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걸 어떡해 6
란초/ 곽승란
그래도 그리운 걸
오늘은 딸이 떠난지 203일 되는 날
매년 휴가 땐 막내가 있었는데
이번 여름엔 식구 하나가 빠졌다.
분위기가 침채되어
나부터 시작해 온 식구가
우울하게 보내고 있어서
아무래도 어미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힐링
그것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봐
여동생이 시어머니를 모시는 바람에
사시던 허육도 섬집이 비여있어
이번 휴가에 쓰기로 했다
어제 와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집에
갈매기 울음소리와 함께
아이들 웃음소리를 섞어 그런대로
시간을 때우고 회를 떠온 동생 남편 덕에
맛난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하루밤을 자고 날이 밝았다.
이틀 째 되는 오늘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시간에
손주와 작은 사위와 소라를 따러 다녀왔더니
아들이 물회와 골뱅이 국수를
점심으로 만들어 주어 맛있게 잘 먹었다
여동생 덕분에 작은 섬에 들어와
모든 시름 잊고 지나간 시간
하지만 저녁이 되어 동생은 집으로 가고
마당에 텐트와 모기장을 치고
고기를 구워 옛날 딸이 있을 때처럼
둘러 앉아 이야기하며 먹었다
바로 코앞 바다에선 갈매기가 끼룩끼룩
울어대고 파도소리가 살며시 들리는 곳에서
이렇게 가족이 모여 고기를 먹다보니
막내딸이 생각난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한건 아닐 것이다
사위는 더 생각날 것 같다
먼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사위를 보니
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앉으나 서나 어디를 가도
딸이 생각나는 건 아마 천륜이지 싶다
울고 싶어도 못울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내딸
언제까지 이렇게 가슴이 아플지.
2019 .8. 2
네가 떠난지 203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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