아 엄마랑 한 약속이 있으면 가봐도 괜찮아~
엄마랑 약속을 못 지킬까봐 걱정하는 거 아니야?”
“아니에요. 괜찮을 것 같아요.”
“정말? 엄마한테 연락은 드렸어?”
“네 근데 조금 화나신 것 같아요.”
“그런데도 안 가봐도 돼? 같이 복지관에 돌아가서 떡볶이 먹고 회의 마무리 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도 있어.”
“네 그냥 같이 하고 싶어요.”
“사랑이 마음이 조금 더 있고 싶구나. 그럼 우리 저녁 먹고 마무리하면 조금 늦는다고
엄마한테 한 번 더 말씀드리자. 엄마가 걱정하실 수도 있으니까 알겠지?”
사랑이가 엄마와의 약속에도 친구들과 함께 여행회의를 마무리하고 싶은 만큼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참 감사합니다.
복지관에 돌아와 함께 떡볶이를 먹고 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물품과 식재료를 최종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위해 챙겨 올 수 있는 물건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하는 규빈이까지 할머니표 김치전 반죽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준비해야 할 개인 물건이 하나씩 정해지니 아이들의 책임감이 더 살아납니다.
아이들은 준비물로 하여금 여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역할이 있습니다.
식용유와 비빔면 담당인 제가 식용유를 챙기지 못하면 규빈이의 부침개를 먹을 수 없습니다.
잊지 않게 포스트잇에 내가 준비할 것을 적어 잘 보인 곳에 붙였습니다.
오랜만에 가게 된 바다 여행에 포스트잇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바다 여행. 낭만적이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만 같습니다.
첫댓글 일정을 고려하여 여행 팀과 사진 전시회 팀을 나누어 활동했습니다.
사진 전시회 팀에서는 전시회 장소를 스스로 찾아보고 장소 대여까지 했습니다.
사진 전시회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정하며 전시회 때 상영할 영상 내용도 구상했습니다.
각 팀이 회의에서 정한 내용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준비할 수 있도록 잘 거들었어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만큼 묻고 의논하다 보니 길이 보입니다. 잘하셨습니다.
마지막 여행과 사진 전시회 모두 끝까지 잘해봅시다.
사진 전시회 장소 대여를 위해 방문한 카페에서 아이들이 했던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카페에서 영상은 어떻게 재생하는지, 몇 명이나 들어올 수 있는지, 사진을 붙여도 되는 벽인지, 환영 문구를 꾸며도 되는지 등
아이들이 직접 질문을 떠올리고 카페 사장님께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사진 전시회를 본인의 일로 생각하고 직접 기획했기에 가능한 질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그 과정을 잘 도와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