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과 아이들의 만남, 마을과 마을의 만남
슬기샘 어르신 동아리 <여우구슬>과 함께하는 바른샘 아이들의 짚공예
송죽동에 위치한 슬기샘 어린이도서관 ‘어르신들’과 매탄동에 위치한 바른샘 어린이도서관 ‘아이들’이 바른샘 도서관에서 세대와 세대의 만남을 통해 문화를 전수하는 귀한 행사가 있었다. 지난 7월 5일 「뒹굴 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발」 전시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책을 통해 짚으로 뚝딱! 책의 주인공 총각처럼 짚으로 새끼를 꼬아보는 신선한 활동이었다.
“딴딴하게 해야 한다. 느슨하게 하면 안 된다.” 짚이라는 것을 처음 보고 만지는 아이들이 짚으로 만들기를 시도하는데 스르르 풀려버리니 발로 잡고 손으로 돌리며 짝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지도를 받았다. 슬기샘 어린이 도서관에서 활동하시는 최인호(71 정자동)할아버지는 “옛날 전통을 모르니까 아쉽다. 우리 전통 문화가 우리세대에서 끝나거나 사라지지 않고 아이들에게 이어졌으면 한다.”며 짚을 잡아주고 요령을 알려주니 곧잘 새끼를 꼬는 짝궁 아이를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신다.
어르신들 동아리 여우구슬은 슬기샘에서 토요일 2시 ‘옛날 옛적에 이야기 듣는 날’이라는 프로그램을 봉사하고 계신다. 동화구연이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듣는 시간으로 부모들은 직장가고 학원을 오고가는 아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삶과 지혜를 나누는 사랑의 시간이다. 여우구슬 윤명희 회장은 “금요일 1시 30분 모여서 정기연습을 한다. 최진봉선생님(건국대 문헌정보 겸임교수)의 재능기부 문화강의를 통해 매주 토요일 이야기를 들려주고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그림연극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들이 자주 어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나야 공경도 배우며 세대와 세대가 이어진다.”며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전하셨다.
옛날에는 흔했지만 오늘날에는 귀하고 접하기 힘든 옛 것들을 통해 오늘날 살아가는 아이들이 풍요로움을 맛보는 활동이 되었으리라 기대한다. 최승우(중앙기독초3)어머니는 “현대 도시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짚을 실제로 만져보고 짚으로 무엇인가 만든다는 것 자체가 희귀한 체험인데 슬기샘도서관에서 봉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봉사모임에서 기회를 주셔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만들고 삶의 지혜와 이야기를 듣는 귀한 시간이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며 도서관에서 책모임이나 활동을 확장해서 사라지는 귀한 우리 풍속을 알려주는 것 자체가 신선하기에 우리 전통이나 풍습이 책으로만 전해질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또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종선 주민기자
사진설명 : 바른샘 아이들과 슬기샘 짝궁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만든 집구렁이를 들고 웃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