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책을 읽다가 잠시 쉰다. 나는 이런 쉼이 참 좋다. 생각의 시간 여행을 즐긴다. 자유롭게 흐름에 맡겨진 시간여행이다.
작은 서재 방 베란다에는 나의 반려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무럭무럭 자라주는 이 아이들이 내겐 살있음의 숨통이기도 하다.
식물은 오직 자연 섭리대로만 살아가는 듯 내겐 보인다. 나도 그러고 싶다. 스스로 그러함이 돋보이는 삶은 무위에서 나온다.
어제 귀한 친구들께서 만드신 작은 소담방에 나를 불러주셨다. 영광 이다.
모두들 글쓰기를 좋아하고 공부하기를 좋아 하는 친구들이시라 배움이 클 것이다.
나는 평생 어떤 곳에서도 내 이름을 쓰며 살았다. 필명을 쓰도록 되어있는 곳에도 나는 내 이름을 필명으로 했다. 고집스럽게 그랬다
감출 것도 자랑할 것도 없는 평범함이 나를 제한없이 열어 놓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어제 모임을 주도하는 친구가 이름 마구 부르기 민망하기도 하니 필명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잠시 생각하다가 無爲自然으로 했다.
요즘 내가 추구하려는 삶의 모습을 가장 잘 담고있는 도덕경의 최고의 구절이기도 하다.
의식되지 않음 속에서 人爲를 거둬 내면 무위의 세계에 이른다.
행함을 의식하거나 구속하지 않으면 행함과 행하지 않음의 경계가 사라 진다.
그 속에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깃들기도 한다.
나는 한학자가 아닐뿐만 아니라 중국 철학도도 아니다. 그저 내식으로 도덕경의 몇 몇 구절을 익히고 내재화할 뿐이다.
인간이 행함을 위한 치열한 삶이 중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로부터 잠시 벗어나 또 다른 방식에 의한 나의 삶을 바라보기 위해서도 無爲는 특별함을 지닌 또 다른 행함이기도 하다. 최소한 내겐 그렇다. 무위자연이 내게 다가와 내게 던지는 의미는 자유로움이고 지평의 확장이다. 즉 세계관의 확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