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어린이도서연구회에 입문하여 매년 5월이면 권정생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동화읽는어른 회보를 통해서도 권정생 선생님을 기리고 추억하는 글들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우리 지회에서도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5월에는 한번 더 챙겨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취지와 잘 맞는 글을 쓰고 삶을 사셨기 때문일까 유독 어도연과 인연이 깊은 작가님이 권정생 작가님이 아니신가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강냉이>와 <강아지와염소새끼>로 권정생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세상의 버림받은 것들에 따스한 사랑을 전했던 선생님의 뜻을 기리고 그 아름다운 삶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강숙 선배님의 목소리로 <강냉이>를 듣습니다.
흔한 강냉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힘든 내용인지 몰랐습니다.
'시그림책'을 우리는 종종 만나지만 시와 그림이 만나서 애시당초 그림책인양 독자들을 그림에 몰입하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권정생님의 언어에 그림을 입히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셨을텐데 김환영 작가님의 그림만을 놓고 보아도 권정생 작가님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이 크면 좋겠다 싶었는데, 컸으면 더 슬펐겠다."
강숙 선배님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듯 합니다.
놓고 온 것에 대한 아쉬움과 소중함이 이해가 되는 어린시절의 소중했던 보물들을 각자 꺼내어 봅니다.
뽀글뽀글한 호박줄기를 따서 라면이라 빠꿈살이를 하고,
빨간 벽돌을 갈아서 고춧가루 양념을 만들고...
그런 동심을 아직 간직하고 있기에 두고 온 강냉이를 잊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이 더 애잔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는 회원님.
경험에서 나오는 연상과 공감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강냉이'라는 것 하나로 전쟁을 표현한 게 대단하다고 말하는 회원님의 말에
"현실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가지고 가는 이가 문학을 만든다. 일상에서 찾아내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재주인 것 같다.그것이 비범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고 강숙 선배님이 멋지게 정리를 해주십니다.
김환영 작가님은 왜 앞 뒤 면지에 은하수를 담아놓으셨을까.
강렬한 터치와 압도적인 그림으로 가득 찬 그림들을 넘겨 보고 나서 면지를 보니 잔잔한 은하수의 세계가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해마다 민들레 꽃을 볼 때마다 '강아지똥'이 생각나게 하는 것이 권정생 선생님의 힘이다.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으신 분이 권정생 선생님이다."
"내 시선이 달라지는 힘을 느낀다."
"필터링 없는 작가님의 글이라 오래 볼수록 질리지가 않는 것 같다."
오늘 나눈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강숙'선배님의 이야기들로 채워졌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을 배우고 느끼는 데 길잡이가 되어주신 강숙 선배님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꽃피워주신 양영희 선배님과 배은영선배님과 살짝 안부 전해주고 가신 이희정 선배님과 함께 오늘도 너무나 값진 날들이었습니다.
5월에도 권정생 선생님과의 만남은 이어집니다.
다음주가 너무 기대되는 오늘이었습니다.