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소는 지각 중에 산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원소로서 약 28%를 차지한다.
자연계에서 단독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암석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되어 있다.
주로 규조토나 모래, 석영, 화강암 등의 형태로 산출되며, 이들의 주성분은 이산화규소(SiO2)이다.
이산화규소(실리카, silica)는 옛날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이미 고대 이집트시대부터 유리 제조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규소의 원소기호는 ‘Si’이고, 원자번호는 14이며, 원자량은 28.09이다.
1823년 스웨덴의 화학자 베르셀리우스(Jons Jakob Berzelius)가
최초로 규소를 단일물질로 분리해내었다.
규소(硅素)의 영어 이름 ‘실리콘(silicon)’은 라틴어로 부싯돌을 의미하는 ‘silicis’에서 유래되었으며,
부싯돌로는 이산화규소를 포함한 단단한 돌이 사용되었다.
규소는 예전에는 금속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금속원소를 의미하는 어미인 ‘-ium’을 붙여 ‘실리슘(silicium)’이라 불렸으나,
나중에 금속이 아닌 것이 밝혀져
1817년 스웨덴의 톰슨(Thomas Thomson)이 비금속원소를 뜻하는 어미 ‘-on’을 붙여서
‘silicon’이라는 이름을 제안하였다.
지금도 독일어나 프랑스어에서는 ‘silicium’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국제순수및응용화학연맹(IUPAC)’에서 정한 이름은 실리콘이다.
우리나라 대한화학회에서 정한 이름은 ‘규소’이며,
실리콘이란 명칭은 주로 전자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실리콘은 반도체로서 전자산업 분야의 첨단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1950년대에는 게르마늄이 주요 반도체 소재였으나,
여러 응용분야에서 부적당한 면이 발견되어 오늘날의 반도체 소재는 거의 모두 실리콘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로 대변되듯이 실리콘은 첨단기술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실리콘(silicon)’과 발음은 같으나, 의미가 다른 용어로 ‘실리콘(silicone)’이 있으며,
이는 실리콘과 산소로 이루어진 고분자화합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silicone’은 천연적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모두 인공적으로 합성된 것이며,
그 성상에 따라 크게 오일(oil), 고무(rubber), 수지(resin) 등으로 구분되고,
여러 산업분야에서 첨단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규소가 이처럼 다양한 화학합성품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것은 그 화학적 성질 때문이다.
원소 주기율표에서 규소는 탄소와 마찬가지로 제14족에 속하며, 탄소 바로 아래에 있다.
탄소와 같이 원자가전자(原子價電子, valence electron)가 네 개이어서
다양한 형태의 안정된 화합물을 구성할 수 있다.
규소가 이처럼 다양한 화합물을 구성할 수 있고, 지각에 두 번째로 많은 풍부한 원소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원소가 될 수 없었던 것은 그 원자량이 탄소보다 매우 크기 때문에
녹는점, 끓는점 등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예로서, 탄소의 대사물질인 이산화탄소는 상온에서 기체상태이기 때문에
생명체가 처리하기 쉬운 반면에 이산화규소는 단단한 고체상태이므로 대사가 어렵게 된다.
규소는 인체 내에 약 5g밖에 들어있지 않은 미량 원소이어서
예전에는 그 존재조차 알 수 없었으며,
결핍시의 증상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필수미네랄로 취급되지 않았었다.
영양소로서 규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2년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 슈바르츠(Klaus Schwarz) 등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이다.
그들은 규소가 결핍된 쥐의 체중 증가가 지연되는 것을 발견하고,
규소가 필수미네랄의 하나라고 주장하였다.
그 후 규소는 뼈를 비롯한 인체의 여러 조직에서 발견되었으며,
사람에게도 필수적인 원소임이 밝혀졌다.
규소는 식물이 토양에서 흡수하여 유기화합물로 변경함으로써
우리 몸에서 이용 가능한 형태가 되므로 동물성 식품보다는 주로 식물성식품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섬유질이 많은 도정하지 곡류, 채소류, 과일류, 해조류 등에 많다.
규소가 부족하면 손톱이 갈라지고, 피부가 탄력을 잃으며, 머리카락이 빠지기 쉬워진다고 한다.
고령자의 뼈가 굽어지는 것도 규소 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며,
요즘에는 규소와 동맥경화의 관련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는 혈관의 규소 함량은 정상 혈관에 비하여 매우 낮아
규소 결핍이 동맥경화의 원인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필수영양소로서의 규소에 대한 연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상태이며,
영양 소요량이나 섭취기준 등도 설정되어 있지 않고, 밝혀진 독성도 없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규소 화합물은 안정되고 탄탄한 구조를 이루며,
지금까지 알려진 규소의 기능은 주로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규소는 뼈를 비롯하여 힘줄, 혈관, 피부, 이(齒), 손톱 등
주로 강인함이 요구되는 조직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규소는 뼈를 단단하게 해주며, 콜라젠(collagen)의 결속을 도와 결합조직을 강화하고,
혈관이 파열되는 것을 막고 탄력성을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