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에 좋은 음식, 한약재, 차
민간요법과 한방요법
내원하는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일수록 민간요법에 대해 부쩍 관심이 더 많으신 듯합니다. 한방요법과 민간요법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한방요법이나 민간요법은 경험에 의해 얻어진 지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전통 의학으로 꼽히는 한방요법은 오랜 시간의 검증으로 한의학적 지식과 안전성의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이와 달리 민간요법은 쉽게 접근하고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약효가 미미하거나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해 제도권 의학에 진입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최근 새롭게 양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생긴 민간요법도 많지만, 대부분 주위에 있는 자연물을 이용하므로 한의학적 지식을 통해 바라보면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민간요법은 예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치료법으로, 의사가 아닌 민간의 사람들이 행하던 요법입니다. 제대로 된 치료 시설이나 의약품이 갖춰지지 않던 시절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물을 이용하여 질병을 다스리고 건강을 지키는 데 널리 사용하던 치료 방법으로, 조상 대대로 내려온 것이죠. 최근 식품영양학의 발달과 의학적 지식이 결합된 새로운 음식 정보나 건강식품이 인터넷과 SNS 등의 매체를 타고 우리 생활 속에 넘치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처방 없이 접근 가능하므로 넓은 의미로 보면 민간요법의 범주에 속할 수 있습니다. 민간요법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요즘에도 여전히 심심찮게 회자되고 빈번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개는 가벼운 증상일 경우나 건강을 지키는 예방 차원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중에는 과학적으로 타당한 내용이 있는가 하면, 신앙에 의한 정신요법이나 주술에 의한 미신적 요법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면 치매와 관련한 민간요법과 한방요법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뇌 기능에 도움이 되는 음식
치매 예방에는 좋은 음식 섭취로 생기는 득보다는 부족하여 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좋은 것을 챙기는 것보다 바른 식생활이 훨씬 중요합니다. 좋은 음식도 과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예방에는 첫째, 뇌세포 구조의 기본 성분인 지방과 단백질, 그리고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충분한 섭취와 이들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적당한 섭취가 필요합니다. 둘째, 이런 영양분과 산소가 잘 공급되고 세포 활동으로 생긴 찌꺼기 배설이 잘 되게 하려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필요합니다. 셋째, 뇌손상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음식의 충분한 섭취가 필요합니다.
단백질은 세포의 뼈대와 각종 효소를 구성하며 기본 성분은 아미노산입니다. 이 중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고 매일 음식으로 보충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은 주로 동물성 단백질에 존재합니다.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나 생선 등을 매일 체중 1kg당 0.8g 정도, 즉 체중이 70kg이면 매끼 20g 정도씩 먹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은 글리세롤 한 분자에 지방산이 세 개 결합되어 있습니다. 세포벽, 세포내 구조물, 신경전달물질 등의 재료가 됩니다.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아 매일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을 필수 지방산이라 하지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든 들기름, 호두가 좋습니다. 또한 인지질의 일종인 포스파티딜 세린, 포스파티딜 콜린, 포스파티딜 에타놀 아민, 스핑고미엘린, 포스파티딜 이노시톨, 포스파틱산 등은 세포벽의 구성과 생리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포스파티딜 세린의 부족은 뇌세포의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포도당을 일정하게 공급하려면 적당한 식사량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식사 습관도 중요합니다. 또한 현미처럼 혈당 지수가 낮은 곡류나 채소, 나물을 충분하게 섞어 드시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혈관 건강은 소금을 줄이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이고, 혈당과 혈압이 높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콜레스테롤은 난황, 굴, 전복, 동물의 내장 등 육류를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체질적 요인이 강하므로 약을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중성지방은 과식이 첫 번째 적입니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과식을 하지 않더라도 폭식을 하거나 저녁 늦게 식사하고 바로 자는 등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요. 때로는 혈당 지수가 높은 밀가루 음식, 과일, 음료수 등을 많이 섭취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옵니다. 남는 에너지나 포도당에서 중성지방이 만들어져 고지혈증이 되고 비만을 만들고 당뇨나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됩니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의 과다 섭취는 당연히 혈관 건강의 적이지만 꼭 필요한 불포화지방산의 과다 섭취도 경계해야 합니다.
육류의 과다 섭취는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체내에 독성 질소화합물이 증가되어 뇌나 신경세포에 해가 됩니다. 또한 혈전이나 혈관 찌꺼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혈전 생성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은행잎 제재, 양파, 마늘, 파, 부추 등이 있습니다.
세포에 생긴 활성산소를 해독하는 항산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비타민E, 비타민C 등이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요, 최근 식물의 폴리페놀 성분이 항산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으로 항산화 지수가 높은 것은 팥, 블루베리, 강낭콩, 딸기, 사과, 체리, 자두, 감자, 검은콩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치매에 좋은 음식은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많거나 인지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 혈전 생성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 콜레스테롤 배설을 돕는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 그리고 항산화 성분이 많은 식품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뇌 기능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와 차
한의학에서는 뇌 순환의 장애가 되는 어혈과 습담을 치료하고, 뇌세포 손상을 보호하고자 열을 내리고, 뇌세포의 재활을 돕는 보신(補腎)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오색, 오미 등으로 식품의 색깔과 맛에 따른 효능의 차이를 강조해왔습니다. 푸른색은 간과 관계있고 신맛을 띄며, 붉은색은 심장과 관계있고 쓴맛을, 노란색은 비장과 관계있고 단맛을, 흰색은 폐와 관계있고 메운 맛을, 검은색은 신장과 관계있고 짠맛을 냅니다.
파이톤케미칼로 알려진 식물의 색소에는 여러 종류의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합니다. 푸른색은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미나리는 간염의 치료제로 민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금치, 브로콜리, 녹차 등이 있습니다.
붉은색 식품에는 라이코펜이 풍부하고 이는 항산화 작용이 강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의 열을 내린다고 합니다. 이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품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토마토, 딸기, 석류, 오미자 등이 있습니다. 노란색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식욕을 돋우고 면역기능 활성화와 피부를 윤택하게 합니다. 이는 비장 기능이 좋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당근, 감, 호박 등이 있습니다.
흰색은 안토크산틴이 풍부하고 도라지, 무, 양파, 파뿌리, 마늘 등으로 항염증 작용이 있어 감기에 만간요법으로 많이 이용되기도 하지요.
검은색과 보라색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여 주로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줄여줍니다. 검은 콩, 기장쌀, 가지 등이 있습니다. 최근 블랙 푸드가 조명 받는 이유와 연관 지어볼 수 있습니다.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던 한약재 중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는 마, 천마, 인삼, 황기, 계피, 당귀, 천궁, 백작약, 지황, 오디, 하수오, 구기자, 결명자, 오미자, 죽엽, 치자, 백과, 민들레, 굴, 석창포, 팥, 대두(콩)를 발효한 된장이나 청국장 등이 있습니다.
차 종류로는 녹차, 솔잎차, 죽엽차, 연꽃차, 국화차, 당귀차, 천궁차, 쌍화탕, 천마차, 초석잠차, 노루궁뎅이버섯차 등이 있습니다. 둥굴레, 감잎차, 생강차 역시 뇌신경 세포의 증식을 돕고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의 억제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가장 좋은 것은 쌍화탕입니다. 쌍화탕의 모든 약재는 항산화력이 띄어나고 그중 계피는 독보적입니다. 또한 당귀, 천궁은 혈액순환을 돕고 황기는 뇌세포를 보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평소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지 단기간의 노력으로 치료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