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1. 04. 세 번째 그림 모임 (고학년)
*아이들에게 배신자가 돼 수많은 질책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털어놓는 이야기입니다. 비밀로 해주세요.
오늘은 세 번째 그림 모임이다.
도서관에 저학년 수업을 하러 오신 최효선 선생님과 짧은 인사를 하고 해피타임으로 왔다.
해피타임 컨테이너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너희들 여기서 뭐 하니?”
아저씨 두 명이 들어오셨다.
“아이고 아이들이 있으니까 여기서 먹으면 안 되겠네. “ 하고 나가셨다.
조금 있다 아저씨 한 분이 다시 들어오셨다.
“너희들 먹고 싶은 거 없어? 다 골라봐. “
”너희들은 아저씨가 누군지 모르지?”
“아니요. 알아요.”
“저기 위에 해들이 언니 아빠.”
“아니 어떻게 아니?”
“그냥 아니까 알죠.”
서로가 멋쩍게 말했다.
(그냥 홍시 맛이나 홍시라 한 장금이 같았다.)
해들이 언니 아빠인 김동찬 선생님께서 허허 웃으시며 아이들에게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오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신났다.
비밀스러운 파티가 시작됐다.
평소 먹지 못하던 라면을 고른다.
불닭을 먹는다.
매워한다.
라면 대신 빠삐코를 고른 예랑이에게 한 입만 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들.
물이 필요한데 도서관에 있는 오빠에게 들키면 안 된다고 하윤이에게 물병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하는 규랑이.
기꺼이 가져와주는 하윤이.
양파링에 불닭을 싸 먹는 선빈이.
옷에 짜파게티범벅 소스를 살짝 묻혀 걱정하는 은우. 이내 초콜릿 자국이라고 말하면 되겠다며 안도하는 은우.
은밀하면서 즐겁게 라면을 먹는 규리 윤별 서로.
한바탕의 라면 파티였다.
서로 비밀이라고 강조 강조하며 도서관을 돌아갔다.
…
언젠가 이 글을 보게 될
그림 모임 고학년 친구들에게
비밀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러나 그림 모임을 하다 벌어진 이 정겨운 파티에 관해 아니 적을 수 없었던 선생님의 사정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사진을 무척 찍고 싶었지만 꾹 참은 마음을 알아줘야 해.
첫댓글 ㅋㅋㅋ♡
오호라 그랬단 말이지..
비밀~~!! 쉿~~^^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