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순종은 옵션이 아니다.
1. 유다인을 다 멸절하라는 조서의 소식을 들은 모르드개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고 재를 무릅썼다.
이것은 슬픔과 회개의 표시다. 그는 성중에 나가 대성통곡하며 대궐 문까지 이르렀다. 모르드개 뿐 아니라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유다인들이 다 모르드개처럼 반응했다.
모르드개의 소식을 들은 왕후 에스더는 내시 하닥을 모르드개에게 보내 일어난 모든 일의 정황을 알게 된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왕 앞에 나아가 자기 민족을 살려주기를 간절히 구하라고 전한다. 이미 한 달이나 왕에게 나아가지 못했던 에스더가 마음대로 왕에게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안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전한 말은 귀중한 교훈을 담고 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13~14)?”
모르드개의 믿음은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신다는 것이었고 또한 에스더를 왕비로 세우신 하나님의 의도에 대한 신뢰였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말에 순종하며, 수산에 사는 유다인이 사흘간 자기를 위해 금식해줄 것을 요청하고 자기도 금식 후에 왕에게 나아가겠다고 전한다. “죽으면 죽으리이다(16).”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가장 깊은 신앙 고백 중 하나다.
2.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묘하다.
숨어계시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건과 상황, 모든 인물의 배후에 계신다.
자기 백성의 구원을 위해서 급히 준비하시는 바쁜 하나님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을 다 준비해놓으셨다. 그리고 자기 백성이 믿음으로 다 이루어진 구원의 은혜를 얻는 것을 지켜보시고 도우신다. 모르드개는 그것을 어렴풋이 보았고, 숨어계신 하나님께서 구원을 위해 에스더를 왕후에 앉히셨다고 생각했다.
에스더가 그 역할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길을 이미 준비하셨고 그 방법으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것이다. 어떻든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이루신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느냐 지지 않느냐는 하나님 백성의 순종 여하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순종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 일을 이루신다.
순종하여 주님께 쓰임을 받을 것인가, 불순종하고 자기 이익만 구하고 살다가 멸망할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믿음은 순종이다. 순종 없는 믿음은 구원 얻는 믿음이 아니다. 나의 순종은 내가 하나님의 손에 은혜를 입고 복 받는 길이다.
3. 사족/ 바사 제국 왕에게 나아가는 것이 왕후일지라도 부름이 없이는 나아갈 수 없었고, 순전히 왕의 부름과 은총—홀을 내어 미는 행위—에 달렸다는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예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은혜가 무엇인지를 알려면 공의와 법, 엄위와 주권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죄를 다루고서야 은혜를 나눌 수 있다.
4. “하나님 아버지, 모르드개가 가졌던 믿음과 같이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시고 구원하신다는 것을 아는 믿음을 저희에게 주옵시고, 에스더와 같이 ‘죽으면 죽으리이다’하는 믿음의 각오로 살게 하여 주옵소서.
저희에게 주신 믿음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적인 순종을 통하여 그 참됨을 드러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