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 上仝 위와 같음
容膝怡然足此庐
무릎 들이게 되어 기쁜 이 집 족하니
滿風滿雨愁應除
비바람이 가득해도 응당 시름이 없네.
愛新古落痕猶在
애신 옛 마을 흔적 여전히 남아 있고 1)
爾悵名芳俗尙餘
슬픈 이름의 풍속은 아직도 존속하네.
鋤鍤爭工春動畝
호미 삽으론 봄들에서 다투어 일하고
桔橰無事水盈渠
두레박틀은 가득한 수로를 쉽게 하네. 2)
滿都狂醉文盲子
도시엔 미친 듯 술 취한 문맹자 많아
何故無心讀五車
어찌 책 다섯 수레 독서엔 관심 없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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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신(愛新): 애신각라(愛新覺羅), 누르하치의 후손으로 이어진 청(淸)나라 황제의 성(姓)은 역사인식을 담은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에 금(金)나라와 우리 신라(新羅)로부터 온 후손이라고 한다.
2) 길고(桔橰): 두레박틀로 가로나무[橫木]에 줄을 걸어서 한쪽 줄 끝에는 두레박을 매달고 다른 한쪽 줄 끝에는 무게 균형을 위한 추를 달아서 그 중력을 이용해서 물을 쉽게 퍼 올리는 장치.
3) 독오거(讀五車): 수독오거서(須讀五車書)로 두보(杜甫/ 712-770)의 백학사모옥(白学士茅屋)의 시구(詩句), “부귀는 부지런하게 힘써야만 얻어지고 남자는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富贵必从勤苦得,男儿须读五车书)”는 데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