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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지원이의 영화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형제는 기운찼습니다.
형제는 담대했습니다.
형제는 용감했습니다.
그래서
형제는 더욱 빛났습니다.
1월 24일.
시원, 지원이네 영화제 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안 오죠?”
“시원아, 아직 다섯 시야~”
시원, 지원이는 다섯 시부터 손님들을 기다렸습니다.
도서관이 멋진 극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원, 지원이가 극장 이모저모를 살폈습니다.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극장 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뛰어 들어왔습니다.
한영이 누나, 오늘 산에서 돌아온 은우, 선우 형, 채린이, 석훈이 형, 채경이 누나, 정민이 누나, 관장님. 그리고 연우, 하율이, 상화 누나, 상현이까지.
초대한 손님들이 모두 왔습니다.
시원, 지원이 어깨가 들썩거렸습니다.
한영이 누나가 정성으로 빚은 주먹밥과
주채영 선생님 손맛 담긴 뜨끈한 어묵탕 싹싹 비워내고
시원 지원이가 가장 먼저 일어나 극장 문을 지켰습니다.
두 손 맞잡고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영화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영화 시작 전 시원이는 영화가 여러 번 바뀐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습니다.
통보하지 않고 두 손 모아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네! 좋아요~” 손님들이 흔쾌히 화답했습니다.
다락까지 손님들로 빼곡 들어찬 극장.
아이들과 엄마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았습니다.
잔뜩 신난 아이들이 웅성웅성 이야기하니,
“조용히 해주세요”
시원이가 주위를 정돈했습니다.
가장 앞자리에 앉은 시원이 지원이 그리고 손님들은
8천만 년 전 백악기 시대를 여행했습니다.
애꾸눈 티라노가 타르보사우르스 점박이를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모두가 애꾸눈을 손가락질할 때, 시원이는 빛나는 눈으로
“쟤가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
“영화로 보니까 너무 재밌다” 말했습니다.
극장 주인 시원이가 여행을 가장 즐겼습니다.
시원이 지원이 덕분에
동네 아이들, 이웃들이 손에 땀 쥐는 신나는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여러 상황들 있지만, 자신의 일로 삼고 그렇게 주인 된 시원이 지원이 극장에
더 큰 자유함과 보람, 기쁨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8천만 년을 거스른 여행에서 돌아오기 무섭게
마무리 인사를 맡은 지원이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기운찬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까지 잘 했습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담대하게, 씩씩하게, 기운차게.
두 형제가 그렇게 이루었습니다.
백악기 마지막 제왕 타르보사우르스 점박이의 용감무쌍함이
시원 지원이 가슴에 살아 숨 쉬는 듯했습니다.
형제는 용감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빛났습니다.
복지를 이루는 행위가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이게 도우면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빛나고 높아집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칭찬 감사 공이 돌아갑니다. 자존심 체면 품위가 살고 당당해집니다. 복지 요결, 50쪽
(빛나던 두 형제)
#두루 스미어 샘솟고 흐르게
고대하던 시원 지원이의 영화제 날.
시원, 지원이 그리고 주채영 선생님께서 극장 개막 준비에 한창입니다.
새로운 포스터, 도서관에 옮겨 놓을 티비, 주먹밥, 어묵탕….
이런저런 준비할 것들이 많습니다.
시원, 지원이 영화제에 둘레 사람과 마을 이웃들이 손길을 더합니다.
책 읽는 어린이 모임을 마친 한영이가 일찍 도서관에 왔습니다.
한영이는 맛있는 주먹밥 뚝딱 만들어 이웃들에게 전해줬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주먹밥 만들어도 돼요?”
영화 보기 전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울 주먹밥.
한영이의 손길을 더합니다.
권민정 선생님께서 왔다 갔다 하시며 영화제 준비에 있어
여러 대안들을 함께 강구해주셨습니다. 살펴주셨습니다.
권민정 선생님의 손길을 더합니다.
임혜연 선생님께서 영화제 준비를 거들어주셨습니다.
“내가 원래 도서관에 레드 카펫처럼 깔아보려 했는데…”
선생님의 미적 감각으로 도서관을 극장처럼 근사하게 꾸며주셨습니다.
임혜연 선생님의 손길을 더합니다.
시원, 지원이는 이모도 영화제에 꼭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시원이 지원이의 이모께서 오셨습니다.
영화를 띄울 스크린이 될 티비를 도서관으로 옮겨주셨습니다.
이모의 손길을 더합니다.
시원이 지원이가 좋아하는 사촌 형도 왔습니다.
사촌 형이 시원이 지원이와 함께 주먹밥 재료들을 배달했습니다.
사촌 형의 손길을 더합니다.
시원이, 지원이, 주채영 선생님의 땀방울에 이웃들의 손길을 더하니
금세 영화제 준비가 끝났습니다. 더욱 근사합니다.
지역사회에는 이웃 우물과 인정 시내가 있어 온갖 복지를 이루고 누립니다.
복지가 당사자와 둘레 사람 사이에, 지역사회 사람들 사이에, 그 인간관계와 일상생활 속에, 지역의 공간 시설 제도 제품 서비스 조직 문화 들 속에, 두루 스미어 샘솟고 흐르게 합니다. 복지 요결, 51쪽
(한영 누나의 손길을 더하고)
(임혜연 선생님 손길을 더하고)
(사촌 형의 손길을 더하고)
(여러 손길들이 모인 시원 지원이네 영화제)
(도서관의 변신!)
#구상이 현실로?
주채영 선생님,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극장을 들여다보시고는
“어머~ 영화제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연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마을 영화제를 머릿속에 그릴 때 이런 소망을 품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호수 닮은 아이들 사는 호숫가 마을 곳곳에서 영화제가 열리고, 곳곳에서 극장 주인들이 자신의 대문을 열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곳곳에서 이웃집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호숫가 마을의 전통으로 문화로 그냥 그렇게 기리기리 남으면 참 좋겠다 소망해봅니다. 박세경 기록, 마을 영화제 사업 구상’
구상이 현실이 된다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이제 시원 지원이의 인사말을 준비할 차례입니다.
여는 인사는 시원이가. 닫는 인사는 지원이가 맡았습니다.
주채영 선생님께서 어떻게 인사하면 좋을지 물으셨습니다.
혹시 해야 할 말 잊어버릴지 모르니 대본을 적어보는 게 어떨지 물으셨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할 수 있어요.”
시원이가 말했습니다.
영화제의 온전한 주인으로 우뚝 서있는 시원이를 보았습니다.
#기다림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시원이 지원이가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안 오죠?”
“시원아, 아직 다섯 시야~”
아직 다섯시 밖에 안됐는데 시원이 지원이 눈길이 자꾸만 문으로 쏠립니다.
윤기가 흐르는 주먹밥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탕 제일 먼저 후루룩 먹고,
하염없이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신발도 정리하고, 칠판에 영화 제목도 적고.
극장 앞도 지켰다가, 극장 안도 살펴보고.
기다림이 시원 지원이를 바쁘게 합니다.
(칠판에 영화제목 적었어요)
(손님들 신발도 정리했어요)
(극장 문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극장 주인)
#가득 찼습니다.
시간이 찼습니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닫혔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니
시원이 지원이 극장이 활기를 띱니다.
초대받은 손님들로 극장이 가득 찼습니다.
북적이는 극장.
시원이 지원이 웃음소리도 극장에 가득 찼습니다.
#시원이 인사말
아이들이 주채영 선생님께서 한 솥 넘치게 끓여 오신 어묵탕과
한영이 누나가 만든 한입에 쏙 들어가는 주먹밥을 싹싹 비웠습니다.
다들 몇 번이고 엄지 치켜세우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극장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극장 주인 시원 지원이가 문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바뀌었어요.
한반도의 공룡으로 영화가 바뀌었어요.
네. 처음부터 모여 봐주세요~“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시원이가 손님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구했습니다.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큰 소리로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크게 화답했습니다.
초대한 손님들을 성심성의로 대하는 시원이.
귀하게 대하는 시원이.
고맙습니다.
(두손 모아 정중히 인사하는 극장 주인)
#가장 즐겁게 누렸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점박이가 자신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웅성웅성 이야기했습니다.
제일 앞자리 지키고 있던 시원이가
“조용히 해주세요” 말했습니다.
가족의 막내로 태어나 홀로 제왕의 자리에 오른 점박이.
그리고 호시탐탐 제왕의 자리를 노리는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
애꾸눈이 점박이를 위협할 때마다 아이들은 두 주먹 불끈 쥐고 손가락질했습니다.
그러나 극장 주인 시원이만은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로
“쟤가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 말했습니다.
연신 애꾸눈 덕에 너무 재밌다고 했습니다.
영화에는 각지각색의 공룡들이 나왔습니다.
이름 모를 공룡들.
제가 보기엔 그 공룡이 그 공룡 같고. 저 공룡도 그 공룡 같은데.
시원이 지원이가 신난 목소리로 어려운 공룡 이름들을 술술 말했습니다.
“저건 악어인가?”
“네? 아니요. 저건 데이노스쿠스에요.
그때는 악어는 없었고 악어랑 엄청 닮은 애는 있었어요.“
“어? 티라노다!”
“쟤는 티라노가 아니라 타르보에요.”
“쟤는 테리지노사우르스인데 초식이에요.”
…
극장 주인 시원이 지원이가 가장 즐겁게 영화를 누렸습니다.
시원 지원이의 빛나던 눈동자. 잊을 수 없습니다.
(시원 지원이네 극장 풍경)
#극장 주인들은 자리를 지키고
시원이는 영화제 내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자리를 지킨 극장 주인들.
고맙습니다.
#친구니까
영화 속에서 브라키오사우루스와 작은 익룡이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같이 붙어 다니지?”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쟤네는 친구니까 서로 도와줘야지”
아이들이 입 모아 대답했습니다.
사람 사는 사회는 약자도 살 만해야 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사람 사는 사회는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복지 요결, 사회다움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사는 마땅함을 아는 아이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
#극장 주인 지원이
아이들의 몸과 맘을 사로잡은 점박이의 모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지원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재밌으셨나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제를 이루기까지 수고한 자신에게 공을 돌리지 않고
재밌게 봐주신 손님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잊지 않고 마지막 인사까지 지원이의 몫을 다했습니다.
겸손한 극장 주인.
지원이 씩씩한 목소리가 늠름히 빛났습니다.
(겸손한 극장 주인)
#마무리까지
시원 지원이는 도서관을 빌릴 때
다 사용하고 나서 깨끗이 청소하기로 관장님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니 시간이 꽤 늦었습니다.
극장 주인 시원이, 다람쥐 선생님께
“내일 열두시에 청소 하러 다시 올게요!” 말했습니다.
맡아서 해야 할 일, 맡겨진 일을 중요히 여기고
그렇게 행하는 시원이. 지원이.
고맙습니다.
#시원이 지원이는 아직 한낮
집에 돌아가는 길,
시원이 지원이가 말했습니다.
“아 빨리 집에서 더 놀고 싶다.”
영화제는 영화제이고. 노는 건 또 노는 거고.
그렇게 아이들은 바쁘게 뛰어갔습니다.
#사실은
영화제가 끝나고 주채영 선생님께서 연락 주셨습니다.
“힘드셨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 이야기 끝까지 들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늘 든든하고 좋았답니다.“
그런데 사실은.
시원아 지원아.
힘들었을 텐데 포기 않고 끝까지 극장 주인으로서 책임 다해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주채영 선생님,
여러 바쁜 일들과 우여곡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 이야기 끝까지 들어주시고
함께 뜻 모아주셔서 늘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점박이:한반도의 공룡
백악기 마지막 제왕 타르보사우르스 점박이의 거대한 모험 이야기.
여러 수난과 위협 속에서도 끝끝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가족을 지켜낸 점박이 이야기.
그리고
모험 같은 시원이 지원이네 영화제 이야기.
여러 난관들 있었지만 그럼에도 영화제의 온전한 주인 되어 끝끝내 영화제를 잘 이룬 이야기.
버젓해지고 돋보이고, 당당해지고 빛나는 이야기.
시원 지원이의 삶 그리고 호숫가 마을 사람살이가 담긴 이야기.
#뒷이야기
집에 돌아간 시원 지원이.
밤은 깊어 가는데,
아이들은 아직 한낮.
(시원 지원네 영화제는 현재 진행형)
시원이는 그동안 했던 영화제 중에 오늘이 최고였다며 뿌듯해했다고 합니다.
시원 지원. 정말 멋졌어요.
시원 지원이 덕분에 동네 아이들도 신났어요. 고맙습니다.
다음날, 잊지 않고 청소까지 쓱싹쓱싹.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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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들이 준비 진행하고, 어른들이 거들어 주신 마을 극장. 옹기종기 모여서 영화 보는 모습이 영화같습니다! 감사 인사와 뒷정리까지 잘 해준 극장장님과 추동 아이들 멋있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호숫가 마을과 아이들,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사랑 담뿍 담긴 후기를 써 주시다니요...ㅠㅠ
그때의 긴박함과 감동이 다시금 살아나네요...ㅎㅎ
박세경선생님의 응원과 지지로 무사히 영화제를 마칠 수 있었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도서관을 내어주신 관장님도 감사합니다.
내 일처럼 팔 걷어붙인 추동 이웃이 있어 든든했어요...거듭 감사해용~~
모두의 힘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하나 더 보태어졌네요^^
부럽습니다.
주채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시원 지원이. 용감한 형제 그리고 주채영선생님, 이중제 선생님
그리고 정 많은 호숫가 이웃들이 함께 해서요!!!
정 붙이고 살만한 마을. 이웃과 인정으로 여는 영화제.
정말 그래요.
아이들 사진 보며 추억해요.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