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上仝 위와 같음
邦家前道尙遙遙
국가의 앞길이 아직도 멀기만 하니
百廢誠難憂慮消
많은 폐단 실로 걱정 않을 수 없네.
梧鳳亦能飢不琢
봉황은 주려죽어도 조를 쪼지 않고
黔驢誰識死於驕
죽는 고집에도 나귀는 허세 부리네. 1)
興羅事業加波笛
신라 흥업 만파식적 피리가 더했고 2)
散楚經綸備玉簫
옥퉁소 준비로 초나라 군사 흩었네. 3)
某水某邱森在目
그 물과 그 언덕 눈 가득한 숲이니
遲遲鄕夢入春宵
느릿느릿 고향 꿈이 봄밤 접어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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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려(黔驢): 검(黔) 곧 귀주(貴州)의 당나귀. 거기 나귀를 첨 본 호랑이가 겁을 먹었다가 나중에 우는 소리와 뒷발길질도 신통치 않음을 알고는 물어 죽였다는 데서 능력의 보잘 것 없음을 비유하는 검려지기(黔驢之肯/技)라는 고사가 되었다.
2) 파적(波笛): 문무왕(文武王)이 죽어 변한 해룡(海龍)과 김유신이 죽어 변한 천신(天神)이 용을 시켜 보낸 피리를 불면 나라가 평안했다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전하는 전설의 만파식적(萬波息笛).
3) 옥소(玉簫):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 232-202 BC)가 해하(垓下)에 지쳐있을 때 한(漢)의 장량(張良/ 250-185 BC)이 자기편 군사에게 높은 데서 퉁소로 초나라의 곡조를 애절하게 불도록 하니 적군 초나라 군사들이 고향 그리워하는 마음에 젖어 사방 흩어져 항우가 패했다는 고사의 옥퉁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